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민지님 후기

더북클럽 열여덟번째 모임 기록

by 짱구아빠

1.책후기

직장인 8년차, 처음으로 6박7일을 떠나보았다. 첫 장기여행이라서 ‘의미 부여’하고 싶었는지, 이 책을 비행기 탑승 순간에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이 책에서 찾아보려고 했다. 내 여행에 ‘특별함을 부여’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 나만의 여행의 이유를 깨닫기 위해, 이번 여행만의 이유를 만들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1️⃣ 담담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

여행은 우리의 삶과 닮아있다. 의도했던 것처럼 순조롭지만은 않다. ‘뜻밖의 사실’을 마주했을 때, 내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넘어갔다면 글감으로 써버리면 된다. 어쩌면 이 한문장은, 삶을 담담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게 아닐까? 저자의 ‘그래도 된다.’, ‘좀 바뀌면 어때?’, ‘꼭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괜찮다’라는 표현이 나에게 위로로 다가왔다.


삶이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좌절하게 된다. 내 계획과 목표는 ‘메이저리그’ 스러웠기 때문이었다. 누구나 ‘해피엔딩’을 꿈꾸지만, 내 계획대로 흘러가지만은 않는다. ‘새드엔딩’을 기획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언니가 “민지야. 삶은 어차피 내뜻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면 좀 나을거야.”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20대 초반에는 잘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조금 어른이 되어간다고, 새로운 의미가 보이게 되었다. 항상 삶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가지 않을 수도 있음을 ‘받아들이는’ 방법, 그리고 내 뜻대로만 되지 않아도 ‘괜찮다’고 인정하는 태도를 말하는 것이었다. 크고 작은 위기를 담담하게 이겨내는 ‘꿀팁’이었음을 이제야 깨달았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 대부분’이라고 받아들인 지금은 매사에 벌어지는 일들을 감사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매 순간 감사하게 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삶은 항상 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좌절하고 슬퍼하는 게 아니라 그럴 수도 있다고 받아들이고, 그 상황에서 다시 나만의 인생을 살면 된다. 때론 ‘뜻밖의 사실’이 펼쳐지는 덕분에, 삶이 ‘희망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2️⃣ 나만의 ‘여행의 이유’를 찾아서

나는 왜 여행을 하는가? 나의 ‘여행의 이유’는 내 일상과의 일시적 격리를 하기 위함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일상에서 잠깐 벗어나 자신과 나의 삶을 조금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지에서 내 일상을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아니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바라보곤 한다. 가끔 내 일상이 특정 상황(주로 스트레스 상황)에 물들면 마치 그게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는데, 여행자 모드로 잠깐 나와서 그 상황을 바라보면 그 스트레스 상황 또한 미미할 뿐이다. 즉, 숲속에서 나무 한 그루의 그늘이 내 전부인 것처럼 느껴졌다면, 숲을 바라보기 위해 일부로 헬기를 타고 나와서 숲속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내 일상에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일상과의 격리’를 위해 여행한다. 그 격리로 인하여 부정적인 것들에 물든 생각의 노폐물을 비우고, 다시 또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가며 현재를 살아갈 수 있게 해준다. 내 삶이 reset 된다. 마치 호텔방의 순백색 시트 위에 누운 것처럼.


3️⃣ 환대는 곧 사랑, 베푸는 태도가 nobody에서 벗어나는 방법

얼마 전에 읽은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은 주는 것이라고 배웠다. 환대 또한, 인간에 대한 사랑 아닌가. 사랑을 주고 나면 결국 나에게 돌아온다. 사랑의 에너지는 전달되니까. somebody에게 받은 환대를 anybody에게 환대로 갚는 것. 그것이 바로 nobody가 되지 않는 방법이 아닐까? 사랑이 돌고 도는 따뜻한 세상에서 말이다.


나는 이 책의 앞부분이 좋았다. 작가가 여행을 대하는 태도, 즉 삶을 살아가는 태도가 엿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여행이 내 인생이었고, 인생이 곧 여행이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책 제목은 여행의 이유지만, 여행을 통해 삶의 이유를 말하는 것 같았다.




2.독서모임 후기

책이 괜찮았다는 평과 반대의 의견이 반반이었다. 나는 주로 책을 읽을때 작가의 생각을 공감해가며 읽는다. 크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 아니면 그냥 수용하고 따라가는 편이었다. 조금 격하게, 내 반대 주장을 펼쳐가며 책을 읽는 것이 아직 습관이 되지 않았다.

다들 여행 에세이를 제목에서 기대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인용을 조금 줄이고, 작가만의 철학을 좀더 이야기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평도 있었고, '자기가 비자를 못챙겨놓고...'라는 평이 가장 재밌었다.(ㅋㅋㅋ)


그 외에도,

-소설가의 표현으로 내 언어가 아닌, 색다른 표현을 보아서 좋았다.

-두페이지만 공감되었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여행' 이 또한 은유적 표현, 작가가 말하고 싶은 내용을 표현하기 위한 단어였을 뿐이었다.

-오이를 싫어하는 것은 단순 취향이 아니라 유전자가 정해져 있다. 추천해주신 진화생물학에 관하여 더 공부해보고 싶었다.

-스쿠버다이빙을 통해 '내 숨소리'를 들었을때, 내가 현재에 있음을 느낄수있었다.

-신뢰와 환대에 관하여.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 환대도 느낄 수 있는 법.

그림자 이야기, 추구의 플롯, 내재된 프로그래밍에 관하여 구성원들만의 생각을 들어 볼 수 있었는데, 흥미로웠다. 그냥 생각없이 읽고 넘어갔던 부분을 깊게 이야기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중간에 잘 읽히지 않아서 빠르게 읽고 넘겼던 부분을 다른 구성원들의 설명을 통해 다시 읽게 되었던 것도 좋았다.

호불호가 갈린 책이었지만, 너무 수용적으로만 책을 보는 나에게는 독서모임을 통해 내가 보지 못했던 부분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게 바로 내가 독서모임을 지속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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