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읍천리 382 충북대점 - 안 좋은 일에도 끝은

뷰 맛집 카페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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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포스팅을 위해 의욕적으로 사무실을 나섰다. 목적지는 청주 도심을 벗어나 남청주 IC로 빠지는 길에 새로 생긴 대형 베이커리 카페다. 사전에 갈 곳을 어떤 느낌인지 검색했고, 망설임 없이 일어섰다. 하지만 오늘 선택이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나는 목적지에 다다라서야 깨달았다.


밸런타인데이.., 차를 세울 곳이 없었다. 오늘이 그날이고, 이런 날은 이런 곳이 발 디딜 틈 없을 거란 생각을 미처 못했다. 이런 기념일에 관심 없을 나이가 되니 2월 14일이 늦겨울 여느 하루와 크게 달라 보이질 않았던 것이다. 입장을 기다려야 하고, 코로나 시국에 이리 사람 몰린 곳이 탐탁지도 않았으며, 나는 그날 혼자였다. 몇 시간씩 혼자 앉아 글 쓰는 장면까지 그려보고 나서야 비로소 원하는 그림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청주 읍천리 382 충북대점 - 안 좋은 일에도 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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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본래의 목적지를 뒤로하고, 돌아 나오던 길에 평소 유독 눈에 띄던 카페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어디 앉아서 글도 써야 하고, 베이커리 카페 간다고 점심도 거른 상황이라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요즘 카페는 어디나 기준 이상이라 더 이상 잴 것도 없었다.


그런 연유로 오늘은 읍천리다. 더 정확한 이름은 '읍천리 382',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읍천리가 프랜차이즈란다.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는데 말이다. 읍천리는 도심 속 시골 감성의 복고풍 콘셉트를 시그니처로 하는 카페다. 대표들은 딜리버리 카페를 주 테마로 내세우고 이를 통해 새로운 카페 트렌드를 만들어 가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친다. 매장 이름부터 아주 시골스러운 '읍천리 382'는 도심 속 '시골 다방'을 꿈꾼다.


찾아가는길

새벽 1시까지 영업

매장 주소 : 충북 청주시 서원구 1순환로 713-1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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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스캔은 이쯤 하고, 서둘러 노트북을 꺼내어 콘센트 가까운 테이블 찾아 앉는다. 가만히 앉아 둘러본 읍천리는 홀 손님보다 유난히 배달이 많았다. 연신 주문 벨이 숨 가쁘게 울려댄다. 이들의 콘셉트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기호 음식인 커피를 나름 독특한 디저트와 함께 제공하는 것이다.


먹음직스러운 디저트 와플과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외관 구경에 나섰다. 미처 몰랐는데 제법 그럴싸하다. 읍천리 382의 모든 소품은 주문 제작이 아닌 실제 제품을 직접 공수해서 온단다. 기성세대에게는 옛 추억을, 젊은 세대에겐 따뜻한 복고 감성을 안겨주며 전 연령대에서 폭넓게 사랑받는 것이 주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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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TV, 오디오 스피커, 그리고 포니 자동차, 옛 감성에 어울리는 소품들을 적절히 녹여 넣었다. 곳곳에 비치해 읍천리 382만의 독특한 복고문화를 구현해냈다. 옛날 어느 집에서나 보리 물 끓여 담아두던 델몬트 주스 유리병이 정겹다.


'읍천리'의 뜻은 맑고 고운 물이 내려오는 정겨운 마을(카페)이라는 의미다. 고객은 누구랄 것도 없는 전 연령층이 타깃이고, 복고 분위기와 레트로 감성은 추구하지만 젊은 고객이 좋아할 수 있는 트렌디한 감각과 메뉴가 핵심이다. 과연 기대 없이 시킨 페이스트리 와플을 먹어보니 괜한 허풍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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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 울려대는 주문 벨의 이유를 알겠다. 이런 커피가 커피 잔이 아니라 캔에다 나온다. 멋모르고 신기해서 캔을 따 입에 갖다 댔다가 죽는 줄 알았다. 캔이 알루미늄 재질이라 뜨거워도 너무 뜨거웠던 것이다. 디저트 와플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다른 디저트도 기대되기에 충분한 맛이다. 와플 외에 샐러드, 샌드위치, 요거트 등도 함께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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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홀 영업시간은 단축해서 오후 9시까지, 포장과 배달은 새벽 1시까지 한다. 분위기는 글쓰기에 아주 좋다. 불빛처럼 아주 감성적인 글들이 줄줄이 엮어 나올 것만 같다. 달달한 사과잼 와플이랑 딸기치즈와플 반반 먹고, 타이핑 치다 보니 벌써 네 시간이 훌쩍이다. 금세 어두워졌다. 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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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좋은 일에도 결국 끝은 있다. 비록 경솔한 판단으로 시작됐던 오늘의 일과지만 나름 네 시간 집중해서 좋은 글을 쓸 수 있었다. 기회는 매번 같은 얼굴을 하고 오지 않는다. 가면을 쓰고 오기도 하고, 솔직한 민낯으로 오기도 한다. 문제는 기회든 액운이든 어떤 자세로 맞이하느냐에 달렸다. 액운도 내가 기회라고 믿으면, 내 앞에서 가면을 벗는다. 모든 일에는 결국 그 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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