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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링크 Jul 05. 2023

열심히 일하는 게 호구다.

혹시 당신도 소처럼 일하나요?

꽤나 성공을 이루신 대표님 사무실에서 일할 때 들었던 소리다. 한 번도 아니고 몇 번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5년이 지난 지금도 뇌리에 선명하게 박힌다. "왜 그렇게 소처럼 열심히 일해? 네가 소야?"라는 말이다. 그때에는 그 말이 칭찬인 줄만 알았다. 이직을 하고 연차가 쌓인 후에 그 말을 돌이켜보면 그분이 어떤 생각으로 했을지는 명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장시간 앉아서 붙박이처럼 컴퓨터에만 몰두해 있는 모습이 먼가 답답해 보이기도 했고, 스타트업 특성상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아이디어를 도출해야 하는데 그 모습을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그리고 그때는 그 대표님한테 사무실을 얻어 쓰는 처지라 내성적인 나는 그쪽 직원분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모니터만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미친 듯이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바쁘기도 했다.



열심히 일하는 게 잘 못인가?


돌이켜 보면 잘못이라기보다는 멍청했던 것 같다. 나는 일에 대한 집중도도 높고 빨리 일을 해결하려는 성향 때문에 업무가 주어지면 그 업무에만 매진하게 된다. 소통을 중요시하는 스타트업에서는 그리 좋은 장점은 아닌 것 같다. 인력이 늘 고픈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나 기획자 분들의 인맥을 많이 쌓을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인맥을 써먹을 일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그땐 몰랐다. 이직을 하더라도 추천을 할 수 있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더라도 함께 일할 수 있고, 고민이 있다면 도움을 청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나는 그때 애석하게도 일을 열심히 하면 일에 대한 성과가 좋을 것이고 그 성과가 나의 인생에 레드카펫을 깔아 줄 줄 알았다. 하지만 스타트업에서 프로젝트를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내 능력 밖의 일이고, 성공하는 적이 몇 번 없었을뿐더러 이 분야 사람이 아니라면 전혀 모른다.



학연, 지연, 혈연 그리고 흡연


오죽하면 직장인에게 가장 중요한 연이 흡연이라고 할까...? 흡연자끼리 정말 빠르게 친해지는 분들을 보고 나도 한두 번쯤은 흡연을 고민해 봤던 것 같다. 매일 10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내 인생을 책임져 줄 수 있다니 꽤 괜찮은 투자 아닌가? 하지만 나는 내 몸을 망쳐서까지의 간절함은 지금까지도 없는 것 같다. 무언가 같이 한다는 것은 관계를 돈독히 하기에 정말 중요한 것 같다. 누군가는 회사사람들이랑 그렇게 까지 친해져야 해?라고 말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친해져서 나쁠 게 없다고 생각이 든다. 물론 사생활 침범을 하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점심을 같이 먹는가 하며, 4시쯤 업무가 루주해 질 때에 짧게 편의점을 함께 갔다 오던지, 카페를 갔다 오던지 하는 시간이 당신의 인생에 레드카펫을 깔아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일을 소홀히 하라는 것은 아니다. 당신의 업무 능력과 신뢰, 인성이 다 받쳐진 상황에서 하는 이야기이다.



짧게 자주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직을 하더라도 지금까지도 계속 연락하고 친하게 지내는 전 직장 동료들이 있다. 그때는 존댓말을 썼지만 지금은 퇴사해서 '님'자는 붙이지만 친한 언니동생 하면서 교류를 유지해 가고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분들이랑 친분을 지금까지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나의 성향과 그분들의 성향을 잘 알고 잘 맞았기 때문이다. 진취적이고, 아이디어 내는 것에 희열을 느끼고, 새로운 것을 봤을 때 도파민이 분출되고, 일 잘하는 브랜드나 회사를 보면 함께 분노에 차오른다. 그리고 함께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 고민을 털어놓고 누구보다 상황을 잘 이해하는 사이가 되었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회사 사람이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일까? 돌이켜보니 처음 내가 그 회사에 입사하고 아무것도 몰랐을 때 회사 내에 랜덤런치 문화가 있었다. 나는 그 문화가 다양한 팀분들과 밥을 먹을 수 있고 친해져서 빠르게 이 회사에 너무 좋았는데, 나중에는 직원들이 '점심시간에 내가 원하는 사람들이랑 점심도 못 먹냐?'라는 불평불만으로 사라졌었다. 하지만 그때 같이 자주 랜덤런치를 했던 사람들과 지금 나는 그 회사에서 나와 함께 일하며, 또 다른 사람과는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여행도 간다.


혹시 스타트업에 있다면 짧게 자주 다양한 사람들과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게 게임이던, 카톡 대화던, 편의점이나 카페를 가던... 그 시간을 같이 공유하는 10분 남짓한 시간이 당신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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