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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자본가 Oct 08. 2023

일본 부동산 버블이 폭락하는 과정

「 일본을 통해 본 부동산 10년 대폭락 시나리오 」다치키 마코토 저


우리나라가 앞으로 어떻게 될까를 이야기할 때 항상 나오는 것이 바로 '일본'이야기이다. 우리보다 몇 년 앞서간다는 인식이 있는 데다 우리와 비슷한 면이 많아서 일본의 사례를 많이 참고해서 생각해 보는 것 같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도 일본의 사례는 많이 나온다. 일본은 부동산 대폭락을 경험한 터라 우리는 어떻게 하면 그런 역사를 겪지 않을까를 많이 고민하는 것 같다. 재미있는 건, 전문가마다 다 생각이 다르다는 것. 어떤 사람은 우리나라가 일본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일본처럼 부동산 버블로 인한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하면, 반대편의 사람들은 일본과 우리나라는 다른 점이 많기 때문에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결국 판단은 자신의 몫이다. 



오늘은 <일본을 통해 본 부동산 10년 대폭락 시나리오>라는 책을 통해 일본의 부동산 불패신화가 얼마나 강했고 어떻게 무너져 내린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1980년대 일본의 경제 리즈시절





1980년대 일본의 경제적 상황



1980년대 초 미국 레이건 행정부는 달러 강세에 고민이 있었다. 당시 미국은 경상수지 적자가 지나치게 누적되어 있었고 그 원인 중 하나가 일본의 값싸고 질 좋은 상품들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엔화 저평가가 지속된다면 당연히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계속될 것이 뻔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은 일본에 엔화가치를 상승시킬 것을 요구한다.






1985년 9월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의 재무장관들은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모임을 갖는다. 그리고 여기서 그 유명한 '플라자 합의'를 하게 된다. 플라자 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국의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의 평가절상을 유도하며,
이것이 순조롭지 못할 때에는 정부의 협조개입을 통해 목적을 달성한다.





플라자합의가 채택되자마자 1주일 만에 독일 마르크화는 달러화에 대해 약 7%, 엔화는 8.3% 오르는 즉각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그리고 이후 2년 동안 달러가치는 30% 이상 급락했다. 이 덕분에 미국 제조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1990년에 들어 해외시장에서 승승장구했으며 미국경제는 회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본은 달랐다. 일본 대장성과 일본은행은 급격한 엔고의 영향으로 일본 기업들이 입을 타격을 우려해 대폭적인 금융완화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금융완화 정책은 우리가 코로나 시기에 경험했듯이 시장에 돈을 푸는 것이다. 실제 일본은 1980~1983년까지 총 5차례에 걸쳐서 연 9%의 금리를 연 5%까지 감소시켰다. 1987년에는 연 2.5%대로 하락, 1989년 초까지 초 저금리 시대를 맞게 된다. 이러한 금리인하 조치는 부동산에 대한 가격상승을 기대하게 했고 부동산으로 돈이 몰리는 계기가 된다.







1983년 도쿄 도심지역에서 시작된 부동산 가격 급등은 1986년 도쿄 전체 지역으로 확산돼, 1987년 한 해 동안 무려 68.6%라는 지가 상승률을 기록한다. 부동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일본정부는 뒤늦게 금리를 연 6%까지 급격히 인상했다. 더불어 1990년 부동산 대출을 규제하는 '부동산 관련 융자의 총량규제'라는 제도를 도입한다. 그러나 한껏 부풀려진 버블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오히려 10년 장기불황이라는 달갑지 않은 결과가 찾아왔다. 




당시 일본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



투자경험이 없던 샐러리맨들은 그 시대의 초저금리와 투자 수익을 당연한 것으로 믿었다. 우리가 코로나 시기에 재테크 안 하면 바보라고 하던 때와 비슷하다. 초저금리는 주택자금 대출의 상환 부담을 줄여 '부동산 버블'의 본격적인 형성에 막대한 기여를 했다. 주식과 부동산 가격의 상승률이 대출금리 상승률보다 높았기 때문에 차익이 늘어났고 당연히 더 많은 돈이 주식과 부동산으로 흘러들어 갔다. 시장에서는 '도쿄의 오피스 면적이 부족하다'라는 소문이 부동산 시장을 강타하면서 부동산 업자들은 너도나도 토지를 사재기를 했다. 빠른 속도로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자 땅값은 급등할 수밖에 없었다. 고급 주택지의 가격이 급등하자 주변의 지가 역시 연쇄반응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이 당시에는 누구도 그런 사회현상을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광란의 분위기는 1986년~1991년까지 무려 51개월이나 지속된다. 







하지만 영원한 상승은 없다. 1990년 1월 주식이 대폭락 하고 자산가치가 급락하면서 자산 디플레이션이 발생했다.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시중에 돈이 풀리지 않아 은행의 이자는 계속 올라가게 된다. 기업은 비싼 이자에 대한 부담으로 투자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결국 경제활동은 침체된다. 



일본은 이런 디플레이션을 겪고 난 후 '토지 불패' 신화가 깨졌다. 버블경제의 붕괴는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기만 해도 돈을 번다'라는 믿음에 결정적인 전환을 초래했다. 지가 상승률은 경제성장률과 소득증가율을 밑돌았으며 도쿄의 평균지가는 버블 붕괴 후인 1992년부터 13년간 연속으로 하락했다. 2004년의 공시지가는 버블절정기인 1991년에 비해 45%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시기에는 토지를 팔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반면, 사고자 하는 사람들이 사라져 버렸다. 역전된 부동산 불패신화로 이용가치가 확실하지 않은 토지는 가격조차 형성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부동산 시장이 폭락할까?



사실 이 책을 읽어도 우리나라가 일본과 같이 부동산 버블이 확 꺼지는 시기가 올 것이냐 라는 질문에 답을 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본 역시 우리나라처럼 부동산 불패신화가 굉장히 강했던 시기가 있었고 그 신화가 지금은 많이 깨졌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부동산이 폭락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단지 투자에 있어서 영원한 건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 한번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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