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업계 1인자의 화려한 변신 vs 프리미엄 한식 도시락의 진화
한솥도시락은 HMR제품과 편의점 도시락과의 차별화를 위해 고급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본도시락은 직장인을 위한 계절성 식재료 메뉴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프리미엄 도시락을 선보이고 있다. 25년 가까이 업계 1위를 지켜온 한솥도시락과 2015년 이후 매년 20%이상의 매출 신장을 보이며 성장 중인 본도시락의 경영 전략을 짚었다.
25년간 도시락 시장 강자의 자리를 유지해 온 한솥도시락은 저가형 도시락의 가성비와 한솥도시락만의 다양한 소스와 양념, 갓 지은 밥을 먹을 수 있는 점이 호평을 받아 719개의 가맹점을 뒀다.
이런 한솥도시락이 최근 전면 리뉴얼했다. 브랜드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고 나선 것이다. 많은 도시락전문점이 프리미엄 상품으로 차별화를 모색할 동안에도 한솥도시락은 저가형 도시락 콘셉트를 고수했기에 더 눈에 띄는 변화다. 최근 한솥도시락은 스톡홀름 디자인 랩의 디자인으로 브랜드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했다. 조만간 일선 점포에 신규 BI를 도입할 예정이다.
리뉴얼한 한솥도시락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테이크아웃 도시락 전문점 콘셉트에서 벗어나 먹고 갈 수 있는 콘셉트의 이팅 라운지를 신설했다는 점이다. 기존의 한솥도시락 점포는 16∼20㎡ 사이즈의 소규모 매장이 주였다. 앞으로는 매장 면적을 늘려 고객이 식사하고 갈 수 있는 환경을 적극 조성할 예정이다.
이팅 라운지를 도입한 한솥도시락 성균관대점은 월평균 매출 4500만원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이팅 라운지 신설 전보다 2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점포에서 바로 도시락을 먹는 고객 비중도 전체 방문 수의 약 40%에 달한다.
한솥도시락은 2018년부터는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보완하여 8000∼1만원대 제품도 다수 선보일 계획이다. 리뉴얼된 메뉴들은 기존 가격 대비 품질과 요리법을 개선했다. 예를 들면 김치볶음밥은 양파, 홍피망을 넣고 불맛이 나는 철판볶음밥으로 리뉴얼했다.
김진형 한솥도시락 마케팅팀 주임은 “한국 HMR시장이 대폭 확대되는 변화에 따라 한솥도시락은 저렴하게 좋은 품질을 제공하는 기본 가치는 그대로 두되, 저렴한 가격에 접하기 어려운 나시고랭 등의 내셔널 푸드 메뉴나 외식으로 혼자 먹기 어려운 철판볶음밥 등을 메뉴에 추가했다”고 말했다.
고메이 시리즈 중에는 나시고랭, 순살 고등어조림, 데미그라스 함박, 깐풍기와 깐풍새우가 들어간 깐깐도시락이 잘 나간다. 특히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사용하는 순살 고등어조림 도시락은 40~50대 직장인에게 인기가 높다. 식재료 품질을 높인 한솥도시락은 2017년부터 무세미 신동진 단일미로 밥을 지어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김치도 100% 국내산 재료를 사용한다. 평창·태백에서 재배한 배추에 국내산 마늘, 젓갈, 고춧가루만을 사용해 김치를 만든다.
한솥도시락이 변화를 시도한 이유는 편의점 도시락과 HMR시장이 급성장하며 성장세가 정체되었기 때문이다. 한솥도시락은 2010년대 초반 급성장했으나 2014년부터 정체기를 겪었다. 2011년 약 54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2년에는 625억원, 2013년에는 778억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하지만 2014년에는 매출액 804억으로 전년 대비 3.3% 성장하는데 그쳤다. 2015∼2017년에도 계속 한 자릿수 성장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6년에 4% 감소하며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저가형 도시락이 편의점 도시락과 시장이 겹쳐 그 몫을 잠식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일 업종의 도시락 업체들이 한솥도시락을 바짝 추격해온 것도 전략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한솥도시락은 앞으로도 중저가 전략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을 늘려 가며 세련된 도시락의 이미지를 구축할 방침이다.
본죽의 세컨브랜드로 2010년에 시작된 본도시락은 한식을 기본으로 한 고가형·프리미엄 정찬 차림이 기본이다. 본도시락의 메뉴 수는 약 40여종이다. 절반 이상의 메뉴가 3년 이상 유지됐고 이외의 메뉴는 계절이나 트렌드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제품은 남도조리법으로 만든 광양식 바싹 불고기 도시락이다. 그 뒤를 이어 쌈채소가 포함된 메뉴와 부추제육볶음 도시락이 많이 팔렸다.
본도시락이 도시락 브랜드로 진입하기 전까지 도시락 시장은 튀김류 반찬이 다수 가미된 저가형이 대세를 이뤘다. 본도시락은 국내 HMR시장의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렌지 업, 국탕류 제품은 발전했지만 신선 채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점을 파악해 틈새시장을 겨냥했다. 이를 통해 본도시락의 쌈밥 도시락 메뉴가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2015~2017년에 걸쳐 매년 평균 20~29%의 꾸준한 매출 성장률을 보인 본도시락은 2018년 현재 314개의 가맹점을 두고 있다.
