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대표들의 착각
나는 스타트업에 있으면서 몇 번의 실패와 몇 번의 투자유치 실패 그리고 회사가 망하는 것을 경험했다. 이로 인해서 나는 더더욱 스타트업 운영하기란 쉽지 않고, 돈도 많이 들어간다는 생각에 만반의 준비가 되지 않으면 스스로 스타트업을 운영하겠다는 생각을 접었다. 나는 스타트업 대표들이 엄청나게 대단해서 대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대단한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내가 본 스타트업 대표들은 대부분 꿈을 위해서 하거나 아이디어를 실현하고자 시작했는데 EXIT이 되지 않아 빚은 늘어나고 지푸라기 잡듯이 연명하는 회사들이 꽤 많았다. 그들의 스타트업이 망하는 이유는 시작부터 단추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처음 시작은 아이디어 하나로 시작했을 것이다. 이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면 세상을 구하는 것처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혹은 '잘 팔리지 않을까?'라는 생각 하나로 뛰어든다. 그리고 일단 자기가 할 수 있는 정도에서 공부를 하거나 주변에 아이디어를 실현시켜 줄 만한 키가 되는 최소한의 팀을 만들어 일에 몰두한다. 초반에는 수익구조가 없다 보니 생각했던 몇천만 원의 초기 자금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스타트업의 시간은 물 흐르듯이 빠르게 지나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야금야금 빠져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무실 비용, 인력 비용, 마케팅 비용, 개발 비용, 프로그램 비용, 제품 테스트 비용, 회식비용 등등 통장잔고가 떨어질 때쯤 발등에 불이 붙는다. 그리고는 그때부터 명확한 수익구조를 찾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그 또한 아이디어랑 연결이 부족하거나 매력적이지 못해 허둥지둥하면서 투자를 받기 위해 여기저기 움직이기 시작한다. 인맥이 탄탄하면 그래도 투자받기가 수월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발판을 쌓아나가야 한다면 그때는 더 시간이 급급하다. 투자는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하니까 그 신뢰를 쌓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CEO의 자질은 기본적으로 신뢰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신뢰가 사람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돈을 벌어올 수 있는 신뢰, 회사를 지켜낼 수 있는 책임도 일컫는다. 매력적이고 명확한 수익구조를 만들고 투자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힘이 힐요하다. 그러려면 구조적인 것을 잘 파악하고 직무마다 디테일하게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잘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면 온라인 제품 광고를 하나 만든다고 생각해 보자. 영상도 아니다 사진으로 되는 광고지만 몇 명의 직업이 붙는지 대략적으로 판단해 보면 답이 나온다. 콘셉트기획, 촬영, 장소섭외, 카피라이팅, 디자인, 사진 편집, 광고 위치 협의, 기대수익, 분석,... 스타트업 대표들은 주먹구구식으로 적게는 마케터나 디자이너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거나, 조금 많게는 마케터와 디자이너에게 일임한다. 이들이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모든 업무를 쉽게 생각하여 분명 전문가가 하는 것과 차이가 크게 날것인데 전문가만큼의 기대를 항상 지니고 있는 것이 문제다. 게다가 돈을 안 쓰고 수익을 낼 생각부터 한다. 돈을 쓰지 않으려면 시간이 몇 배로 들어간다. 그 시간도 돈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그리고는 또 마케터를 매일 들들 볶는 반복을 한다. 어느 정도는 스타트업이기에 직원들도 이해하겠지만 이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성과가 없는 나날이 이어질수록 '내가 왜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이 더 크게 들어 다른 회사에 눈을 돌리게 될 것이다.
앱 서비스라고 간단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더 많다. 심지어 돈이 안들 것이라는 착각에 더 빠져든다. 물론 제품 제조보다 초기 비용이 덜 들어가는 것은 맞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앱 하나에 클릭하는 숫자와 움직이는 것 모든 숫자를 합쳤을 때 디자인과 개발이 얼마나 들어갈지 답이 나올 것이다. 앱도 뿅! 하고 나오는 것이 아니다. 카카오톡도 기본적으로 큰 틀은 바뀌지 않았지만 야금야금 엄청 많이 업데이트되는데 몇천 명이 근무하고 있다. 경험담으로는 중간에 하나의 버튼을 추가했을 뿐인데 1달의 시간이 순삭 되는 매직을 경험했다.
그렇다고 앞서 걱정하라는 소리는 아니다. 그러면 시작조차 못할 테니까... 그저 당신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막연하고 이상적인 생각보다는 당신의 업무 중 아이디어를 실현보다 90%는 돈을 벌어오는 것에 시간이 들 것이라는 생각을 지니고 시작하길 바란다. 오히려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오로지 수익 구조에 대해서 고민할 테니 문제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