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에게 단순함은 종교였고, 그리고 무기였다
17년간 잡스와 일한 켄 시걸이 말하는 '단순화 전략'
잡스는 명확하지 않고 애매하게 둘러대는 사람을 참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 직원은 이른바 '심플 스틱’으로 얻어맞기 일쑤였다.
17년간 잡스와 함께 일했던 켄 시걸 씨는
“스티브 잡스에게 단순함은 종교였고,그리고 무기였다”고 말한다.
잡스는 제품개발, 디자인, 그리고 조직운영에 이르기까지 극도의 단순함을 지향했다.
"지금처럼 복잡함이 가득차서 넘치는 세계에서 누군가가 단순한 것을 제공할 경우,
확연하게 두드러지게 마련이다. 애플이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된 이유다."
시걸씨는 “단순해지려면 사실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는 기업이 ‘단순해지자’고 선언하는 것만으로
결코 얻을 수 없고, 단순함을 향해 전부를 걸어야 겨우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기업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고객에게 수많은 선택권을 주면,
고객은 “기업이 날 위해 많은 선택지를 주고 있구나”라고 감동할까?
시걸씨의 답은 "아니요"다.
컴퓨터 회사 델은 소비자, 정부, 학교 등 판매처에 따라
상품을 41개 모델로 세분화했고, 이름 또한 길고 어려웠다.
하지만 애플은 단 6개 모델만 내놨다. 시걸 씨는 “그럼에도 애플 매장에 와서 ‘선택권이 없었다’고 느끼고 간
고객은 없었을 것”이라며 “오히려 고객을 배려한 심플함에 만족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켄 시걸 씨 인터뷰와 강연 내용, 책을 바탕으로 스티브 잡스가 추구했던
단순함을 다섯 가지 범주로 정리해 봤다.
① 조직의 단순화
잡스는 2010년 한 콘퍼런스에서 애플 내부 구조를 소개했다.
“애플에 위원회가 몇 개나 있는지 아십니까?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는 창업 회사처럼 조직돼 있습니다. 이 지구에서 가장 큰 창업 회사지요.”
잡스는 또한 모든 회의를 주재할 때 빠져서는 안 될 핵심 인력만 불렀다.
시걸씨는 잡스가 ‘똑똑한 사람들만의 작은 집단’ 원칙의 신봉자였다고 전했다.
② 철학의 단순화
잡스는 애플에 복귀한 뒤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라는 마케팅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쳤는데, 이 말은 애플의 정신을 반영하는 모토나 마찬가지였다.
③ 제품의 단순화
애플 복귀 후 잡스는 중요 제품 전략 회의에서 매직펜을 들고 화이트보드 앞으로 다가가 가로선과 세로선을
그어 정사각형을 네 칸으로 나눈 표를 그렸다. “지금 애플이 해야 할 일이 바로 이겁니다.”
잡스는 애플의 복잡한 컴퓨터 모델군을 단 네 가지로 줄이기를 원한 것이다.
즉 개인용과 전문가용, 그리고 노트북과 데스크톱이 그것이다.
④ 소통의 단순화
최선의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는 인간다운 언어로 말하는 것이다.
잡스는 거의 모든 제품에 대해 한 줄짜리 헤드라인을 만들었다. 한 번 만들어진 헤드라인은 반복해서 계속
사용된다. 잡스는 또한 새로운 제품을 소개할 때 흔히 쓰이고 잘 알려진 대상에 비교하는 경우가 많았다.
⑤ 디자인의 단순화
잡스는 훌륭한 산업 디자인이 회사와 제품을 차별화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믿었다.
잡스는 특히 바우하우스 운동이 주창한, ‘표현 정신을 담으면서도 단순한’ 디자인을 중시했다.
‘적은 게 많은 것(less is more)’이라는 금언의 가장 맹렬한 신봉자가 잡스였다.
잡스는 애플에 자신의 가치를 대단히 성공적으로 주입했다.
현재 애플의 경영진에게 잡스가 주입한 가치는 그다지 훼손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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