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전문 배우, 슈퍼 히어로가 되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베네딕트 컴버배치
셜록 홈즈, 앨런 튜링, 줄리안 어샌지까지…. 영국 출신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천재들을 연기해 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그를 일약 스타덤에 올린 것은 BBC 드라마 ‘셜록’이었죠.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독특한 현대적 재해석이 가미된 이 드라마에 전 세계는 열광했습니다. 유럽 출신 배우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할리우드에서도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이름은 똑똑히 각인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수많은 팬들을 거느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 ‘닥터 스트레인지’의 주인공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도 천재 역을 맡긴 했지만, 종전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마법을 통해 차원을 넘나드는 슈퍼 히어로로 변신했으니까요. 물론 우려도 있었습니다. 원작 팬들 사이에서는 코믹스 속 닥터 스트레인지와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이미지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죠.
그러나 ‘스타트렉 : 다크니스’를 통해 원작 최고의 매력적 악역이었던 칸으로 분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던 베네딕트 컴버배치였기에 이번 작품에도 기대가 쏠립니다. 어쨌든 열어 봐야 잘 맞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스콧 데릭슨 감독이 ‘닥터 스트레인지’가 “마블 역사상 가장 유니크한 영화가 될 것”이라고 자신할 정도니 개봉이 기다려지는 것도 무리는 아닐 듯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는 25일 세계 최초로 전야개봉되지만, 아쉽게도 출연진과 제작진의 내한은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화상 라이브 컨퍼런스를 통해 한국 취재진과 만났습니다. 그는 “여러분이 홍콩에 계셨다면 참 좋았을 것”이라며 한국에 오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언급했듯 우리나라에는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열성팬들이 매우 많은데요. 그는 “환상적입니다.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라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한 번도 해 본 적 없던 슈퍼 히어로 역을 맡게 된 것에 대해서는 “처음 상징적 주인공을 요청 받았을 때 정말 판타스틱했습니다. 당시 연극을 하고 있어서 스케줄이 맞지 않았지만, 마블 측이 배려해 줘서 촬영에 임할 수 있었죠”라고 캐스팅 비화를 전했습니다.
그렇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합류하게 된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어벤져스’ 시리즈에서도 비중 있는 역할을 맡게 되는데요. 이에 ‘어벤져스’에서 가장 관심 있는 캐릭터를 묻자 당황한 듯 “제가 한 번 생각을 해 보겠습니다. 토르와 스파이더맨... 헐크도 나오고... 다 만나 볼 수 있다는 것이 기대됩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줬습니다.
그는 유럽에서 자라던 어릴 적 마블과 디씨의 만화들을 전부 읽고 좋아했다는데요. 특히 팀 버튼이 연출한 ‘배트맨’을 보고는 세상이 완전히 바뀌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항상 꿈꿔왔던 세계 속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 기분은 어떨까요. 황홀해 하는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심정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더군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그가 질문을 받다가 벌어진 일이었는데요. 질문을 하던 취재진의 뒤로 조는 듯한 여성분이 잡힌 모양입니다. 이에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뒤에 있는 분만 보이네요”라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러더니 마이크를 잡고 헛기침을 하기도 했죠. 이어 “바로 뒤에 있는 여자분이 곤히 잠든 것 같은데 깨워주세요”라고 덧붙여 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범람하는 슈퍼 히어로물에 관객들이 질려할 수도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미디어 인베이전 시대에는 새로운 것을 보고 진화하게 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장르가 개발되죠. 새로운 공간을 만든 것이 우리 영화라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라고 말했는데요.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도 조금이나마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말한 새로운 공간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마블의 새로운 시도는 오는 25일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