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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구아빠 Oct 22. 2019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1)

사피엔스의 처음과 지금 그리고 미래

더북클럽 서평팀, 책갈피

리뷰작성자 : 개미

함께 모여 책을 읽고 자유롭게 글을 씁니다. 모두의 독서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북클럽 #책갈피





사피엔스 요약

너무 두꺼워서 손이 안가지만 막상 잡으면 쉽게 읽히는 책. 그래도 600페이지의 압박은 결코 작지 않다. 매우 두껍지만 오히려 세줄 요약도 가능한 책이다. 600페이지에 달하는 모든 책의 내용은 이 말을 하기 위해 쓰여졌다고 감히 말해본다.



"모든 종에는 생물학적 기본 한계가 있다. 호모 사피엔스(이하 사피엔스) 역시 마찬가지. 하지만 사피엔스는 상상의 질서를 통해서 대규모 사회적 협력을 이뤄냈다. 덕분에 사피엔스의 본능을 뛰어넘는 사회를 만들었다. 과학혁명 이후 현재 우리는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앞으로 기술의 발전을 통해 사피엔스는 이제 생물학적 한계를 넘어서게 될 것이다."





서평에 앞서서

세간의 통념과 달리 이 책은 사실 역사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정확히 말하자면 역사라는 도구로 '사피엔스'를 분석, 통찰해 본 책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책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두 가지 구분되는 관념을 언어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생물학적 본성으로의 사실'과 '상상과 허구로서의 질서'라는 표현이다.



이를 테면 이런 것이다. 동물의 왕국이나 어느 다큐멘터리를 보더라도 무리생활을 하는 동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 개미나 꿀벌은 대규모 집단생활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국가나 민족공동체와 같이 초월적 규모의 사회체계를 이루는 동물은 단 하나, 사피엔스 뿐이다.



사피엔스 역시 다른 영장류와 마찬가지로 기껏해야 가족중심의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동물이다. 이 것이 사피엔스의 생물학적 본성이다. 하지만 오늘날 인류는 가족을 넘어 도시와 국가라는 훨씬 광범위한 사회공동체 속에서 살아간다.


그렇다면 국가라는 것은 자연에 실재하는 것일까? 아니다. 자연에 국경은 없다. 그것은 다만 현재 모두가 믿는 상상과 허구의 질서일 뿐이다. 이런 상상의 질서를 통해 인류는 생물학적 특성을 뛰어넘는 생활을 하고 있다.



따라서 저자는 사피엔스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류가 지난 시간동안 생물학적 본성이라는 바탕 위에 쌓아올린 상상의 질서들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 『사피엔스』 는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에 다다르는 여정을 훑게되고, 인류가 걸어온 길을 회고해보게 된다. 쉽게 말해, 역사 속에서 인류가 그 동안 쌓아올린 상상의 질서들을 살펴보며 사피엔스를 이해해보자는 것이다.




1부. 인지혁명 ~ 2부. 농업혁명

긴 서사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과 단순하고도 직관력 있는 관점 덕택에 책이 지루하지 않다.


선사시대에서 농업혁명에 이르는 앞부분은 '상상의 질서'의 탄생과 그 힘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되어 있다. 또한, 근대와 현대에 이르러 중요하게 대두되는 인권, 자유, 민주주의 등과 같은 것들 역시 '상상의 질서'임을 이해시키는 파트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점은 그 서술의 관점과 예시이다. 사피엔스의 대형동물 말살, 농업혁명은 사기라는점, 인간이 작물을 길들인 것이 아니라 작물이 인간을 이용해 번식에 성공했다는 점 등등. 흥미로운 시선과 사례들이 많다.(정말 많다)



 그 중에서도 특히 내가 재미있게 봤던 부분은 상상의 질서. 즉, 문화의 힘으로 생물 본성을 뛰어넘는 예로 제시한 '젠더 이슈'이다. 아주 거칠게 요약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무엇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사피엔스는 인류 역사에서 항상 가부장적인 사회를 영위해 왔다. 이런 점에서 가부장적 사회는 문화적인 측면보다 사피엔스 본연의 종적 특성에 가깝다.

그러나 오늘날 남녀평등 사상, 사회적 성과 생물학적 성의 구별 등을 통해 이런 가부장적 사회를 넘어서는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젠더 이슈'는 뜨거운 감자가 된다. 사피엔스의 생물학적 특성을 넘어서는 일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생물학적 특성과 상상의 질서라는 두가지 도구를 가지고 젠더이슈를 접근하는 방식도 흥미롭지만 그에 관련된 저자의 서술도 매우 재미있다. 저자는 이 젠더이슈를 통해 '문화의 힘' , '이야기의 영향력'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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