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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효진 Oct 28. 2016

공블리는 공블리다

영화 ‘미씽 : 사라진 여자’ 공효진

대한민국에서 여자 감독과 가장 많이 작업한 배우는 누구일까요? 또, 가장 다채로운 ‘워맨스’를 보여 준 배우는요? 이 질문들의 답은 공효진으로 귀결됩니다. 그렇다고 남자 배우들과의 케미가 약하냐고요? 공효진의 로맨틱 코미디가 통하지 않은 적은 없습니다. 때문에 ‘로코 장인’, ‘공블리’라는 애칭도 보유하고 있죠. 개성 있는 외모만큼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는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현재 SBS ‘질투의 화신’에서 두 남자에게 양다리를 걸치는 파격적인 캐릭터를 설득력있게 그려내고 있는 공효진이 영화 ‘미씽 : 사라진 여자’(이하 미씽)를 선보입니다. 중국인 보모 역은 그의 연기 인생에서 또 한 번의 파격이 될 듯합니다.



공효진은 27일 열린 ‘미씽’의 제작보고회에서 특유의 패셔니스타 면모를 뽐내며 등장했는데요. 사회를 맡은 박경림이 “보모 역할인데 굉장히 섹시한 모습이시다”라고 너스레를 떨자 “그렇지 않아도 어떻게 입어야 하나 고민했어요. 미스터리하게 보이기 위해 어둡게 메이크업도 했습니다”라며 웃었습니다.


극 중 워낙 베일에 가려진 인물로 등장하는 탓에, 그는 캐릭터 설명에도 곤란을 겪었습니다. 자칫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이에 공효진은 “말하는 모든 것이 거짓말이에요. 말 못할 사정이 많은 여자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이 영화를 택한 이유에 대해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제가 교통사고가 난 후여서 뛰거나 큰 동작 연기를 하기가 부담됐어요. 그런데 시나리오를 덮고 나서 씁쓸한 여운이 오래 지속됐죠. 관객들이 제 연기를 본 후 ‘왜 이렇게 마음이 안 좋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영화 속 공효진의 비중이 많지는 않은데요. 그래도 욕심나고 고민되는 이야기였다네요.



언급했듯 ‘미씽’에서 공효진은 중국인 보모로 변신했습니다. 현실감을 살리기 위한 외모적 고민도 컸을 법한데요. 예쁘게 보이고 싶은 욕망과 극에 어우러져야 한다는 부담이 상충했겠지요. 공효진은 “한국 사람으로 활동했는데 ‘제가 중국인입니다’ 하면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점도 30개 정도 찍고, 더운데도 긴 가발을 붙였어요. 자연스러우면서도 척박하게 살아온 느낌을 주기 위해서요”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솔직한 고백도 했는데요. 바로 속눈썹 연장 시술을 받았다는 것이었죠. 그늘지고 어두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했다면서 “사실 좀 더 또렷해 보이지 않을까 하는 이유도 있었어요”라고 덧붙이기도 했죠. 사랑스러운 솔직함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시술받은 속눈썹이 자꾸 빠져서 고생했다네요.

공효진과 ‘미씽’에서 호흡을 맞춘 엄지원 역시 “효진이가 정말 좋은 배우라고 생각했죠. 외모를 포기한 것이 멋있었어요. 한국만 그런 건 아니지만, 여자 영화가 많이 없는 현실에서 책임감 가지고 ‘미씽’을 잘 만들면 좋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이유였죠”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듯 공효진의 별명은 ‘공블리’입니다. ‘미씽’에서의 모습 때문에 이 같은 이미지에 타격을 입지 않을까 걱정도 됐죠. 공효진은 “‘공블리’… 이제 내려 놔도 되지 않을까요?”라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수식어이고, 책임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 이미지에 손상이 간다면 그만큼 역을 잘 소화했다는 뜻이기 때문에 영광일 듯하다네요.


‘질투의 화신’에서 함께 연기를 하고 있는 조정석과 극장가에서 정면대결을 하게 된다는 점도 언급됐는데요. 이에 “정석씨 영화가 재밌다고 얘기 많이 들었어요. 잠을 거의 못 자지만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더라고요. 경수씨도 연기를 잘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두 조합이 어마어마할 것 같아요”라고 말한 그는 “영화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어지지 않을까요? 일교차가 많이 크니, ‘형’은 낮에 보시고 ‘미씽’은 저녁에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센스있는 답변을 내놔 모두를 웃겼습니다. 개봉까지는 아직 한 달이나 남았지만, 공효진의 변신도 조정석과의 대결도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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