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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링크 Jul 04. 2023

스타트업 선택 시 봐야 할 우선순위

돈? 비전? 같이 일하는 사람? 뭐가 가장 중요할까?

가끔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이 규모가 큰 스타트업에 이직을 할까 나에게 조언을 구한 적이 있다. 그래서 이유를 물어보곤 한다. 너무 답답해서... 업무가 많아서가 아니라 일이 없어서 월급루팡을 일삼아하는 것 같다고 성취감이 없어서 이직을 하고 싶단다. 무료해서라... 나는 그 사람이 일한 모습을 보진 못했지만 성향을 잘 알기 때문에 잘 생각해 보는 게 좋겠다고 전했다. 스타트업에 가고 싶은 이유는 이직하면 내가 하고 싶은데로 일할 수 있을 것 같고, 수평적인 자유로움을 꿈꿀 것이다. 그러나 스타트업 또한 회사다.



자유롭고 수평적인 문화가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면 나도 가고 싶다.


스타트업을 많이도 돌아다녀도 보고, 주변 스타트업을 다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했지만 자유로운 회사는 한 군데도 들어본 적이 없다. 개개인마다 자유의 의미를 다르게 생각하고 있겠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자유는 분명 시간적인 억압을 벗어난 것과 젊은 사람들이 많을 테니 꼰대로부터의 자유를 기대할 것이다. 코로나가 극성일 때 재택근무로 인해 집에서 일할 때 빼고는 자유를 느꼈던 사람이 아마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심지어 재택근무일 때도 채팅방에 수시로 접속해 있는 것을 보여줘야 했었고, 업무량 또한 자유롭지 못했을 것이다. 시간적인 억압에서는 내가 원하는 시간에 출근할 수 있는 자율 출근제를 상상했을 것인데 과거 회사에서 자율 출근제를 도입하다 업무시간이 맞지 않아 일이 딜레이 되는 상황이 너무 많이 벌어져 얼마 지나지 않아 기본 시간은 정해져 있고 30분 앞뒤로 조율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꼰대는 더 이상 말 안 해도 아시겠지만, 젊은 꼰대들이 너무 많고,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처럼 다른 사람의 편의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 규율이 없는 것에 욕먹고 규율이 있어도 욕먹는 곳이 바로 스타트업이다. 수평적인 문화는 정말 장단점이 심하다. 의견을 제시는 할 수 있으나 선택은 책임자가 하기 때문에 설득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일이 더 많이 든다. 난 다행히도 논쟁을 좋아하고 내 의견으로 선택되었을 때 엄청난 희열을 느끼기 때문에 준비하는 그 시간이 즐거워서 괜찮다. 스타트업 특성상 여기에 문제가 있다 책임자가 그 업무에 많은 경력을 가진 사람이 아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업무에 대한 이해를 시키는 게 80%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지니고 있어 그들에게서 신뢰를 많이 깔아 놨다면 이곳에서 아주 쉽고 재밌게 다닐 수 있을 것이다.



스타트업 면접은 당신이 CEO를 선택하는 것이다.


퇴사를 하고 스타트업으로 지원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돈과 직무가 아닌 문화나 사람이 안 맞아서 일 것이다. 회사의 문화를 만드는 사람은 바로 CEO다. 스타트업의 프로젝트가 무조건 대박이 난다는 보장이 없을뿐더러 돈도 대기업보다 많이 못 받는 리스크가 큰 스타트업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같이 일하는 동료다. 대표가 어떤 마인드를 갖고 있는가에 따라 같이 일하는 동료의 성향이 달라지고, 대표가 일을 얼마나 잘 똑똑하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회사 자금과 투자액이 달라질 것이다. 투자로 연명하는 스타트업은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대표가 믿을만한 사람인지, 이 사업에 얼마나 진심인지에 따라 업무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대표는 돈을 잘 벌어와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아래 직원들을 먹여 살릴 수 있으니까. 면접 때 걸러야 하는 CEO는 '이번 투자를 얼마나 받았다.'와 같이 지금 현재까지 잘한 점만 훑는 회사다. 이 말은 즉슨 미래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당신이 선택해야 할 CEO는 회사 비전과 미래를 이야기하며, 당신이 당장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하는 일로 어떠한 기대가 있는지, 부족한 점을 어떻게 함께 그려 나갈지와 같은 미래를 함께 그릴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CEO다. 그렇지만 당신이 돈이 원하는 만큼에 많이 못 미치고 스타트업 환상상이 가득하다면, 지금 그 자리에 머무르라고 하고 싶다. 돈보다 더 나은 가치를 보는 판단력이 흐려질 것이고, 계속 후회만 할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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