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고 있다"는 말 한마디를 위해 애쓰는 우리
“사람은 결국 사랑받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살아간다.
그러나 그 욕망은 때때로 사람을 부수기도 한다.”
— 에리히 프롬 (Erich Fromm, 『사랑의 기술』, 독일 출신 사회심리학자)
내 안에 숨어 있는 감정 중 하나는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어릴 적 부모에게,
사회 초년에는 상사에게,
임원이 된 후에는 ‘내 위의 위 사람들’에게.
말은 안 해도 속으로 늘 이렇게 외쳤다.
“저 사람들, 나를 좀 알아봐줬으면 좋겠다.”
그러나,
퇴직 이후 40일이 지난 지금,
가장 내 마음에 오래 남아 있는 감정은
‘섭섭함’이다.
왜 그토록 열심히 했고, 결과도 냈는데
마지막엔 한 마디 인정 없이 퇴장해야 했던가.
그리고 깨닫는다.
내가 그렇게 애타게 원했던 건
성과가 아니라 ‘인정’ 그 자체였음을.
에리히 프롬의 말처럼,
“사람은 결국 사랑받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살아간다.”
그 말은 참이고,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위해 밤늦게까지 일하고,
모두가 떠난 뒤에도 보고서를 고치고,
누군가의 한 마디 “수고했어”를 기다린다.
문제는,
그 인정이 오지 않았을 때다.
그때 우리는 상처입는다.
그리고 더 많이, 더 세게 자신을 몰아붙인다.
왜냐하면 결국은 “인정받기 위한 증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순간,
인정은 동기가 아니라 의무가 되고,
불씨가 아니라 번아웃의 씨앗이 된다.
나는 지금 내 감정을 정리하며,
이 ‘인정의 욕망’이 얼마나 강력한 동력인 동시에
얼마나 위험한 감정인지 새삼 깨닫고 있다.
그러니 이제는,
남들로부터의 인정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보내는 수고의 박수가 먼저여야 한다.
누군가의 박수가 없더라도
내가 내 등을 두드려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짜 성숙한 자기 동기부여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