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 맛집 커패리뷰어
매일 10시부터 21시까지
19시 이후에는 영업시간 유동적 변경
남녀 화장실 구분
여러분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인가요? 저 역시 재어 본 적은 없지만 굳이 하나 들자면 90도쯤 되지 않을까요. 나름 곧 펄펄 끓을 만큼 하루를 뜨겁게 살고 있습니다. 이번엔 정여울 작가의 ‘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를 읽고 있습니다. 애정 하는 작가의 책 한 권 들고 오늘도 카페 여행 떠납니다.
여수엔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요즘은 바깥 활동이 조금 뜸하지만 ‘남자의 물건’ 김정운 박사 아니 작가를 무척 좋아합니다. 제가 작가를 꿈꾸는 것도 다 그분 때문이죠. 아주 재치 발랄 신박한 문체를 쓰는 나의 우상, 바로 그분의 서재가 이곳 여수에 있습니다.
감명받아 몇 번을 읽었는지 책 여기저기가 너덜너덜 해진 “에디톨로지”라는 책이 있는데, 그 양장판이 새로 나와 기꺼이 또 사두고 있다가 특별판 부록으로 여수에 있는 그의 서재 사진과 이야기를 보고, 그대로 따라 했습니다. 저도 에라 모르겠다 모니터를 세대 설치하고 닮고 싶어 그리 꾸몄지요. 그때부터 꼭 와보고 싶었습니다. 이 여수는. 필자도 된다면 이곳에 꼭 서재를 꾸미겠다는 다짐과 함께, 꼭 와보고 싶었던 곳입니다.
제 인생에 있어 제 마음을 가장 뜨겁게 달군 세 명의 여인 중 두 명이 커피를 삽니다. 다른 한 명은 제 코 고는 소리에 밤잠을 설치시고, 차에서 주무시고 계시죠. 그러고 보니 제 마음의 온도는 특정한 사람을 바라보면 올라갑니다. 죄지은 게 많은 탓이죠. 남은 생을 다 갖다 바쳐도 어림도 없을 만큼. 지나간 시간은 다시 오지 않으니 번복도 되지 않는 후회가 아마 마른 장작처럼 타올라 미안한 마음의 온도를 올리는 모양입니다.
기회엔 시간이란 옵션이 하나 있어 한 번 지나간 것은 절대 다시 오지 않습니다. 그나마 노력해서 다시 돌아오는 기회는 놓쳐버린 그 기회가 아닙니다. 분명. 하지만 또 주저하다 놓쳐선 절대 안 됩니다. 제발. 그러니까 마음의 온도가 뜨거워져 용의 불처럼 토해내야겠거든 절대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마셔요. 꼭 후회합니다. 저처럼. 그럼 가슴속에 나도 어찌하지 못하는 불덩이를 하나 안고 살아야 해요. 잘 눌러 놓지 않으면 가끔 가슴이 데이는 불덩이요.
시간이 주어졌다면 그 시간에 아주 충실하세요. 아낄 걸 아껴야죠. 쓸데없는 건 제발 아끼지 마세요. 아무리 독특하고, 아무리 엉뚱해도, 있는 그대로의 여러분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하나요. 진정한 친구, 연인도 답일 수 있겠죠. 하지만 전 가족입니다.
얼마나 많은 인연을 돌아 한 가족으로 묶였을까를 생각하면, 어디서든 그냥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다음 생을 이 철없는 아빠, 모자란 남편에게 달라고 하고 싶지만 너무 죄스러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 내 가족입니다. 젊을수록 저처럼 되지 마세요. 가슴 데이는 불덩이 안고 사는 아찔함 느끼지 않으려면 말입니다.
여수 참 좋네요. 김정운 박사가 왜 여기에 터를 잡았는지 공감합니다. 입구에 쓰인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미항 “여수”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습니다. 때 아닌 겨울 햇볕이 푸른 바다 비늘을 건드려 반짝입니다. ‘평화롭다’라는 말을 느낌으로 표현하라면 이런 거겠죠. 화려하진 않지만 그냥 푸근해지고 좋네요.
지금을 마음의 온도로 표현하면 커피 따끈한 65도 정도 될까요. 뜨거워 조심할 필요도 없고, 그냥 축 늘어지는 게 눌러앉고 싶은 온도 말이죠. 그게 65도쯤 되지 않을까 상상합니다.
가끔은 차갑게 식혀야 할 때도 있어요. 마음의 온도를. 그냥 뒀다가는 마음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어디에 가 있을지도 모를 상황에선 그냥 둬선 안되죠. 예를 들면, 이별 같은 경우입니다. 이제 한 2년쯤 됐나요. 2살 터울의 친했던 형님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이 그랬습니다.
이별 뒤 버티는 방법을 몰랐습니다. 너무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해서 두 다리에 힘을 줘 버텨야 한다는 걸 몰랐습니다. 무너지더군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죽음이 두려워졌습니다. 눈을 감고 머리를 감을 때도 그 상태가 꼭 죽음인 것 같아서요. 마음이 에너지를 갖고 용암처럼 녹아 흘러서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여기저기 상처를 냈고, 하루 종일 쓰라리고 아팠습니다.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럴 땐 마음을 식혀야 하는 거라고, 죽음을 자꾸 끓이지 말고, 온도가 조금 낮은 것들에 관심을 갖고 마음 안으로 자꾸 끌어들여야 한다는 걸 말이죠. 다른 말로 이걸 기분 전환, 관심 전환이라고 부르더군요. 그렇게 식혀야 그 암울한 기분에서 비로소 벗어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조금은 힘들게 하루를 살아냈습니다. 시간이 늦었으니 지난 걸 다하진 못하지만 하나라도 더 해야죠. 그런 마음으로 하루를 삽니다. 그래도 게으른 병은 금세 낫지 않아 매번 조금씩 원 상태로 상황을 되돌리지만 그러면 또 전 하루를 몰아세웁니다. 그래도 됩니다. 지난 시간 그렇게 후회 남겼으면 됐지 더 늦출 여유가 없어요. 돌아오지 않은 울림이면 어떻습니까. 외 방향으로 흐르는 사랑 한단 말이지만 할 수 있을 때 원 없이 합니다. 영혼 되어 들리지도 않는데 백날 외쳐봐야 내 사랑하는 사람에게 닿지 않아요.
그러니 하세요. 마음의 온도가 뜨거울 때 하세요. 더 늦기 전에 하세요. 외 방향이면 어때요.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주지 않으면 어때요. 내가 하면 되죠. 마음의 적정 온도 따질 시간에 한 번 더 보고, 만지고, 말하고, 느끼세요. 후회 없도록 우리 그러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