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인터넷 짤에 대한 소고
대학시절은 참 힘들었다. 손수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도 버거웠는데, 전공마저 나와 안 맞다고 생각이 들었으니..... 기를 쓰고 버티는 것 말고는 답이 없었다.
답답함을 어디 풀 곳도 없고, 일본에 있는 친구에게 네이트온 같은 걸로 넋두리를 해댈 때면 친구가 입버릇처럼 건넸던 말이 있다.
"노래가 힘주는 거여~~"
그래 맞다. 친구 놈 말처럼 노래가 힘을 준다. 확실히 그때는 노래를 들으며 많은 힘을 받았었다. 공부에 지칠때도 힘을 줬었고, 고단한 몸으로 돌아는 길에 피로를 풀어 주기도 했었다. 그중 생각나는 것들을 몇 개 적어 보자면
- Thema For 혜석 (드라마 뉴하트 OST)
- 아이유 Real 앨범 (좋은 날, 첫 이별 그날 밤 등등)
- 나얼 (한 번만 더, 바람기억)
- 2AM (전활 받지 않는 너에게, 다시 사랑하기엔)
- 너에게 (피플크루)
뭐, 쓰려고 보니까 생각이 많이 난다. 임창정이나 박효신 노래부터 당시 유행했던 아이돌 노래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팝송도 많이 들었다. MC the max 3집은 백번도 넘게 들었던 것 같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노래를 정말 많이 들었다. 집에 있는 동안 계속해서 노래를 켜놓을 정도였으니까. 덕분에 새로운 노래들을 계속 접했었다. 잔나비, 폴킴, 지코 노래들은 지금도 많이 듣는다.
변한 건 작년 하반기부터다. 노래를 거의 안 듣기 시작했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냥 손이 잘 안 간다. 어쩌다 노래가 땡기면 한 곡 골라놓고 반복 재생. 그리고 끝!
생각해보니 기가 막히게도 위에 짤처럼 33살이 되면서 새로운 노래를 안 찾기 시작한 것 같다. 신기하네... 아무튼 듣던 노래만 듣는 이유는 짤 그대로 귀찮음과 옛날 노래들이 좋아서..... 신기하네...
생각해 보면 새로운 노래를 접해야 할 이유는 없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만 들어도 1년 365일은 충분히 채우고도 남음이다. 그래도 아직은 새로운 노래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 친구를 만나면 편안한 기쁨이 있고, 새로운 친구를 만나면 새로운 기쁨이 있듯이, 새로운 노래를 만나보면서 새로운 기쁨들을 찾고 싶어서다. 그러려면 우선 귀찮음에서 벗어나야겠지만!
마침 아이유가 신곡을 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제목도 에잇이다. 에잇! 아니고 Eight. 이어폰을 끼고 들어 봐야겠다. 다른 노래들까지 찾아보기는 아직 귀찮으니까 에잇! 한 곡 반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