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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자본가 Oct 22. 2023

비디오 대여하던 작은 회사가 세계 1등이 된 비밀

「 규칙없음 」리드 헤이스팅스, 에린 마이어 저


우리나라 국민 중에 '넷플릭스'라는 기업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혹시 만에하나 넷플릭스라는 기업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오징어게임'은 다 알것이다. 사실 지금의 넷플릭스는 전세계 국가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여 콘텐츠를 만드는 거대 공룡기업이지만, 시작은 비디오를 대여하는 작은 회사였다. 이 비디오를 대여해주던 작은 기업이 갑자기 DVD를 각 가정에 보내주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아예 배송도 필요없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굳이 DVD를 기다리지 않아도 즉시 원하는 영화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넷플릭스




하지만 아마 넷플릭스가 여기서 멈추었다면, 아마 우리는 오징어게임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넷플릭스는 기존에 있던 영화를 스트리밍 하는데서 만족하지 않았다. 자체적으로 넷플릭스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그렇게 넷플릭스는 월트 디즈니를 능가하는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되었다. 불과 25년 전에는 비디오 대여업을 하던 작은 회사가 지금은 시가총액 200조가 넘는 어마어마한 기업이 된 것이다. 사실 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잘 감이 잘 안잡힐수도 있는데, 우리가 많이 쓰는 네이버의 시가총액이 29조에 불과하다.




넷플릭스의 시가총액





그렇다면 불과 25년전에 작은 비디오 대여점이었던 넷플릭스는 어떻게 이런 거대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 '규칙없음'이라는 책에서는 이런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이 '규칙이 없었기 때문이다' 라고 말한다. 규칙이 없다니 무슨소리냐고? 말그대로 규칙이 없는 것이다. 나도 처음에 책을 읽기 전에는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그런데 책을 읽고나서는 무릎을 탁 칠수 밖에 없었다. 규칙없음이야말로 넷플릭스가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될수있었던 이유였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에는 휴가 규정이 없다 



그렇다면 규칙이 없다는 것이 어떻게 넷플릭스를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어준 것일까? 실제 사례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보자. 휴가제도다. 대부분의 직장은 휴가제도가 잘 마련되어있다. 연차는 얼마가 주어지고 또 특별한 날에는 쉴수 있음을 강조한다. 기업들은 자사의 휴가제도가 다른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과시하고 훌륭한 구직자들을 유혹하는데 휴가제도를 유용하게 사용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에게 최고의 복지는 아마 휴가가 아닐까? 많이 쉬는데 돈까지 많이 준다면...? 그 어떤 기업보다도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기업들 역시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어서 많은 휴가 일수를 내세워 우수한 인재들을 잡으려고 노력한다. 그렇다면 넷플릭스의 휴가는 얼마나 될까? 놀라지 마시라. 넷플릭스의 휴가제도는 다음과 같다.




규정도 없고 확인도 하지 않는다.




넷플릭스에는 휴가에 대한 규정이 없다고 한다. 왜 휴가규정이 없을까? 넷플릭스 담당자는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복장 규정이 없지만 옷을 아예 벗고 출근하는 사람이 없듯이 일일이 그런 휴가를 규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자기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날에 휴가를 쓰면 된다는 것이다.



얼핏들으면 맞는 말이다. 우리가 옷을 입고오라고 규정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벌거벗고 오는 경우는 없다. 티셔츠냐 정장이냐 뭐 이정도의 차이지. 복장에 대한 규정이 없다고 아무것도 안입고 오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렇게 넷플릭스 담당자의 말에 현혹되려는 찰나.. 정신을 차렸다. '현실이 그렇게 쉽게 돌아가나? 그러면 도덕적해이가 일어나지 않나..?' 365일 중 200일 정도를 휴가로 쓰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만약 내가 그런 휴가규정이 딱히 없는 회사를 다닌다면 휴가를 200일 정도 쓸것 같은데...



구체적인 설명을 좀 더 해보자면, 휴가에 대한 규정이 없어도 200일이상 휴가를 내는 직원이 없는 이유는 이렇다. 일단 회사에서 위에있는 사람이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늦게까지 일하고 휴가를 1년에 10일정도만 사용하면, 자연스럽게 다른 구성원들도 거기에 맞춰서 휴가를 쓴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규칙이 없다고 해서 진짜 무규범지대처럼 마음대로 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분위기를 파악한다.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구성원들이 그 암묵적 룰을 자연스럽게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넷플릭스가 경영진들에게 휴가를 적게가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최소 일수 이상 휴가를 갈 것을 권하고 있다. 넷플릭스도 오히려 휴가규칙없음이 휴가없음으로 될수 있기에 이부분을 굉장히 조심하고 있었다. 그래서 휴가는 마음껏 쓰되, 휴가에 대한 이야기를 구성원들과 많이 나눌 것을 넷플릭스에서는 권장한다. 이번 휴가에서는 무엇을 했고, 어땠는지 이런 것들을 구성원들과 많이 나누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런 상황에서는 휴가를 써도 괜찮구나 라는 학습이 일어난다. 분위기가 파악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규정이 없을때 사람들은 주로 상사나 동료들이 내는 휴가기간을 보고 자신의 휴가기간을 정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200일씩 휴가를 내는 직원은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이 넷플릭스의 무제한 휴가, 즉 휴가 '규칙없음'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된 것은 넷플릭스 CEO의 깨달음에서였다. 무제한 휴가실험을 하는 중에 CEO인 자신조차도 1년에 2주밖에 휴가를 쓰지 않았음을 알게 된것이다. 하지만 1년에 휴가일수가 며칠이라고 규칙으로 정해지자 오히려 그 휴가일수를 억지로 다 소진하려는 자신을 발견했다. 심지어 남은 휴가일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 힘들게 얻어낸 휴가를 잃을까 두려운 감정이 들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런 기업의 보이지 않는 논리와 문화 속에서 넷플릭스는 과감히 휴가규칙을 없앴고 이런 제도들이 결국 넷플릭스를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규칙없음은 어떻게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가



