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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구아빠 Sep 06. 2019

『간호사 독서모임 해봤니?』 , 김민지 외 공저

리뷰작성자 : 개미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5008542




책소개 

: 이 책은 공동에세이다. 4명의 간호사가 자신의 삶과 책 그리고 참여중인 독서모임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각자의 인생궤적과 이야기들이 저마다의 언어로 옮겨져 있다. 본인들의 삶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들이라 몰입이 잘 되고 잘 읽힌다. 나는 이런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치열하게 본인의 마음과 손을 통해 나온 글들. 보다 진솔한 이야기들. 온갖 치장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이런 이야기들은 울림이 있다.  


감상평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은 크고 작은 물음표들로 가득하다. 그런데 유독 그 물음표들이 버겁게 다가올 때가 있다. 묻어두고 있던 물음표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을만큼 커져버리게 되는 순간들도 있고.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어쨋든 그 순간은 인생의 막막함과 공허함이 쓰나미처럼 밀려오기 마련이다. 모든 것에 회의감이 들고 내면은 채워지지 않는 진공상태가 되어 버린 느낌. 마치 무중력의 공간에서 중심을 잡으려는 것 처럼 모든 것이 허망하기 짝이 없는 기분. 중심을 잡기 위해 디딜 곳 조차 찾기 쉽지 않은 시간일 것이다.  

 

 섣부르고 오만한 감상일지 모르겠지만 이 책의 저자들 역시 물음표를 마주한 순간들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책과 글을 통해 그 중심을 잡아나간 것 처럼 보였다. 그 경험들이 그녀들을 간호사 독서모임으로 이끌었던 것 같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면 삶이 흔들린 순간 그 굴곡에서 책과 글이 손에 잡히지 않았을 것 같다.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은 분명 직관적인 쾌락이나 무력감하고는 거리가 있으니까. 하지만 그 분들은 착실히 내면을 들여다보려고 한 것 같다. 

 

 대학 시절 국토대장정 이후 스스로의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분, 여러가지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병원에서 실수를 줄이기 위해 기억력을 과신하지 않고 보다 자신에게 맞는 메모와 프로세스를 위해 고민하시는 분, 10년차의 경력임에도 스스로의 직업의식에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시는 분, 풍족하지 못했던 어린시절과 간호사가 된 이유를 그저 돈을 빨리 벌기위해서였다고 덤덤히 말씀하실 수 있는 분. 

 

네 분의 글들에서 깊이있는 성찰이 동반되어야만 나올 수 있는 에피소드와 문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유는 다르지만 네분 모두 보다 책과 글에 몰입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그 계기는 모두 달랐지만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은 같아 보였다. 살다보면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시선이 남부터 향하고 보는 사람이 있고, 나를 돌아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 분명 이 분들은 후자일 거야. 괜히 책과 글이 소중하게 다가온건 아닐거야.



후기 

 사실, 내게 왜 책을 읽는가. 그리고 무슨 책을 읽는가라고 물어보면 선뜻 답이 나오지 않는다. 독서모임에는 왜 참여하는가 라고 물어본다면 더욱 더  할 말이 없다. 잘 모르겠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멀리했다. 독서량도 적고 깊이도 얕다. 이따금 사색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언제나 그 뿐. 탐독의 세계로 나아가지 못한다. 전형적인 실천이 없는 타입이다.  생각도 조리있게 표현할 줄 모른다. 꾸준히 책을 읽고 글을 쓴다면 조금은 나아질까 싶기도 하지만 언제나 생각에서 그치고 만다. 생각을 행동하는 삶이란 어떤걸까. 가보고 싶지만 가본 적도 없고, 가지도 않는 미지의 세계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하지만 조금씩이나마 실행하는 삶은 아름답다고. 세상을 사는 방법에 정답은 없을 것이다. 다만,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스스로 성찰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뭔가 모를 따뜻함이 있다. 조금의 성찰과 반성없이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 그 것들을 인생 전체에 걸쳐 켜켜히 쌓아가는 사람은 드물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사람일 수 있을까? 

간단소감

 

 타인이 살아온 이야기를 가깝게 둘러앉아 듣는 것 같은 책은 오랜만이었던 같다. 서점에는 온갖 에세이들이 진열되어 있다. 널리 읽히는 책은 소수의 책들이다. 유명한 작가의 에세이거나 유명인사의 에세이들. 하지만 이 책같은 보통의 사람과 보통의 이야기가 큰 울림을 주는 것은 왜일까. 진정 좋은 글은 필력이나 아름다운 문장이 아닌 진심이 담긴 글이란 어느 교수님의 말씀을 떠올려 본다.    



책 속에 문장들                                                        

나의 첫 목표는 완주였다. '완주 정도야'라는 작지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목표였다. 노력으로 실력이 성장하는 만큼, 작은 목표도 함께 성장했다. 처음 대회를 나간 날 부터 2년 뒤, 나는 같은 장소에서 금메달을 땃다. 그리고 나의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책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뙜는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 지, 눈으로는 글씨를 읽고 있었지만, 머릿속 생각들은 바다에 표류해 있던 나를 연결하기 시작했다. 

                     

간호사가 된 거창한 이유는 없다. 소명? 재능? 그저 빨리 돈을 벌고 싶었다. 먹고 싶은 것 하나도 엄마에게 말 못했던 어린 소녀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다. 

                                       

그렇게 눈으로 혹은 가슴으로 울며 임상 간호사 생활을 했지만, 지나고 보니 그 눈물들이 참 아름다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울 수 있다는 것, 나의 감정과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은 간호사라는 직업이 가진 참 매력적인 부분 같습니다. 






                                               

                              by.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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