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지 못할 시>
혼자 사랑에 빠졌음을 확인했기에 그 사람에게
더이상 전하지 않지만, 쓰지 않으면 답답한 마음.
그저 좋아했다는 말조차 조심스러워진 어느 순간,
내 안에 고이다 흘러넘친 감정을 조용히 꺼내 적었다.
부치지 못할 시를, 여기 남겨 둔다.
이미 바람이 되어
어떤 마음은
말로 다가가지 않고
숨결처럼 맴돈다.
너를 생각하면
입 안 가득 머금은 말들이
차마 흘러나오지 못한 채
조용히 스며든다.
그래도 괜찮아,
꼭 말하지 않아도
내가 너를 향하고 있다는 건
이미 공기 중에 퍼졌을 테니까.
햇빛 아래
살짝 흔들리는 너의 머리칼,
그 결 사이를 스치는 내가 있다면
그건—
이미 바람이 되어
너에게 닿고 있는
나일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