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것인가』, 승구님 후기
더북클럽 모임 기록, 2019년 1월 열두번째 만남
모임과 상관없는 책이었다. ‘담론‘이라는 제목의 책.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이후 숙명여대와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다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20여년간 수감생활을 했던 신영복 선생님의 책이었다.
출소 후 성공회대에서 했던 인문학 강의를 책으로 엮어낸 내용이었다. 책을 읽으며 배운 것도 많았고 느낀 바도 컸다. 그리고 무엇보다 20년에 걸친 수감생활 동안 무너지지 않은 그의 삶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 속에서 꾸준히 책을 읽었고 사람들과 부대끼며 삶을 배웠다. 나라면 어땠을까. 감히 가늠조차 못 하겠다.
‘왜 자살하지 않는가..’ 함께 읽은 책에도 소개된 카뮈의 질문이다. 그 역시 이 질문 앞에 섰다. 억울하게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하루하루 감옥에서 죽음을 기다리면서도 자신의 삶을 놓지 않았던 이유.
그는 그 것이 ‘한 줄기 햇볕’ 때문이었다고 했다. 겨울 독방에서 겨우 신문지만하게 내리는 햇볕에서 느끼는 따스함.. 그 것이 그에게 살아 있음을 절절히 느끼게 해줬다고 한다. 삶의 이유가 햇볕이었다면 깨달음과 공부는 그가 살아가는 이유였다고...
내게 삶의 이유와 생의 이유는 무엇일까.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미래형 질문 앞에 또 바보처럼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더 많이 생각해 본 것 같다. 살기 급급했고 닥치는 대로 살아왔다. 제대로는 커녕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 일도 사랑도 놀이도 그리고 연대도. 지금 내 앞에 남아있는 것은 무엇인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사실 지금도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다. 그저 미련하게 주저앉아만 있다. 그 동안 내가 놓지 않았던 삶의 이유. 삶에서 마주했던 여러 유혹에서도 견지하고자 했던 삶의 방식과 태도.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에게 위로를 주던, 의지를 북돋아 주던 그 때의 답들이 이제 내게 없기 때문이다.
시간이 어느새 많이 흘렀다. 벌써 서른 두살이 됐다. 요즘은 정말로 젊음과 청춘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끼고 있다. 젊고 건강하기만한 내가 아닌 앞으로 나이를 먹고 주름이 늘어가면서 마주할 삶의 의미와 이유를 찾고 싶다.
‘왜 자살하지 않는가 그리고 어떻게 살 것인가?’ 다시 이 질문 앞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