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또 사라집니다.
삶의 기록들은,
다양한 형태로
기록되고
삭제되고
지워진 것을 다시 찾게 되고
또 저장합니다.
새로운 환경과 아직 경험하지 못한 문화적 공간에서
나이를 떠나 그 시간만큼은,
나 자신조차 설레게 하는 심장 박동수가 내 귀까지 들릴 정도로
색다른 경험을 줍니다.
낯선 곳에서의 나를 발견하는 것만큼, 그 순간은 참 소중한 시간이 돼버리죠.
우린, 무엇을 기다릴까요?
때론, 나 자신조차 감당하기 힘든 만큼 보고 싶은 사람을 그리워해서
숨조차 쉬지 못할 정도로 얼굴이 일그러질 때도,
때론, 커다란 거울 앞에서 문득 나의 모습을 바라볼 때
이제까지 뭐하고 살아왔지 라고 질문들 던지면서 멍해질 때도,
더 이상 볼 수 없는 하늘나라로 간 가족이나, 친구나, 반려동물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싶어서 갑자기 펑펑 울 때도,
미루다 미루다 더 참고 기다리는 나의 배려가 오히려 무시당하고
오해와 거짓으로 나를 공격할 때도,
띵동 하고 문자메시지와 더불어 그토록 기다리던 택배를 받을 수 있는 그 시간을
기다리게 될 때도,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고백을 한없이 기다릴 때도,
내 삶이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 것 같아서 내가 내 삶을 기다려주고
내가 스스로 내 꿈을 향해 준비하려고 할 때도,
기다림들은,
모두 나로 인해 시작되고 나로 인해 마무리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천정높이까지 커다란 디스플레이 앞에서
그 높이의 끝자락을 올려다보면서
더 이상 나를 기다려주지 못하는 그리움들을 내려놓고
디스플레이에 비친 내 모습이 지금의 자화상처럼
스케치된 한 장의 그림처럼
마음 한쪽의 먹먹함을 가지고
하늘을 보이는 천정의 유리를 바라봅니다.
그리움은,
언젠가 내가 진짜로 직접 만나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존재할 때
그것만큼은 절대적으로 소중하고 행복하며, 나 자신조차 삶의 현실에 고마워하며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게 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당신이라는 것을
그것이 바로 그리움의 크리스마스 같은 선물임을...
당신의 인생에 남는 건 당신의 모든 것을 담은 사진들-문득 잠깐 멈춰진 나만의 시간 속에서 발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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