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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구아빠 Aug 15. 2019

철학의 위안, 알랭 드 보통 (2)

Review by. 여행자


좌절한 존재들을 위하여 -세네카-

p.111
<모든 좌절의 핵심에는 우리의 희망과 그 실현을 가로막고 있는 현실 사이에 빚어지는 갈등이라는 기본적인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p.114
 <세네카에 따르면 우리를 분노하게 만드는 것들은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 이 세상과 다른 사람들의 존재 유형에 대해서 품고 있는 위험천만한 낙천적인 견해들이다.>
p.117
<우리는 인간 존재의 피할 수 없는 불완전성과 화해해야만 한다.>
p.134
<눈이나 손의 정상적인 숫자는 단지 만들어진 관념일뿐이다.>
p.146
<현명한 사람이라면 저항하느라고 자신의 힘을 소진하느니보다는 무엇이 필요한 지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순응하는 지혜를 배워야 할 것이다.>


 어릴 적 네로 황제의 가정 교사였으나, 그 네로에게 사형을 당한 세네카 내용이다. 생전 처음 들어본 사람 이름이었다. 이름 뿐만 아니라 그의 철학마저 생소하였다. 하지만, 그 철학의 빠지게 되었다. 가장 큰 맥락은 우리가 느끼는 불필요한 감정 혹은 부정적인 감정은 (우와…니체는….) 우리가 예측하지 못 할때 발생한다고 한다.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너무나도 낙천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전까지는 나는 분노는 내가 기대하는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모습에서 분노가 생긴다고 생각했다.(이런 점도 일부는 있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그런데 세네카의 생각이 더 맞다고 생각한다. 몇 달전에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인턴 선생님과 수술 중이였다. 그러다 인턴 선생님이 주사기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그런데, 인턴 선생님이 주사기를 사용하려다가 내 손을 찌를 것만 같았다. ‘90년생이 온다’를 읽은 나는 내 관점에서 인턴 선생님을 평가하지 않고, 믿어 보기로 하였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라는 속담이 괜히 나온 건 아니다. 그렇다. 인턴 선생님이 나를 주사기로 찔렀다. 너무나 아프고 놀란 상황이었지만, 화가 나지 않았다. 내가 원래 화가 없는 사람도 아닌데 말이다. 그 상황이 너무 예상 되었고, 예상대로 흘러가니 그저 웃음만 나왔다.


 이 책을 읽고 그 상황을 다시 생각해보니 세네카의 말이 더욱더 가슴 깊히 다가왔다. 요새 철학 책들을 읽기 전까진 나는 나에게 완벽을 추구하고 남에게는 관대하다고 생각했었다. 과거의 나는 그랬었을지 몰라도 지금의 나는 그렇지 않다. 나에게 관대한 점보다는 남에게 엄격했다. 그래서 그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분노가 났던 거 같다. 요새는 일적으로도 스트레스가 많다. 내가 너무 상대방에게 완벽을 요하나 보다. 불완전한 한 인간이 불완전한 인간에게 완전함을 요구하다니… 이런 내용은 머리로는 잘 들어왔으나 아직 실천하기 힘들다. 내가 계속 다시 생각하지않는다면 나는 성장하지 않고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도 있을 거 같다.






부적절한 존재들을 위하여 -몽테뉴-

p.159
<자신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보았는가? 그런 사람보다는 차라리 미친 사람에게 희망을 거는 것이 낫다. 인간에게는 불확실성을 빼고는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다. 인간보다 더 비참하거나 오만한 것은 없다.>
p.163
<만약 우리가 지식을 얻게 된 결과, 그것을 얻지 않았다면 누릴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평정과 안식을 잃게 된다면, 그리고 그 지식이란 것이 우리의 처지를 피론의 돼지보다 더 열악하게 만든다면, 지식이란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p.194
<이 세상에 존재했던 가장 현명한 사람은, 아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자신이 아는 것은 오직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 하나 뿐이라고 대답했다.>
p.229
<겉으로 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이 그 옛날에 사색에 빠졌던 사람들과 전혀닯지 않았다고 애서 낙담할 이유가 전혀 없다.>


