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이월면 진안로 이월서가 - 당신이 지금 지쳤다면

뷰 맛집 카페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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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언젠가 끝나는 것이라면, 삶을 사랑과 희망의 색으로 칠해야 한다." 나도 김현경 작가처럼 샤갈의 이 말을 좋아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보다 "어떤 색으로 삶을 칠해서 채울까"라 생각이 많아지는 얘기다. "당신이 지쳤다는 건 그만큼 열심히 살아왔다는 증거다."라는 말에는 눈시울마저 붉어진다. 오늘은 진천이다.


진천 이월면 진안로 이월서가 북카페 - 당신이 지금 지쳤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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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일요일 출장이었다. 차마 뿌리치지 못할 일이라 일요일에도 약속을 잡았고, 마지못해 진천 충북 혁신도시로 내달렸다. 조금 서둘러 출발한 이유는 어차피 간 김에 진천에도 있을 멋진 뷰 카페를 들러보자 마음을 고쳐먹었기 때문이다. 마지못한 출장도 즐겁게 만들면 되지 않겠는가 싶었다.


매주 월요일, 화요일은 정기휴무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0시까지

라스트 오더는 19시까지다.

영업시간이 들쭉날쭉이라 꼭 확인하고 방문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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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회의를 마치고, 찜 해놓았던 진천에서 가장 핫하다는 이월서가로 향했다. 나타나란 카페는 안 나타나고 자꾸 고불고불 산으로만 오른다. 길을 잘못 들었나 싶어 몇 번이고 곁눈질해 내비게이션을 봤다. 네비는 오류 없이 계속 길을 안내하고 있으니 맞는 것 같은데, 뾰족한 대안도 없으니 이럴 땐 그냥 내달리는 게 맞겠지?


그러고 보니 우리네 삶도 참 많이 닮았다. 여러 번 고민을 하고 그게 맞는단 생각이 들면, 그냥 해야 한다. 뾰족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녀석은 원래 남 사정 다 봐줘가며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런 과정이 누군가에겐 아픔이고, 누군가에겐 기회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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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서가에 도착하고 나니 다시금 김현경 작가의 말이 떠오른다. "당신이 지금 지쳤다는 건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다." 위로가 된다. 지쳤지만 열심히 산 건지만 건지 확신이 없을 때 지쳤음이 곧 증거라고까지 말해주니 고마울 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잔디밭에서 바라본 이월서가는 건물을 따라 흐르는 그 선 뻗음이 꼭 드리운 그림자가 같았다. 해가 뜨거나 내리고 그에 맞춰 시시각각 드리워지는 그림자 말이다. 땅이 넓으니 그것도 아주 자신만만하고 시원하게 그어서 내렸다. 겨울이라 그렇지 저 잔디가 제철을 맞아 색깔을 내면 볼거리가 아주 대단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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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 나는 곳은 잔디밭과 맞닿은 1층과 실제 주 출입구인 2층에 있다. 2층엔 실내 커피 바가 있고, 나머지 공간은 실내 없이 바로 루프탑이다. 2층 루프탑으로 나가면, 저 멀리 산 아래에 진천 이월이 그대로 내려다보인다. 아주 장관이다. 오늘은 춥고 바람 많이 불어 그렇지 햇볕 좋은 날엔 이곳 자리다툼이 장난이 아닐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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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책을 가져다 볼 수 있는 서가다. 그렇다고 책을 파는 곳은 아니다. 요즘 뷰 카페를 이리 하는 이유는 휴게음식점이나 일반음식점 허가가 나지 않아 편법(?)으로 장소 대여, 그러니까 테이크 아웃 커피 바를 차려 허가를 내고, 실제 비용은 음료 구입이 아니라 장소 대여료로 처리를 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이런 곳이 많다.

시간이 날 때 와 책에 푹 빠져 있다 가고 싶지만 영업시간이 생각보다 짧다. 평일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이나 정기 휴무일이고, 수요일도 영업시간이 짧고, 목요일은 정확한 영업시간이 안내되어 있지 않다. 방문할 요량이면 먼저 영업시간부터 체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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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말한 자리다툼 꽤나 일어날 것 같은 루프탑이다. 전망이 아주 제대로다. 바람만 아니라면, 이곳에 눌러앉아 있고 싶은데, 너무 세서 차가워서 견딜 재간이 없었다. 처음엔 남은 곳 없이 꽉 차있더니 바람 몇 번 불자 모두 1층으로 내려갔다. 산속 깊은 곳에 서가라. 제법 운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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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면 진안로 583-6, 돌아 나오는 길, 아쉬움이 자꾸 붙잡는다. 바람이 너무 불면 도롱뇽 서식지 앞 바람막이가 선 곳에 앉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에 있을 때 모르다가 파라솔이 손톱만 하게 보이자 그제야 그게 보인다. 지침 안에 있으면 사람들은 모른다. 그러다가 한 발짝 뒤로 물러서면 비로소 그 지침도 곧 내가 열심히 살고 있다는 증거라는 게 보이듯 세상에 너무 지쳤다 싶으면 너무 많이 말고 딱 한 발자국만 물러나 자. 오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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