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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노트 26. 지혜롭게 개선하는 삶

“고치고 싶은 마음, 지혜롭게 고쳐가는 삶”

by 사무엘


마음노토. 24.25에서 목욕탕 입욕 에티켓, 카페내 큰 목소리 사례를 다시 조명해 보았다.

나의 정체성.성격을 한번 더 들여다 본다.


나는 늘 무언가를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다.

눈에 거슬리는 사소한 행동,

사람들 사이의 비뚤어진 관행,

일상 속의 무례함이나 느슨한 품격.

조직 구조나 시스템이 잘못된 경우.


작든 크든

잘못된 것을 발견하면 그냥 넘기지 못했다.


회사에서든,

가정에서든,

길거리에서든.


나는 그런 부분을 조용히 감지했고

나도 모르게

“왜 그럴까?” “어떻게 고쳐야 할까?”

고민해 보았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꼭 그런 것까지 신경 써야 해요?”

“그냥 넘어가면 편한 걸, 왜 힘들게 사세요?”

“좋은 게 좋은 거죠.”


하지만 나는 알았다.

그렇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넘겨온 것들이

얼마나 많은 잘못된 구조를 ‘습관’으로 만들었는지를.


그리고 나는

그 구조를 바꾸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크게 고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내 눈앞의 것만큼은 정직하고 바르게 흐르길 바랐다.


그러나 세상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내가 옳다고 믿는 방향이

항상 현실과 맞닿는 건 아니다.


조직의 크기가 커질수록

한 사람의 목소리는 작아지고,

나의 철학은

‘불편한 태도’로 간주되기도 했다.


“왜 굳이 그걸 이야기하느냐”,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지 않느냐”,

“이건 그냥 예전부터 해오던 방식이다.”


그때마다 나는

내가 ‘틀린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을 느꼈고,

나의 정의감이 벽에 부딪히는 순간을 경험했다.


그래도 나는

그 성향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건 단지 내 ‘성격’이 아니라,

내 삶의 방식이자 신념이기 때문이다.


나는 믿는다.

삶이란,

발견한 모순을 조금씩 바로잡아가는 과정이다.


물론 모든 것을 고칠 순 없다.

세상의 모든 부조리를 내가 해결할 수도 없다.

그러나

‘나의 삶 안에서 마주한 왜곡’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겠다는 태도는

내가 누구인지 증명하는 가장 분명한 흔적이기도 하다.


이제 나는 5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조직을 떠나

조금은 더 멀리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 위치에서 내가 느끼는 건,

“바꾸고 싶은 마음은 계속 유지하되,

이제는 그것을 ‘지혜롭게’ 바꾸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


열정만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말의 타이밍,

상대의 수용성,

상황의 복합성까지도 고려하며

조용히, 그러나 깊이 영향력 있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


그것이 인생 3막에서 내가 배워야 할 새로운 언어 같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은

크게 외치는 사람이 아니라,

조용히 궤도를 바로잡는 사람이다.”


이제 나는

내가 꿰뚫어본 잘못을

바르게 꿰매는 실처럼 살고 싶다.


작고 단단한 태도로,

길고 느린 시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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