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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멘트 Jun 23. 2019

당신이 내린 결정이 항상 맞는 이유

# 세상의 모든 갈대 마음들을 위하여

나는 예전부터 결정을 하는 것에는 젬병이었다. 어렸을 때는 단순히 식당에 가서 짜장면을 먹을 것인지 짬뽕을 먹을 것인지 정도만 결정을 하면 됐었으나, 나이가 들어가며 세상은 내게 더 어려운 결정을 요구했다. 단순히 주말에 부모님을 따라나설까 혼자 집에 남을까, 혹은 이걸 먹을까 저걸 먹을까에 대한 결정이 아닌, 대학교 진학에 대한 문제나, 취업과 진로 대한 문제, 연애와 결혼에 대한 나의 선택 등.. 내 인생의 방향 자체를 송두리째 바꿔 놓을 수 있는 결정들 앞에서 나는 매번 깊게 고민했고, 누구나 그렇듯 거의 늘 100% 확신은 없으나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결정들을 내려왔다. 내게 결정은 아직도 여전히 어렵지만 최근 또 하나의 결정을 내려야 했던, 결코 쉽지 않았던 과정에서 지금까지 내가 내려온 결정들을 되돌아보며 느낀 것이 있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이며, 모든 결정은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내 인생을 모두 바꿔놓을 정도로의 영향력을 갖는다기 보다는 스티브 잡스가 이야기했던 여러 개의 점들을 찍는 개념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당신이 내린 한 번의 결정은 결코 당신의 인생을 회생 불가능할 정도로 뒤흔들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이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은 항상 맞다고 나는 얘기하고 싶다. (사회적으로 반인륜적인 그런 극단적인 예는 제외)


100% 확신이 없는 결정을 내린다 해도 그 결정이 항상 맞는 이유가 무엇인지, 왜 당신의 불완전한 결정도 그 자체로 괜찮은지, 우리가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을 간략히 살펴보자.

  첫 번째로, 어떠한 옵션들을 놓고 고민을 한다는 것은 그 옵션들이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생각하는 나를 고민하게 할 만큼 각각 좋고 나쁜 점들을 비슷하게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무엇을 결정한다는 것은 단숨에 하는 결단도 있지만 보통의 많은 결정들은 그에 앞서 우리를 고민하게 한다. 어떤 것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과 그냥 하지 않는 결정을 내리거나, 아니면 A와 B 중에 더 좋은 것을 고르거나, 그것도 아니면 하고 있던 무언가를 그만두거나 하는 결정에 앞서 결론적으로는 A와 B사이에서 고민하게 되는데, 이때 한쪽이 누가 봐도 무조건 100% 좋은 옵션이라면 우리는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고로 결정을 하는 것도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A와 B사이에서 고민을 하는 이유는 하나. A가 좋을지, B가 좋을지 모르기 때문인데, 이는 다시 말하면 A와 B는 다른 옵션이지만 둘 중 무엇을 선택하든 그것을 좋은 결정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의미와도 같다.


  두 번째로, 사람들은 결국 모두 자기 자신의 인생에만 집중해서 살아가기 마련이다.

무엇인가를 결정하기에 앞서 우리는 두렵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묻는다. A를 해야 할까요, B를 해야 할까요.. 사람들은 모두 다 각자 자기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그동안 보아 왔던 것들에 근거해서 각자 다른 의견을 당신에게 줄 것이다. 예를 들어, 얼마 전 나의 경우 퇴사를 앞두고 여러 사람들에게 들은 말들만 봐도 그랬다. 회사를 다니는 직장선배들은 모두 하나같이 내게 '너무 불안한 선택이며, 직장생활 커리어에 큰 무리가 있는 선택이니 다시 한번 생각해봐. 나가면 더 고생이다.'라고 했으나 일찍이 직장을 그만두고 나온 사람들은 내게 '아주 잘 생각했다, 어차피 이제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도 없으니,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면 오히려 직장 생활하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라고 했다. 그 둘 중 어느 누구의 말도 100% 정답은 아니며 100% 틀린 말도 아니다. 그래서 다시 원점이다. 결정은 그 누구도 아닌 나의 몫이다.

또 다른 경우의 예를 들어보면, '나 내년에 유학 갈 거야.'라고 나름대로의 결정을 해놓고 친구들도 나의 그 엄청난 결정에 대해서 아쉬워하며 이미 송별회까지 모두 했는데 갑자기 가지 못할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겼다면? 물론, 창피하다. 하지만 장담하는데, 당신의 친구들 중 당신의 결정이 변경된 것에 대해서 하루 이상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왜냐면 당신의 친구들은 당신의 유학이 취소된 사건보다 본인들에게는 지금 당장 적어도 100배는 더 걱정스러운 일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혹시 이미 내린 결정에 대해 수정이 필요해도 전혀 문제없다. 바꾸거나 취소하면 된다.


  세 번째로, 당신의 인생은 당신의 결정들이 아닌, 당신의 태도가 좌우한다.

A와 B 중 어떤 사람들은 A가 맞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B가 맞다고 하며 내가 봐도 A도 나름 괜찮은 것 같고, B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면... A나 B 중 하나를 결정하면 된다. 나도 안다. 이 부분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는 것을. 여기에서 내가 항상 염두하는 부분은 '무엇이 나의 본성에 더 잘 맞는지'이다. 다시 나의 예로 돌아가자면, 직장을 그냥 다녀야 할까, 퇴사를 할까에 대한 고민은 농담이 아니라 내 인생일대의 고민이었다. 앞의 논리대로라면 나는 직장을 계속 다녀도, 퇴사를 해도 괜찮을 것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의 선택은 너무나 다른 선택이라는 것이 문제인데, 이때 나는 직장을 다닐까 퇴사를 할까에 대한 고민에 앞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더 오래 생각했고, 그 고민은 내가 결정을 하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다. 결국 내가 둘 중에 어떤 결정을 했었더라도 비슷하게 좋았을 것이지만 사람은 누구나 순도 100%의 진심으로 무엇인가를 할 때 그것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아름다운 일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그 말은 내가 마음속 깊이 진정으로 원하고, 가치를 두는 일을 할 때 나는 그 일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달라질 것이며 그런 태도는 결과적으로 내가 내린 결정을 '좋은 결정'으로 만들 것이라는 내 생각이다.




최근 막 중대한 결정을 내렸는데 과연 맞게 내린 결정인지 고민이 된다면, 고민할 필요 없다. 당신이 고민해서 내린 결정은 맞는 결정이니까. 만약 결정을 잘못 내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아무 걱정하지 말고, 가능하다면 수정하면 된다. 그래서, 어떤 결정이든 그 결정을 좋은 결정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우리 자신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우리의 본성과 마음이 원하는 일들을 순수한 열정과 기쁜 마음으로 시작하자. 마치 우리에게 다른 옵션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당신의 태도는 당신의 한 번의 결정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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