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첨가물 NO!
미국 식탁에서 인공 첨가물 함유식품이 사라지고 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천연식품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건강에 관심 많은 소비자들이 설탕·항생제 등 ‘나쁜 첨가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건 물론 ‘자연 그대로의 음식’을 원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대형마트는 신선도 입증을 위해 아예 매장 안에 채소농장을 만들기도 했다.
‘항생제 프리’. ‘슈가 프리’, ‘인공색소 프리’. 각종 식품 인공첨가물에 대한 ‘프리(free)’ 트렌드가 미국시장에서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미국의 식물성 오일시장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천연 감미료 수요가 늘고 있다. 무항생제 육류 수요도 증가해 맥도날드, KFC 등 업체들이 무항생제 닭고기 사용 방침을 선포했다.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식품에 부착하는 ‘클린라벨’의 확산이다. 클린라벨이란, 식품 함유성분을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표기한 라벨이다. 이 라벨은 기존의 영양성분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유전자변형 농산물 사용 여부나 각종 식품인증 취득 여부를 한눈에 알기 쉽게 만들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식품조사기관 ‘센터 포 푸드 인티그리티’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클린라벨이 붙은 식품을 건강식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53%에 달했다.
오일부터 콜라까지, 천연식품 열풍 후끈
건강식품으로 꼽히는 올리브오일은 미국시장 내 매출이 최근 5년 연속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미국 내 올리브오일 매출은 2013년 11억달러에서 2017년 14억 달러로 늘었다.
미국 오일시장에선 올리브오일이 점유율 1위고, 이어 아보카도·햄프씨드·치아씨드 오일 매출도 증가 추세다. 이외에도 생강원액을 첨가한 참깨맛 오일, 바질·토마토맛 오일 등 다양한 상품이 유통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뉴욕지사에 따르면 2017년 미국 오일 매출은 전년대비 4% 증가한 5300만달러(4조원)이며 2022년까지 연평균 3% 증가 전망이다.
감미료 분야에서도 천연 추출물이 각광받고 있다. 설탕 대체재인 스테비아·에리스리톨·자일리톨 등 천연 감미료가 음료와 스낵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코카콜라사는 마리화나에서 추출한 향정신성의약품인 ‘캐너비스’ 생산업체와 ‘오로라 캐너비스’ 사와 손잡았다. 양사 합작으로 마리화나 추출 음료 생산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캐너비스 추출물은 근육통을 완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미국 식약청은 이 물질을 의료용 처방약 성분으로 허용하고 있다.
미국에서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는 주가 늘어날 전망이고, 이웃국가인 캐나다 역시 캐너비스 합법화를 추진 중임에 따라 캐너비스 추출물 시장은 확대될 전망이다.
펩시콜라사도 건강식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펩시콜라 제조사인 ‘펩시코’는 지난해 10월 건강식품 스타트업 기업 ‘헬스워리어’ 를 인수했다. 헬스워리어는 2010년 설립된 회사로 단백질 파우더, 치아씨 등 건강식품을 생산한다. 펩시가 건강식품에 눈을 돌린 건 전세계적 건강식품 트렌드에 비춰 탄산음료 시장전망이 결코 밝지 않기 때문이다.
훈제식품에도 천연 트렌드가 더해지고 있다. 훈제음식은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음식이지만 건강에는 좋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훈제나 바비큐 육류 등 그릴 식품을 많이 섭취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이에 따라 식재료 개발사 ‘벨플레이버&프래그런스’사는 연기를 사용하지 않고 만든 다양한 종류의 훈제향을 개발했다. 건강에 대한 우려 없이 즐겨먹을 수 있는 훈제식품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식재료 업체 ‘골드코스트 인그리디언트’사의 메간 브라이네스마케팅 대표는 “연기와 연소 부산물을 사용하지 않은 훈제 맛이 2019년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건강식품 수요가 늘자 식품기업 뿐 아니라 유통매장까지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유기농 식품 전문점인 ‘홀푸드마켓‘ 뉴저지점은 매장내 느타리버섯 미니농장을 조성했다. 버섯을 매장에서 직접 생산하며 전과정을 소비자에게 공개한다. 생산한 버섯은 수확 후 판매한다. 식료품 체인점 ’하이비‘도 2017년 아이오와지점의 농산물 판매대에 수직농장을 조성했다. 이곳에서 상추, 바질, 민트 등 다양한 채소를 재배해 수확 후 판매한다.
미국 외식업계도 건강식품 마케팅에 나섰다. 코스트코는 1958년부터 판매한 인기 메뉴 '핫도그콤보' 판매를 중단하고 건강식 메뉴 출시에 나섰다. 핫도그 대신 유기농 햄버거, 샐러드 등 건강식으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LA 베버리센터는 포케(Poke) 전문점 등 트렌디 식당 15개를 모은 푸드홀 ‘The Street’를 개장할 예정이며, LA 웨스터필즈는 미 서부최초로 이탈리아 음식백화점 'Eataly’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