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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효진 Nov 16. 2016

뜻밖의 분위기 메이커

영화 ‘마스터’ 강동원

은근히 열일하는 배우 강동원이 연말 두 편의 영화로 관객들을 만납니다. 신인 신은수와 함께 한 판타지 멜로 ‘가려진 시간’과 첫 형사 역할 도전작인 ‘마스터’를 통해서인데요. 특히 ‘마스터’에서는 최고의 명배우 이병헌, 한류스타 김우빈과 호흡을 맞추게 되며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죠.


공식석상에 등장할 때마다 화려한 패션 센스로 모두를 놀라게 했던 강동원은 14일 열린 ‘마스터’ 제작보고회에서도 여전한 모습이었습니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비율은 둘째치고라도, 도트무늬 셔츠와 골드 부츠는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죠. 늘 그랬듯 긴 다리를 꼰 채 의자에 우아하게 앉아 있는 자태가 멋졌습니다.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다채로운 연기 변신을 했던 강동원이지만, 신비로운 이미지 때문에 까칠하다거나 말수가 적을 것 같다는 인상이 지배적이었던 것도 사실이죠. 그러나 이날의 분위기 메이커는 단연 강동원이었습니다. 사투리 섞인 담백한 말투로 조곤조곤 촬영 현장에서 발생한 해프닝들을 폭로(?)하는데, 절로 빠져들더군요.


언급했듯 생애 첫 형사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강동원은 “한국 형사물을 다 보지는 못했지만 제가 맡은 ‘마스터’의 김재명은 굉장히 바른 캐릭터예요”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평소 강동원과 아~주 다르진 않은 것 같아요”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죠. 스스로에게도 다방면에서 자극을 준 인물이었다네요.



강동원은 이 영화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봐도 좋은데요. 액션 장면 역시 많이 촬영했다고 합니다. 액션 콘셉트는 복싱이었다는데요, 이왕 할 거라면 제대로 하자는 생각에 훈련을 꽤 오래도록 했었다며 역할에 대한 책임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위험한 순간도 찾아왔습니다. 담담한 말투로 증언했지만 상당히 심각했던 듯했는데요. 그는 자동차 카체이싱 장면을 찍던 도중 목에 큰 유리가 박히고 얼굴에 전체적으로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다행히 제일 큰 파편은 머리를 스쳐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강동원은 이 순간을 떠올리면서 “자동차 액션이어서 다들 제가 다친 것을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 피가 좀 많이 나기에 촬영을 접나 싶었는데 감독님만 모니터로 제 상태를 확인하고 다가오셨죠. 제가 얼굴을 드는 순간 감독님의 얼굴이란… 절망에 가까운 표정으로 ‘다 철수해!’라고 소리치시더라고요”라며 웃었습니다. 이어 “스태프 분들이 정말 프로페셔널한 게, 의상팀은 뛰어와서는 옷에 피가 묻어 있으니까 ‘옷 벗으세요!’라고 하고, 분장팀은 눈치 보다가 ‘거울 보여드릴까요?’라고 묻더라고요”라고 덧붙여 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이에 현장에 함께 있던 이병헌은 “지금 이렇게 얘기하지만 정말 위험했어요. 강동원씨가 만능 스포츠맨이고 상남자인 건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자기 손으로 목에 박힌 유리를 빼는 걸 보고… 이 예쁜 얼굴에 유리가 잔뜩 박혀서 피가 흐르는데… 바로 병원에 갔는데 걱정을 하기에 얼굴 때문인 줄 알았더니 ‘며칠 동안 술을 마시지 말랬는데 어떡하지’라고 하더라고요”라고 거들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죠.



‘가려진 시간’에서는 배우들끼리 거의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는 강동원이었지만 ‘마스터’ 현장에서는 같이 촬영하는 분량이 많다 보니 에피소드도 적지 않았다는데요. “필리핀에서 합숙 생활을 하면서 쉬는 날에는 수영도 하고, 농구 내기도 했어요. 장난으로 YG(강동원 소속사) 대 싸이더스(김우빈 소속사)로 팀을 짜서요”라며 즐거워 했습니다.


또 김우빈과 현지에서 놀러 다닐 때는 사람들이 한류스타 김우빈을 많이 알아봤다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저는 잘 못 알아보고, 사람들이 근처에서 우빈이를 몰래 찍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이러시면 안 됩니다, 하고 그랬죠”라며 능청스러운 얼굴을 하는 강동원 덕에 회장에는 내내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가장 먼저 ‘마스터’에 캐스팅됐다는 강동원은 출연이 확정되자마자 자신과 함께 하는 배역에 오달수를 추천했다는데요. 이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웃음을 터뜨린 강동원은 “같이 작품 해 보고 싶었는데, 감독님께 달수 선배님이랑 하면 안되냐고 말했었어요”라고 밝혔습니다. 그가 이병헌에 김우빈, 오달수까지 걸출한 배우들과 보여 줄 케미가 정말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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