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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블랭크 Jan 20. 2022

서울에서 만나는 작은 뉴욕, '호스팅하우스'

호스팅하우스 이야기

우리 모두는 비슷할 수는 있지만 완벽하게 같을 수는 없는 각자의 취향 이란 것을 가지고 있다. 내가 아닌 누군가의 취향을 엿보는 일은 꽤나 흥미롭다. 나와는 다르면 다르기 때문에 이색적이어서, 비슷하면 또 비슷한 대로 ‘취향을 저격 당해’ 흥미롭다. 게다가 그 누군가의 취향이 남다르게 세련되고 감각적이라면, 그리고 그 취향을 들여다보기 쉽게 어딘가에 전시해 준다면 그 공간은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공간이 될 것이다.


성수동의 호스팅 하우스는 들어서는 순간, 마치 뉴욕을 여행 중이었던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오래 전 초등학교 영어 교과서에서 배운 뉴욕은 한 단어로 정의됐었다. ‘멜팅 팟(Melting Pot)’. 다양한 민족과 각양각색의 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아우라를 뿜어내는 도시다. 그런 뉴욕을 사랑한 두 사람이 만들어낸 공간 답게 호스팅 하우스는 머무는 내내 뉴욕을 여행 중인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호스팅하우스는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다. 클라이언트의 공간을 디자인하고 스타일링하는 일을 기본으로 하며, 크게 라이프스타일 리빙샵과 카페&바 그리고 루프탑 세 가지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건물 입구에서 2층으로 올라가면 왼쪽 편에 자리한 쇼룸 겸 샵은 미드에서 본 적이 있는 것만 같은, 뉴욕의 부촌 어퍼 이스트의, 실제로 누군가 살고 있을 법한 가정집처럼 스타일링 되어있다.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각종 디자인 가구와 소품들로 한걸음 한걸음 발걸음을 옮기는 내내 눈을 뗄 수 없이 매력적이다. 제각각 스타일이 다른 모든 것들이 조화로운 한 덩어리로 느껴진다. 그 공간을 그대로 떠다 집에 옮겨 놓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호스팅하우스에 따르면, 어퍼이스트 어딘가에 있을 친구의 집을 상상하며 만든 공간이라고 하는데, 이런 친구 집이라면 염치 불구하고 얹혀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가하면 낮에는 카페로, 밤엔 바로 운영되는 2층의 오른쪽 공간은 쇼룸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으로 스타일링 되어 있었다. 약간은 거칠면서 앤틱하고, 매니쉬하다. 방문 당시 낮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매장의 조도가 낮아 어두웠는데, 그래서인지 더 브루클린의 매력이 배가되었던 것 같다. 주황빛의 빈티지한 조명들과 짙은 녹색을 포인트로 하는 가구들. 벨벳 소파와 묵직한 느낌을 주는 커튼, 대리석 테이블 같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멋짐을 뿜어냈다.



아쉽게도 사진으로 접한 루프탑은 화이트 가드닝 컨셉으로 꾸며졌다고 하는데, 뉴욕의 빌딩 숲 속 공중 정원, 하이라인 파크를 닮아 있는 것 같았다. 어퍼이스트와 소호, 브루클린을 넘나들며 뉴욕이 가진 다채로운 매력을 잘 보여주는 호스팅하우스. 뉴욕의 정취를 그리워하며 ‘뉴욕앓이’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뉴욕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 그 곳의 매력이 궁금한 사람에게도 한 번쯤 방문해보면 좋을 공간이다. 그 곳에선 당신도 영화 속에서 보던 뉴요커가 된 기분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 by. the blank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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