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 맛집 카페리뷰어
나도 지금까지 버텨준 나에게 바치는 위로와 응원이 필요할 때가 있다. 남에겐 수없이 입 밖으로 뱉어 냈으면서 정작 스스로에겐 한 번도 해주지 못한 말. "괜찮아, 고생했어, 그걸로 충분해" 사실 이 말들은 나에게 먼저 진즉 해줬어야 하는 말이었다.
전승환 작가는 오늘도 외친다. "내가 가장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바로 나예요", 오늘도 난 책을 들고, 카페에 간다. 지금까지 살아줘서 고마운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 멋진 곳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참 고마워서.
겨울 끝자락쯤, 방학인데도 특별 수업이 있어 거의 반 이상은 학교에 갔던 막내 딸아이가 못내 억울하다고 어디라도 가잔다. 내심 한 번 갔으면 싶었던 나도 옳다고나 적극적으로 따라나섰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딸아이들과의 여행이라면 어딘들 못 가겠는가.
과거엔 나였는데 이젠 큰 딸아이가 우리 집 여행 스케줄을 짜는 중책을 가져갔다. 못 해준 것만 자꾸 기억나는데 벌써 저렇게 훌쩍 커버렸으니 딸아이들을 보면 늘 죄스럽다. 나이 들면 주책이라더니 갱년기인가 툭하면 울음이 난다. 부모님이 나를 볼 때도 이런 죄스러움이었겠구나 싶어서 또 목이 잠긴다.
오늘 찾아간 곳은 일반 주택을 개조한 "하얀 파도"라는 카페다. 외관으로 봐서는 글쎄였지만 그래도 바다가 옆이고, 리뷰도 좋게 달려서 한 번 큰맘 먹고 들어가 보기로 했다. 카페나 인테리어를 직접 하고 싶은데 자신이 없다면, 선택해라! 흰색을 온통 하얗게 칠해도 중간은 간다.
여기에 노란 오줌 색이나 주황색 조명을 섞어 주면 딱이다. 그다음 소품이나 조명으로 거들어 주면 중간 이상으로 평가가 높아지게 된다. 마법의 공식이다. 어쨌든 2% 부족한 인테리어를 걱정하며 들어섰다. 다소 아쉽고, 부족해 보이는 공간으로 그래도 리뷰 평가를 다시 한번 되뇌며.
매일 아침 10시 반에서 21시까지
남녀 화장실 구분
루프탑 암담한 공간
헛웃음이 난다. 세상에. 무슨 말이 필요할까. 비현실적인 뷰다. 건물 옆이 그냥 바다다. 커다란 통창이 그대로 바다를 그려 놓은 액자 같다. 다만 그 짜임새가 2% 부족할 뿐, 워낙 뷰가 좋은 터라 그 나머지를 상쇄하고 나 경탄을 자아낸다. 아쉬움이 있다면 테이블이 정말 몇 개 안된다.
1층은 커플 손님이 있어 2층으로 올랐다. 2층 역시 테이블이 많진 않다. 아기자기 하지만 뭔가 어색한 느낌이 뷰를 망친다. 뷰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고나 할까. 뷰 포인트, 그러니까 가장 추천할 만한 곳은 1층에 하나, 2층에 하나, 어찌 알았는지 커플이 모두 차지하고 있어서 담을 수 없어 아쉬웠다.
커피 마시러 간 것은 아니었으니 평가는 생략한다. 저런 기막힌 바다 뷰가 제대로 대우를 못 받는 것 같아 속상했다. 정보가 부족해 미처 몰랐지만 다른 손님들이 어디를 올라가기에 또 뭐가 있나 올랐다가 모든 아쉬움을 상쇄한 기막힌 뷰에 넋을 놓았다. 바람만 조금 덜 불었어도 여기서 책을 읽고 싶었다.
유독 짙푸르다 못해 쪽 빛을 내는 여수 바다는 하늘과는 또 다른 생각으로 사진이 꽉 차 보여서 좋았다. 거기에 한국의 나폴리처럼 세계적인 미항으로 알려졌다는 풍경이 힘을 보탠다. 오늘은 유난히 파란 하늘 심심하지 말라고 구름까지 멋지게 난을 쳤으니 눈을 크게 뜬다. 사진으로 다 담지 못하는 화폭은 눈으로 담고, 코로 기억해둔다. 훗날 다시 한번 방문해 보고 싶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춥지 않은 날을 골라 이런 곳에서 시간을 보내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얼마나 있었을까. 노을이 진다. 바다가 만들어주는 잔 여울에 지는 해는 아쉬움을 조금씩 빛으로 만들어 육지로 돌려보낸다. 너울너울 잔 물결이 칠 때마다 빛은 소리를 낸다. 나 좀 봐달라고, 내 얘기 좀 들어 달라고, 빛이 소리를 내며 육지 향해 흐르는 곳, 하얀 파도 뷰 카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