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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F Dec 02. 2022

퇴사 이후 로스쿨에 가기로 다짐하다

스물아홉의 어쩌다 로스쿨 도전 01

여느 날처럼 '공부하기 싫다, 그런데 퇴사하고 싶다'를 되뇌던 초여름의 하루.


나는 이직을 위해 조금씩 공부를 해보려고 시도 중이었다. (로스쿨이 아닌 다른 진로였다.) 그런데 이미 몇 번 도전했던 공부인데도,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데도! 도무지 펜이 잡히지 않는 거다. 그러다 불현듯 중학교까지 품고 있던 꿈이 생각났다.


맞지, 중학생 때까지는 커서 어떠한 직업을 갖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생전 처음 보는 등수를 받고 당장 앞가림하기가 바빠진 이후로는, 일단 안정적이고 공인된 직업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아무튼, 중학생의 나는 꿈이 있었고, 그 꿈은 판사가 되는 것이었다.



그 꿈이 생각나면서, 여러 가지를 고려하게 되었다.

사회생활 5년 차가 되어가던 당시, 자격증이 먹고사는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임을 알게 되었다. 어른들이 괜히 전문직, 전문직 하는 게 아니었다.


일반 회사원은 직장을 그만두면 아무런 명함을 가질 수가 없다. 그냥 공백기를 갖는 백수인 거지.(마치 이 글을 미리 쓰고 있던 8월의 나처럼.) 이와 달리, 자격증은 엄청 잘 보이는 명함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어필해야 하는 현대사회에서, 가만히 있어도 나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주니까. 취준을 하며 수십 번은 고쳐 썼던 자기소개서 몇 줄보다 훨씬 강력하다.


주위만 보아도 자격증이 있는 친구들은 이직이 용이하고 금전적인 측면에서도 여유로웠다. 그 정도면, 지금 공부를 시작하여도 투자 대비 수익이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나도 자격증이 갖고 싶어졌다.
이왕이면 가장 좋은 걸로.
변호사 자격증을 손에 넣어야겠다.



다짐을 하고 인터넷을 검색하니, 마침 LEET 접수일자가 코앞인 것이다. 앞뒤 재지 않고 무조건 접수했다. 뭐 있나, 언제나 그랬듯이 일단 질러보는 거지. 행동하는 자는 행동하지 않는 자보다 좋은 결과를 갖기 마련이다. 8번 넘어져도, 9번 일어나버리는 사람이니까, 뭐라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어쩌다가 로스쿨 도전일지, 이렇게 얼렁뚱땅 시작하겠다.


아마 이 글이 처음 발행되는 날은 내가 로스쿨에 합격한 이후일 것이다. 꼭 발행되길, 간절히 기원해본다.

(필자는 현재 로스쿨에 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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