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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구아빠 Sep 15. 2019

『간호사 독서모임 해봤니?』, 김민지 외 공저

리뷰 작성자 : 여행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5008542





내용 없는 베스트셀러보다 더 가치 있는 책.


책 소개

책 읽는 간호사 분들이 모여서 쓴 책이다. 전문 작가들은 아니지만, 전문 작가 못 지 않게 책을 잘 쓰셨다. 게다가 한 책에 4명의 인생이 담겨져 있다. 각자의 인생관과 함께 책 소개도 해준다.




독서모임에서 우연하게 작가 분을 만났다. 지금은 간호사 일을 하고 계시면서 다른 독서 모임을 운영하고 계신다. 그 분이 직접 쓰신 책이라며 선물로 주신 책이다. 직접 작가 분께 책 선물을 받으니 신기했다. 이 책을 그렇게 나에게 왔다. 먼저 읽을 책들에 밀려서 나중에 읽었지만, 더 빨리 읽었으면 더 좋았을 거다.


4분의 작가님들이 서로의 글을 쓰셨다. 그래서 한 책에서 4명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나는 서점만 가면 일단 베스트 셀러를 본다. 그러면 대충 읽어 보지 않고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실망하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베스트 셀러라고 해서 나에게 맞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나에게 잘 맞는다. 직업적인 유사점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4분의 작가 분들께서 글을 쓰셔서, 전혀 다른 책 4권을 읽은 것과 같다. 전문적으로 글만 쓰시는 분들은 아니지만, 글의 깊이는 전문적인 분들과 비등하다. 4분의 인생관에서 서로 같으면서 다른 점들이 생각을 많이 하게 해준다. 그런 어떤 점들이 나에게 영감을 줬을까?




P.52 – ‘보는 사람마다 그 사람이 잘 되기를 기도하라.’


누구나 멋진 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생각이다. 아침에 출근할 때면, 지옥철을 탄다. 출근길 4호선을 타본 사람은 알 것이다. ‘우와 저기에 어떻게 타지?’라고 생각하는 곳에 타면, ‘우와 더는 못 타겠다.’라고 생각하지만, 3 정거장에 걸쳐서 더 탄다. 그러다 보면 너무 미는 사람, 더운데 붙는 사람, 우산으로 계속 때리는 사람, 내 어깨에 휴대폰 걸치고 보는 사람, 머리를 때리는 사람 등 불편한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나도 그런 행동을 하고 있겠지만…) 그럴 때마다 분노가 차오른다.


 사실, 그게 불편하면 택시를 타면 된다. 저렴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비용보다 좋은 서비스를 생각하는 것은 도둑놈이다. 그런데, 이제 이 글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누가 지옥철에서 내 머리를 때리면 ‘내 머리는 때리는 분, 스트레스 해소 조금이라도 되셨으면 좋겠어요.’ 라고 생각하려고 한다.(사실 쉽지는 않다.) 그러면 불필요한 감정 소모도 사라지고, 부가적으로 도둑놈 심보도 사라진다. 더욱이 내가 싫어하는 사람 혹은 상황에서 더 많이 사용하면 좋을 거 같다.



P.94 – ‘그저 걸레 한 장 들고 방부터 닦아보자.’


청소력이라는 책을 읽은 작가 분이 느낀 감정과 실천했을 때 변화들을 설명하고 있다. 사실 나는 밖에서 청소는 잘하고 열심히 한다. 청소를 한 후 그 상쾌함도 알고 있다. 근데 왜 집에서는 쉽지 않을까? 내 책장에 버려야 할 책들이 가득이다. 중학교 때(사실 초등학교 때의 것도 있을 수 있다.)부터 있던 것들로 가득이다. 예전부터 나는 버리는 것을 잘 하지 못했다. 지금도 초등학교때부터 하던 게임기들이 다 있다. 그렇다고 내가 레트로를 좋아해서 모으는 것도 아니다. 다른 게임기가 생기면 절대 쳐다보지도 않았다.


 왜 버리는 게 싫었을까? 사실, 언젠가 쓸모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해 왔다. 그래서 옷들도(정말로 촌스럽지만) 버리지 못한다. 물론 유행은 돌고 돈다고 하지만, 내가 가진 옷들은 그런 옷들도 아니다. 그런데 못 버린다. 버릴 수 있을 때 채울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 것인데…대부분 한정적일 수 밖에 없는데, 나는 무한대로 생각하고 있다. 설사 무한대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의미가 없는 것인데 말이다. 이번 분리 수거일 에는 집에서 쉬니깐 쓸모 없는 것들을 버려야 겠다.



P.131- ‘오직 자신을 사랑하세요.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일입니다.’


나에게 너무나 필요한 말이며, 지금 세상이 필요한 말이다.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은 많이 들었다. 어떻게 하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이 말도 그렇다. 그런데, 뒤 문장에서 오는 감동은 지금까지 접해본 적 없는 감동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가 어려우니깐 그렇게 자기를 사랑하라고 하는 것이겠지? 그럼 왜 자기를 사랑하기 어려운 것일까? 자기를 사랑하지 못하는 것이 자기를 싫어하는 것일까? 그럼 자기가 왜 싫을까? 우연찮게 다른 책에서 해답을 얻었다. 자기에 대한 이상향이 높아서이다.


 즉, 자기가 생각하는 자기와 현실의 자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인간은 원래 그런 존재인데, 자기만 그렇지 않은 듯 생각을 한다. 나도 그랬다. 나는 대단한 사람이 아닌데, 대단한 사람처럼 되기를 바라고 그렇지 못하면 나를 비난했다. 얼마나 오만하며 어리석은 가. 지금에라도 그걸 알았으니 다행이다. 나에 대한 기대(사실 나에 대한 기대 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기대도 높아서 화도 잘 내며, 실망도 많이 한다.)를 아니, 기대 자체를 하지 않아야겠다. 그냥 그 상황만 생각해야겠다.




P.167-‘ 나는 따라쟁이다 좋은 것이 보이면 ‘바로’ 적용한다. 그렇지만 그대로 좋아가진 않는다. 변형하여 따라 한다. 나만의 방식으로 나의 수준에 맞게, 좋을 것을 일단 실행 해 본다.’


생각이 많아지는 구절이었다. 나도 따라하는 것을 좋아한다. 근데, 작가 분처럼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혹은 내가 발전하기 위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 왜 따라 할까? 다른 사람들이 많이 하거나, 유행하거나 즉 타인을 의식해서 따라한다. 그래서 따라할 때도 똑같이 한다. 얼마나 형편 없는 인생인가?(지금은 아니기에 괜찮다.) 그렇게 오랫동안 살아왔기에 나는 나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러니 나에 대해서 알 수가 없었다.


 내가 왜 나에 대해 잘 모를까라고 수없이 생각해 봤지만 알 수 없었던 이유를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요새 정말로 너무나 힘든 일들이 많았다. 고민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았다. 그 스트레스들을 풀 수 없어서 너무나 힘들다. 그런데, 이런 좋은 책들을 접함으로써 그런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도 있고, 스트레스가 내 기우에 불과하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감상평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는 대단한 곳에서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깨달음을 얻는 것이라고 했다. 일상 생활이라고 하기에는 죽음과 너무 가까운 곳에 계시는 분들이지만, 그 안에서 많은 깨달음들을 공유하고 있다.



이런분들께 추천

: 삶의 목표가 상실하여 삶의 의지를 불태우고 싶으신 분들.

: 다른 직업군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 궁금하신 분들.

: 책에 흥미가 붙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책을 읽나 궁금하신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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