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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바이어 Feb 14. 2018

'배달의 민족'을 넘보는 중국인들

김경미 기자의 차이나 에세이_ O2O 배달서비스

중국에서 소비자가 '훠궈(火锅)'를 주문한다면, 배달원은 훠궈 재료뿐 아니라 식탁보, 접시, 가스레인지 등 조리에 필요한 모든 도구까지 준비한다. 일정시간이 지나면 배달원은 다시 돌아와 음식물 쓰레기부터 설거지까지 모두 처리한다. 음식을 배달만 하는 우리나라의 배달통, 요기요 등의 배달 업체들보다 더 발전한 형태다.


2년 전, 중국 상하이에 살고 있는 친구와 함께 제법 긴 여행을 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여행은 역시 현지인과 함께 돌아다녀야 깊은 맛을 느낀다. 자연스런 일상생활을 보면서 현지문화를 많이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 중 어느 날엔 돌아다니는 게 귀찮아질 때도 있다. 어느 날, 호텔로 음식을 배달시켜 먹자는 말이 나왔고 그러자마자 중국인 친구는 "뭐 먹고 싶으냐"고 물으며 스마트폰을 열었다. 스마트폰 앱을 실행하자 호텔 주변 음식점 리스트가 나왔고 거기에는 한국음식도 제법 나와 있었다. 몇 번의 터치로 주문과 결제가 끝났다. 오, 중국도 배달 시스템이 엄청 발달했구나, 하고 감탄했던 순간이다. 물론 1, 2급 도시들에 국한된 얘기이긴 하다. 하지만 발달 속도가 느리지 않다. 현재 중국은 배달산업을 통해 외식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중국의 외식판도를 바꾸다


중국을 한번이라도 여행해 본 사람들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침 출근시간 전, 그들의 손에 들려있는 비닐봉지를 말이다. 비닐봉지에는 죽, 빵 등의 아침 포장식이 담겨 있다.


중국은 맞벌이 부부가 많다. 그렇다보니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 사람보다 밖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중국 식사는 주요리와 부요리로 구성된다. 부요리는 야채볶음이 대표적으로, 이는 집에서도 쉽게 요리할 수 있다. 하지만 돼지고기, 오리 등을 이용한 주요리는 집에서 요리하기 어렵고 시간도 많이 든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외식을 하거나 음식점에서 요리를 포장해 집에서 먹는 문화가 발달한 것이다.


최근에는 중국도 우리나라와 같이 1~2인 가족의 증가, 노령화 등의 사회구조가 변하면서 '편리성'에 대한 니즈가 높아졌다. 이에 중국의 1, 2급 도시를 중심으로 배달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들이 생겨났다. 또한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즉 앱을 통해 주변 음식점의 음식을 배달시켜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미 외식문화와 포장문화에 익숙해 있는 중국인들은 O2O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이용하게 됐다.


빅데이터 리서치(Bigdata-Research)에 따르면 2015년 중국의 테이크아웃 식품산업 규모는 10조952억여 원으로 4조8616억여 원이었던 2014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테이크아웃 식품산업 중 O2O서비스 규모는 2015년 2조2209억여 원이다. 이는 2014년 7292억여 원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가정보다 회사-학교 이용객 수가 더 많다


앱을 활용한 대표적인 업체로 '메이투안와이마이(美团外卖)'가 있다. 이 업체의 성공전략 중 하나도 '고객만족 우선서비스'다. 음식배달 서비스뿐만 아니라 약국배달 서비스, 장봐주기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메이투안와이마이는 2015년 8월 기준 중국 내 50%의 시장점유율 나타내고 있으며 가입자 수도 2억 명이 넘는다. 또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270여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사무실보다 주거지역에서 더 많이 배달음식을 시켜먹는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회사와 학교에서 앱을 이용한 배달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리서치가 조사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이용자의 42.4%가 사무실 근로자였다. 대학생들이 38.6%로 그 다음 많이 이용했다. 주거지역에서 배달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은 전체의 15.2%밖에 안 됐다.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이 되면, 회사나 학교 주변 음식점에는 사람이 많이 몰린다. 하지만 항상 바쁘게 생활하고 있는 회사원이나 학생들은 짧은 시간 안에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배달을 이용한다. 중국은 사내 직원식당을 운영하는 회사가 많지 않다. 있더라도 그 많은 직원을 수용하기 힘들다고 한다. 이에 앱을 통해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회사원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용자 수가 늘 것으로 보인다.



배달사업의 기획력 보완이 필요하다


상하이에 살고 있는 중국친구는 "O2O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배달 서비스가 중국 내에서도 성장잠재력이 높은 업종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스마트폰을 활용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현재 소비층은 20~30대 젊은층이지만 머잖아 전 연령층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다양한 서비스가 개발돼 배달 서비스가 외식산업의 성장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 앱을 이용한 배달서비스가 제공되는 지역은 일부분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중국 대부분의 지역으로 보급됐다. 중국 배달업체들도 계속해서 지역적 영역을 넓혀 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배달 사업과 함께 중국 외식시장도 성장할 것은 분명하다.

중국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국내 외식업체들은 매장의 확장에 국한하지 않고 배달사업의 기획을 보강해야 한다. 소비자에게 음식을 배달할 때에도 맛, 온도 등이 일정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말이다.




2016년 6월 1일자 더바이어 258호에 게재 됐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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