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빠진다는 건

부치지 못한 시

by 벼람
혼자 사랑에 빠졌음을 확인했기에 그 사람에게
더이상 전하지 않지만, 쓰지 않으면 답답한 마음.
그저 좋아했다는 말조차 조심스러워진 어느 순간, 내 안에 고이다 흘러넘친 감정을 조용히 꺼내 적었다.
부치지 못할 시를, 여기 남겨 둔다.


내가 바빠진다는 건

내가 바빠진다는 건
하루가 온전히
나의 것이라는 뜻이다

그의 이름이
문득 떠오르지 않게 된다는 건
기억이 옅어졌다는 게 아니라.
내가 지금, 잘 살아 있다는 증거다

애써 보내지 않아도
스르륵 멀어지는 마음이 있다
그걸 흘려보낼 줄 아는 바람이.
어쩌면 진짜 위로일지도 몰라

바빠지는 일상 속에서
내가 점점 나를
되찾고 있다는 뜻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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