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논문에 자신이 없는 나, 결의 다짐.
아직도 흔들리는 마음을 못잡고, 급기야 또 한번 존경하는 교수님께 면담 요청을 했습니다.
오늘은 나를 평소 조용히 응원해주시던 대학교수 박사님과
커피 한 잔, 그리고 식사 한 끼를 함께한 날이었다.
평범한 하루처럼 시작된 만남이었지만,
돌아오는 길에 마음속엔 꽤나 깊은 여운이 남았다.
교수님은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꺼내셨다.
50대 중반 퇴직 후, 어설픈 투자로 쪽박을 찼던 경험.
회사 밖으로 나오는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체감해야 했던 현실.
찬밥 신세와 고독한 하루들.
조용한 말투 속에 그 시절의 생생한 온도와 감정이 배어 있었다.
“박 상무는 그나마 다행이야.
현역 때 석사도 하고, 박사 코스웍도 마쳤잖아.
그 열정이 지금 자네를 여기까지 데려온 거지.”
그 한마디가 내 가슴에 울렸다.
내가 지금까지 해온 길을,
내가 잊고 있었던 ‘열정의 기록’으로 다시 바라보게 해주었다.
교수님은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말씀하셨다.
“지금 남은 건 단 하나야.
논문.
그 논문을 투고하고,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것.
그게 자네 인생 3막을 도약하게 할 디딤돌이 될 걸세.”
사실 요즘 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이런저런 조언을 듣고 있다.
하지만 만날수록 더욱 뚜렷해지는 한 가지는,
내가 남다르게 할 수 있는 일,
내가 진심으로 몰입할 수 있는 과제가 바로 '논문'이라는 사실.
그건 누군가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이제까지 걸어온 나의 모든 길을 하나의 언어로 정리해
다시 세상과 나누는 자기 선언과도 같다.
오늘 교수님과의 식사는
결심 없는 망설임을 걷어내고,
확신에 닿는 다리를 놓아준 시간이었다.
“자네에게 주어진 1년,
그건 휴식이 아니라 도약을 위한 자문 기간일세.
그 시간을 논문에 집중하고, 박사학위로 마무리하게.
그게 자네를 다시 무대 위로 올릴 힘이 되어줄 거야.”
돌아오는 길, 마음 한 켠이 조용히 울렸다.
그건 부담이 아니라 책임,
무게가 아니라 방향,
두려움이 아니라 기회의 감정이었다.
오늘, 나는 다시 결심했다.
내 인생 3막의 첫 문장은,
‘논문’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