그런데 규칙이 없다는 것이 어떻게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 원동력이 될까? 그냥 휴가규칙 좀 없다고 그렇게 기업이 달라질까 생각이 들것이다. 하지만 규칙이 없다는 것은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책에는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사례를 가지고 이야기한다. 재무담당자 실라의 이야기다. 재무담당자 실라는 푸들을 한마리 키우고 있었다. 집에만 두기 그래서 가끔 사무실로 데려오기도 했는데 어느날 출근해보니 이 푸들이 회의실 양탄자를 물어뜯어 큰 구멍을 낸 것이다. 그 양탄자를 수선하는데 큰 돈이 들어갔다. 당연히 회사에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규칙을 만들었다.



인사과 허락 없이는 개를 데려오지 말것



이런 식으로 규칙이 하나둘 늘어난다. 규제와 통제가 사무실의 기본 수칙이 된 것이다. 이런 기업에서는 회사에서 정한 규제와 통제를 잘 따르는 사람은 승진을 잘한다. 하지만 남다르고 독자적인 행보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런 문화를 답답하게 여겨 회사를 떠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회사에는 규칙과 통제를 잘 따르는 사람들만 남게 된다. 그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2가지 현상이 나타났다. 첫째는 신속한 혁신이 불가능해졌다. 규제와 통제로 능률은 올랐을지 몰라도 창의력은 떨어졌다.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제품을 다른 기업에서 가져올 수 밖에 없었다. 둘째, 시장은 변화하는데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지 못했다. 직원을 채용해 놓고 참신한 발상을 펼칠수 있게 한 것이 아니라 절차를 따르게 만들었기 때문에 변화하는 세상에 대응할수가 없었던 것이다.



바로 여기에 넷플릭스의 규칙없음 문화가 어떻게 기업성공에 기여하는지 드러난다. 넷플릭스가 처음 사업을 시작할때 블록버스터라는 기업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블록버스터는 좋은 패를 다 들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브랜드가 있었고 자원도 있었고 비전도 있었다. 넷플릭스보다 모든 여건이 훨씬 나은 기업이었다. 하지만 블록버스터엔 없고 넷플릭스에는 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통제를 최대한 자제하는 문화였다. 그 문화가 넷플릭스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긴밀하게 움직이게 해주었고 결과는 우리가 지금 보는 것과 같다.




규칙없음은 어느 기업에나 가능할 것일까



규칙없음. 듣고보니 참 좋다.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대표라면 아마 솔깃할 것 같다. 하지만 어느기업에나 이 넷플릭스의 규칙없음이 적용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해 넷플릭스 담당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런 규칙없음 문화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2가지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그 2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인재밀도를 구축하라

2. 솔직성을 키워라



1. 인재밀도를 구축하라


일반적인 회사들이 규정과 통제 절차를 만드는 이유는 그냥 만드는게 아니다. 일처리가 미숙하고 프로답지 못하거나 무책임한 직원들 때문에 규정과 통제를 만드는 것이다. 애초에 이런 사람들을 채용하지 않거나 내보낸다면 규정과 통제는 필요가 없어진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인재들로 조직을 꾸리면 되는 것이다. 인재밀도가 높을수록 직원들에게 허용되는 자유는 더 커진다.



2. 솔직성을 키워라


재능있는 사람들은 서로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재능있는 직원들이 피드백을 주고받는 문화가 잘 형성된 곳에 놓이면 서로가 서로를 자극하면서 일을 더 잘하게 된다. 그런 협업의 분위기 속에서 다른사람에게 피해주지 않고 책임질수 있는 행동을 알아서 하게 되기 때문에 통제는 필요가 없게 된다.

이 2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되었다면, 이제 남은 것은 하나다.




통제를 줄여라



규정집을 버리고, 출장규정, 지출규정, 휴가규정 등 없앨수 있는 것은 모두 없애는 것이다. 인재의 밀도가 높아지고 피드백이 활발하고 서로에게 솔직해지면 심지어는 승인 절차도 없앨수 있다.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만 몇개 있으면 된다. 통제가 아닌 맥락으로 이끄는 것. 이것이 넷플릭스 규칙없음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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