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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구아빠 Oct 17. 2019

『나빌레라』, 글HUN, 그림 지민

나이 일흔에 도전을 시작했다. 스물셋, 방황이 시작됐다.

더북클럽 서평팀, 책갈피

리뷰작성자 : 여행자


함께 모여 책을 읽고 자유롭게 글을 씁니다. 모두의 독서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북클럽 #책갈피




친한 형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보게 된 웹툰이 있다. “나빌레라”. 나빌레라라는 말을 들으면, 중학교때 배웠던 조지훈님의 승무라는 시가 떠 오른다. 그 당시에 시를 암기하면 추가 점수를 준다는 말에 열심히 외워서 지금도 조금은 기억 난다.


 ‘ 하이얀 고깔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


 그 당시에는 그다지 감흥이 없고, 단지 기계적으로 외우기만 했다. 이래서 이 웹툰은 ‘70세 할아버지가 발레는 하는 내용’이다. 당시에 친한 형이 표현한 말이며, 나도 이 웹툰을 설명할 때 이렇게 말한다. 이 표현만 본다면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는다.


 70세 할아버지가 발레하는 것이 재미있을까? 라고 생각을 한다면 속는 셈치고 보기 바란다.(지금은 연재가 끝나서 유료로 봐야하지만, 책으로 나온 것을 구매해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완결 나기 전에 보았지만, 책을 다 사서 가끔씩 보곤 한다.) 단, 슬픈 내용에 쉽게 동화되어서 감정적으로 힘드신 분들은 보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웹툰/만화이지만, 그 내용은 어느 책보다 깊다. 내용이 깊기에 생각할 부분도 많다. 예전에 “ OO 안본 눈 삽니다. “ 라는 표현이 있었다. 보기 싫은 것을 봤을 때 하는 말이었다. 나도 이 책을 안 본 눈을 사고 싶다. 처음 웹툰을 봤을 때, 그 감정을 다시끔 느끼고 싶다. 명작이기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포인트들이 많고 생각을 많이하게 되는 부분도 많다.


 처음 시작은 주인공인 할아버지께서 친구 장례식장에 가는 내용이다.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친구의 아들에게 친구가 맡겨두었던 카메라는 준다. 친구는 젊었을 때는 사진가가 꿈이었다. 하지만 현실이라는 벽 앞에서 꿈은 포기하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공무원이 된다. 그 꿈을 포기할 때 할아버지께 맡겨 놓은 것이다.


그것을 받은 친구의 아들은 너무나 큰 슬픔과 후회를 느낀다. ‘살아 생전에 아버지께서 조금이라도 말씀해 주셨으면…’라고 말이다.


  예전에는 같은 슬픔과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다짐을 했었다. 요새는 생각이 변했다. 그런 말씀을 쉽게 할 수 있는 상황이었을까? 아니면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당사자가 외면한 건 아닐까? 만화 속 인물에게 하는 말이 아니다. 나에게 하는 말이다.


 며칠 전부터 어머니께서 핸드폰이 고장났다고 했다. 잘 안 된다고 했다. 나는 출근해야 된다는 말로 그 말을 넘겼다. 그러다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나는 새로운 핸드폰만 나오면 바꿔달라고 했었다. 늘 최신 핸드폰으로 말이다. 이제는 내가 해 드려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회사에 출근 늦게 한다고 하고 어머니와 함께 대리점에 갔다. 기능 많은 것은 필요 없다는 말이 무색하고 갤럭시 노트 10+를 고르셨지만….. 이제는 내가 해드려야 한다고 생각 한다. 아직도 무뚝뚝하고 감정 표현 할 줄 몰라 퉁명스럽지만, 조금씩 이제 내가 먼저 어머니께 다가가야겠다. 말씀 하시는 것을 외면하지 않고, 말씀 하지 않으시면 말씀하실 수 있게 말이다.





 자세한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겉으로 보면 할아버지가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발레를 하게 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다시 천천히 본다면 할아버지가 다른 사람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준다. 등장인물끼리 서로의 삶 속으로 들어가서 서로 융합되어지는 모습이 좋다.


 이런 삶의 모습이 현실에서는 적어도 나에게는 잘 느낄 수 없는 것이라 더 감동적인 거 같다. 원래 워낙 방어적인 나여서 나를 주위 사람에게 표현하는 것도 내가 다른 사람의 삶에 들어가는 것도, 다른 사람이 나의 삶에 들어오는 것도 쉽지가 않다. 그러기에 늘 외로움을 느끼는 거 같다.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늘 행동과 사고는 다르기에 힘든 거 같다



 요즘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하고 싶거나, 새로움 도전에 머뭇거리는 분들께 추천드린다. 사실 아무나 보셔도 된다. 아무나 봐도 된다. 진짜 명작이고, 더 많은 사람이 봤으면 좋겠다.




By.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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