본도시락의 공급은 B2C 위주지만 B2B영업팀을 신설했다. 지난 평창 동계 올림픽 당시 본도시락은 성화봉송하는 스태프 250여명에게 총 2만5000여개의 도시락을 100일간 공급했다. 본도시락의 전국 가맹점은 수도권 171개, 지방권 138개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 전국을 이동하며 성화 봉송하는 루트에 따라 바로 따뜻한 도시락 제공이 가능했다. 본도시락의 배달 서비스는 기존 저가형 테이크아웃 위주 도시락과 차별화한 서비스다. 본사 지침에 따라 배달 최소 가격인 15000원은 가맹 사업 시작 이후로 오른 적이 없다.
또한 본도시락은 플라스틱 용기에 거부감을 느끼는 소비자층을 위해 합성수지 비율을 일반형 제품보다 30%이상 줄인 친환경 용기를사용한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본도시락은 사계절별로 신 메뉴를 출시하고 있다. 올 봄에 출시한 쭈꾸미 달래삼겹구이는 일평균 2500개가 팔렸다. 본도시락 총 판매량 중 5~6%를 차지하고, 전체 판매순위 중에서도 40여종 중 10위권 이내에 드는 성적이다.
쭈꾸미 달래 삼겹구이를 개발하게 된 배경에 대해 문지원 본아이에프 마케팅기획팀 주임은 “20~30대 직장인을 타깃으로 개발했다”며 “점심·저녁 식사를 외식으로 해결하는 직장인은 계절성 식재료 섭취가 어려운 점을 감안해 춘곤증에 좋고 영양소가 높은 쭈꾸미와 달래를 식재료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본도시락은 2017년에도 외식 식당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봄 생나물을 활용한 냉이 된장찌개를 출시한 바 있다.
올해는 날씨가 더워서 보통 7~8월에 출시하는 여름 메뉴가 6월 출시로 앞당겨질 예정이다. 작년 여름메뉴는 다이어트 닭가슴살 도시락과 오리구이와 장어구이가 함께 나오는 보양식 활력도시락이었다. 활력도시락은 2만3900원이라는 본도시락 메뉴 중 최고가에도 불구하고 여름 한정 기획 수량 2만개가 완판됐다.
본도시락은 사계절 메뉴 외에도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해 카테고리를 늘려가고 있다. 이전에는 다이어트 샐러드 카테고리가 따로 없다가 2017년 3월에 신설됐다. 이전에 있던 샐러드 메뉴가 확장되어 고구마·견과류 등을 사용한 샐러드를 늘린 것이다. 메뉴 중 인기 있었던 다이어트 닭가슴살 도시락은 다이어트를 원하는 소비자층이 닭가슴살과 고구마의 섭취를 선호한다는 자료를 토대로 밥 대신 고구마를 넣은 도시락이었다.
본도시락은 점심·저녁에 많은 주문이 몰리는 가맹점 체제를 감안하여 커스터마이징 도시락은 보류 중이지만 2017년에 내놓은 일품반찬류 메뉴가 보완책이 되고 있다. 본도시락은 2017년부터 4000~5000원대에 반찬류 9종을 따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2017년도에 일품반찬류 판매 개수는 36만개에 달한다. 일품반찬류 판매율은 3월 판매 수량 기준 전체 메뉴 판매 수량 대비 4% 차지하고 3월 기준 일품반찬 9종은 4만2000여개 판매됐다.
본도시락은 다양한 지역특산물 도시락을 내놓는다. 이 중 제주, 울릉도 테마의 도시락은 지역 식재료를 활용했고 광양 도시락과 장흥식 삼합 도시락은 지역 조리법을 활용했다. 2017년에 출시한 울릉도 한상도시락은 울릉도 삼색나물을 밥으로 만든 도시락으로 울릉군과 MOU를 맺어서 식재료 수급 안정성을 유지했다. 전국 가맹점 공급을 감안해 식재료 소싱을 선수급으로 안정화시키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문 주임은 본도시락의 경우 메뉴 개발 시 가맹점의 수급 안정성 보장과 품질을 최우선한다고 설명했다. 울릉도 한상도시락은 삼색나물을 원물이 아니라 밥 형태로 원팩화시켜서 전국 가맹점이 맛의 통일성을 갖추도록 했다.
2017년 9월 선보인 제주별 식도시락은 밥은 우도 땅콩 영양밥을 사용하고 제주 특산물인 해조류 모자반을 이용해 미역국에 추가했다. 이외에도 한식을 베이스로 고흥 유자 드레싱이나 우도 땅콩 소스를 샐러드에 활용한 지역별 특산물 소스를 선보였다.
문 주임은 다양한 식재료를 소싱하면서 가장 취급하기 어려운 식재료로 오징어, 쭈꾸미 등 해산물을 꼽았다. 계절에 따라 변동이 심하고 수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메뉴 개발시 어려웠던 제품은 장어 도시락이었다. 장어를 그대로 구워도 느끼하고 비렸고, 조리 후에도 20~30분 지나면 비려져 맛을 잡기 어려웠다. 이에 복분자를 넣은 고추장 소스를 활용해 맛을 잡았다.
2018년 5월 1일자 더바이어 304호에 게재 됐던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