내가 이책을 통해서 좋아하게 된 철학자이다. 물론 전혀 들어본 적 없다.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많이 쓰이고 있는 요새에 필요한 철학이지 않나 싶다. 내가 감히 그 철학의 전체를 보지 못 했을 뿐만 아니라 다 이해하지도 못하지만, 이 책을 통해 간략히 정리하자면, 대단한 인간은 없으면 설사 대단해 보이는 인간의 생각도 당신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 같다.게다가 과거 대단했던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앵무새처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철학을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별로 새롭지도 참신하지도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많을까? 적어도 나는 아니다. 자존감이라고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적은 것이 나이다. 근데, 자존감이라는 것이 진짜 있는 것인가? 있는 것이면 진짜 필요한 것 인가? 정말로 내가 지금 이런 것이 자존감이 낮아서 그런 것인가? 애석하게도 지금은 그렇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자체가 어찌보면 새롭고 경이롭다. 쟤는 나보다 이것을 잘하고, 걔는 나보다 저것을 잘하고, 얘는 나보다 그것을 잘하다. 근데? 중요한가? 만약 중요하다연 잘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리그오브 레전드에서 kda가 높은 것? MLB에서 방어율이 낮은 것? K-리그  투어에서 90분간 벤치에 앉아 있는 것?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까지 어찌해서 당연하다고 생각하였는 지 오만할 뿐이다. 이제는 내가 자신있게 할 수 있는 것은 지속적으로 의문을 품는 것이다.





어려움에 처한 존재들을 위하여 -니체-

p.279
<마음의 평온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우선 필요한 것은 완성의 불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p.301
<삶의 기술은 역경에 처할 때 그것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달려 있다.>
p.327
<그는 어려움을, 성취를 위해서 꼭 필요한 전제조건이라고 판단했다.>


 이 책을 통해 좋아지게 된 철학자 그 두 번째 니체이다. 예전 책을 많이 읽는 두 사람이 니체의 초인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그러다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밀했다.’를 읽었다. 초반부터 초인이 나오지만, 니체스럽게 전혀 설명이 없어서 역시 니체구나라고 생각을 하고 책을 빨리 덮었다. 그러다 이 책에서 그 초인에 대한 개념을 조금이나마 잡았다. 그게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아니다. 몽테뉴에게 감명을 받을 니체여서 많은 생각이 몽테뉴와 비슷하였다.


 그 중에 니체만의 독특한 사고가 있다. 바로 우리가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감정들이 사실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비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서 거목이 생기는 거처럼 비바람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의 결과가 중요한 것이다. 요새는 오히려 열등감, 질투, 시기 등은 좋지 않은 거야라고 한다.(익명의 권위란….) 하지만, 니체를 그런 것들이 지금 당장은 나빠보일 수 있으나,  후에는 좋은 거름이 될 수 있으며 그 여부는 자기 자신이 정하는 것이라는 거다.


 역시 뻔한 소리인가? 나에게는 그렇지가 않으며, 배우고 싶은 마음가짐이다. 요즘따라 부정적인 생각들이(이전과는 전혀 비슷하지 않은 감정이다.) 많다. 단순 걱정 고민과는 다르다. 그런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면 습관적으로 그런 생각을 지우려고 했다. 부정적인 생각 자체가 잘못되었으며,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책을 읽은 후에는 오히려 그 생각을 계속해서 곱씹으며 되뇌였다. 그 생각을 다시 할 때는 부정적인 감정이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듯 하였으나, 생각이 끝날 때는(오히려 끝이 있다.) 홀가분하였다. 이런 생각의 흐름과 감정의 흐름을 글로써 정확하게 표현할 수는 없으나, 해보면 알 수 있다. 책 중간에 밝히는 것처럼 부정적인 감정을 지속적으로 생각하게 되면 그 부정적인 감정의 당위성과 방향성을 정확히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변화까지 알 수 있다.




다소 어려워 보일 수 있는 책이지만 어렵다. 철학책 치고는 쉽지만, 단순 에세이라고 치기에는 어렵다. 이 책이 에세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알랭 드 보통이 에세이처럼 쉽게 이야기 하고 있다. 철하게 입문하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좋을 만한 책이다. 굳이 철학이 아니더라도 요즘 현 시대에서 요구하는 것들이 못 마땅하거나 현 시국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읽으면 좋다.



리뷰 작성자: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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