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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효진 Sep 17. 2016

서울을 매료시킨 벽안의 공답 요정

영화 ‘스타트렉 : 비욘드’ 크리스 파인

배우 크리스 파인 하면 매력적인 눈동자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스타트렉’ 리부트 트릴로지를 함께 했던 재커리 퀸토가 ‘깊은 수영장 혹은 봄베이 사파이어의 색’이라는 표현으로 많은 공감을 얻었을 정도니 말 다 했죠. 크리스 파인은 그 눈동자로 바람둥이 요원부터 디즈니 왕자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전 세계의 여심을 사로잡아 왔습니다.


재커리 퀸토와 마찬가지로, 그의 출세작은 ‘스타트렉’ 리부트 시리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극 중에서 그가 맡은 제임스 커크 선장은 당당함이 넘치는 이면에 자신이 태어나던 날 죽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깔려 있는 입체적 캐릭터입니다. 크리스 파인은 지난 2009년부터 올해까지 이 거대한 스페이스 오페라의 주축을 담당했죠.


크리스 파인은 ‘스타트렉 : 비욘드’ 개봉에 맞춰 재커리 퀸토, 사이먼 페그, 그리고 제임스 린 감독과 함께 내한했습니다. 스스로도 자랑스러워한다는 큰 두상(?) 덕에 멀리서도 그의 멋진 외모를 잘 볼 수 있었죠.


그는 7년 전 ‘스타트렉 : 더 비기닝’ 개봉 때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하는데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이런 환대를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라며 공항에서부터 시작된 한국 팬들의 열띤 환대에 고마움을 드러냈습니다.


‘스타트렉 : 비욘드’가 이전과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캐릭터를 들어가며 설명했는데요. “3편에서는 좀 다른 양상으로 인물들의 이야기를 전개시키는데요. 스팍 같은 경우에는 본즈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두 사람이 감동적 시퀀스들을 만들어 나가죠”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새로 호흡을 맞추게 된 제임스 린 감독을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감독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라며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 도착한 후 자유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도 무척 궁금해졌는데요. 크리스 파인은 거의 보고서 수준의 답변을 내놔 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신발을 샀습니다. 선글라스를 샀고요. 훌륭한 점심을 먹었고, 또 정말 커피를 좋아하는데 환상적인 커피를 마셨어요. ‘인디XXX 커피’란 곳에 갔습니다. 꼭 가 보시길 바랍니다.” 이쯤 되면 ‘공답(공개 답변)’ 요정이라 불러도 모자람이 없겠네요.


크리스 파인의 공답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후 호텔로 돌아왔고요. 사우나를 했습니다. 굉장히 즐거운 시간이었기 때문에 오늘 저녁도 기대되네요. 어제 맛있는 식당에 갔는데 이름은 기억이 안 나네요. ‘스X X지’라는 쿨한 바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요. 서울에서 더 시간을 보내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가 떠올리지 못했던 식당 이름은 재커리 퀸토가 대신 답변해 줬습니다.


이날 트로피컬 무늬의 타이트한 셔츠를 입은 크리스 파인에게는 의상 포인트를 꼽아 달라는 질문도 이어졌는데요. 그는 “이 셔츠가 굉장히 작습니다. 팬시한데 옷이 딱 맞지 않아서 손 봐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답해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잠깐의 기자회견에도 굉장히 유쾌한 모습을 보여 준 크리스 파인이었는데요. 동료 사이먼 페그는 그를 굉장히 재밌는 사람이라고 증언했습니다. 크리스 파인은 “상황이 워낙 진지했습니다. 진지하게만 연기해서 죄송하고 실망하지 않으셨길 바랍니다”라고 거들었죠. 그러면서 저스틴 린 감독에게 캡틴 커크를 조금만 재밌게 만들어 달라고, 어떻게 해서라도 유머를 찾아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덧붙여 웃음을 줬죠. 이 다음에도 크리스 파인의 커크 선장을 만날 수 있다면, 그의 유머 감각이 영화 속에 완벽히 녹아들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혹시라도 내한까지 한다면, 더 풍성해질 공답도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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