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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자본가 Feb 22. 2021

위험한 건 주식일까, 무지(無知)일까

주식은 위험하다는데 맞나요?




“돈을 벌면 저축해서 돈을 열심히 모아야 한다” 우리가 어려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던 부자가 되는 방법이다. 저축을 하면 은행이 망하지 않는 한, 내 돈을 잃을 염려도 없을 뿐만 아니라 복리로 이자까지 붙여 되돌려주니 저축은 분명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게 부자가 되는 길이었다. 실제로 이 시기에 많은 사람들은 예금을 통해 큰 돈을 모을 수 있었다. 금리가 20%를 육박하던 그 시절에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예금금리 추이






예금은 어떻게 부자를 만들어주었나



저축만 열심히 해도 큰 돈을 모을 수 있는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복리 효과’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복리는 예금이든 주식투자든 재테크를 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중요한 개념이다.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에는 ‘단리’와 ‘복리’가 있다. 단리라는 것은 원금에만 이자가 붙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원금이 1억원이고 예금금리가 연 20%라고 한다면, 1년이 지나면 내 통장의 잔고는 1억 2000만원이 되고, 2년이 지나면 1억 4000만원이 된다. 원금 1억원에 대한 이자 2000만원이 매년 통장에 쌓이는 것이다. 반면에 복리는 원리금에 이자가 붙는 방식이다. 원리금이란 ‘원금’과 ‘이자’를 합친 돈을 의미하는데 이자에도 이자가 붙는 방식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예를 들어 아까와 같이 원금이 1억원이고 예금금리가 연 20%라고 한다면, 1년이 지나면 내 통장의 잔고는 1억 2000만원이 된다. 여기까지는 원금에만 이자가 붙는 단리와 같다. 하지만 2년차부터는 원금 뿐만 아니라 이자에도 또 다시 이자가 붙기 때문에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원금인 1억원에도 20%의 이자가 붙지만, 앞서 지급받은 이자 2000만원에도 20%의 이자가 또 붙기 때문이다. 그래서 2년이 지나면 내 통장의 잔고는 1억 4000만원이 아닌 1억 4400만원이 된다. 이 차이는 언뜻 보기에 작은 차이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격차는 점점 벌어져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



단리와 복리의 차이




이처럼 복리의 효과로 인해 예금금리가 높았던 시대에는 저축만 잘해도 충분히 부자가 될 수 있었다. 아니 저축이야말로 가장 확실하고 안전하게 부자가 되는 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주식에 투자를 할 이유가 있었을까? 사람들은 당연히 예금을 안전하게 생각했고 주식투자는 위험한 것으로 인식하였다. 








주식이 위험한 것일까, 무지(無知)가 위험한 것일까



그런데 우리가 한가지 생각해볼 것이 있다. 정말 주식투자가 위험한 것일까? 주식투자를 하면 가진 돈을 모두 잃는 것일까? 우리는 정말 주식이 위험한 것인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주식투자에 가지고 있는 잘못된 편견을 바로잡을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이를 위해 한가지 상황을 상상해보자. 뜨거운 여름날이다. 덥고 습한 기온에 땀이 비오듯 흐르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지치는 날이다. 이런 무더위를 견디다못해 호캉스(호텔에서 즐기는 바캉스)를 떠나기로 했다. 이번에 방문한 5성급 호텔은 투숙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넓고 쾌적한 수영장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건 내가 수영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수영을 해본 적이 없는 나는 물 속에 들어갈 생각을 하니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자칫하면 수영장 물을 먹을 수도 있고, 심하면 물에 빠져 익사 할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든다. 때맞춰 얼마 전에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던 청년이 물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가 떠오른다. 그런 상상을 하니 도저히 수영장에서 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결국 수영장 앞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위험하니 수영장 근처에는 절대 가지도 말아야 한다’고 결심을 하며 방으로 돌아왔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무슨 생각이 들었는가? 무서워서 호텔의 수영장을 즐기지 못했다는 이야기에 공감이 가는가? 아마 이러한 상황에 공감하는 사람은 수영을 못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어떻게 특급 호텔의 수영장을 그냥 지나치냐며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수영을 잘 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수영을 할 줄 안다면, 물은 두렵지 않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똑같은 수영장인데 누군가는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며 수영장을 지나쳐 왔다는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너무나도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이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가져왔을까? 그것은 바로 물과 수영에 대한 지식이다. 수영을 잘하는 사람은 수영장이 그렇게 위험한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즐겁게 놀 수 있었던 반면, 물놀이를 하다 목숨을 잃은 뉴스만 들은 사람은 물 자체를 피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우리의 공포 중 상당수는 알지 못하는 것, 즉 무지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주식에 투자한다는 것이 무엇이고, 내가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주식투자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가 감당해야 하는 위험을 인식하고, 그 위험을 감당할 것인지 자신이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식투자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은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막연한 공포에 주식투자를 무조건 하지말아야 하는 것으로 여긴다. 실제로 주식투자를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으로 아는 사람들은 주식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자신이 잘 알지 못하니까 위험하고 무서운 것으로 주식투자를 피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주식투자를 위험한 것으로 생각하고 피하는 것이 주식을 잘 모르는 것에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주식투자에 대해 잘 알게 된다면, 우리는 더 이상 주식투자를 위험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게 될 것이다. 주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를 측정해 수익을 얻는, 안전하고 즐거운 주식 투자를 하게 될 것이다. 마치 호텔 수영장에서 즐겁게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저축이 가장 위험하게 된 시대, 벼락거지의 탄생



연 이자를 20%에 가깝게 주던 시대에서 이제는 마이너스 금리를 이야기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는 예금에 돈을 넣어도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1% 남짓이다. 물가상승까지 고려하면 통장의 잔고가 줄어들지 않을 뿐이지 사실상 마이너스가 된다. 과거에 통장에 돈만 넣어두면 자연적으로 내 자산이 불어나던 시대와는 정 반대가 된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저축이 가장 위험한 시대가 되었다. 내 자산의 실질 가치가 점점 떨어지기 때문이다.   


  

‘벼락부자’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갑작스럽게 큰 돈을 벌게되어 부자가 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주식에 투자하든, 사업을 하든, 복권에 당첨되든 고도의 경제성장을 하던 그 시기에는 아무도 경제가 뒤로가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 가만히 있어도 통장에서 돈이 불어나던 시기였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벼락거지’라고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차곡차곡 돈을 저축해놓고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어느 순간 주위를 둘러보니 내가 거지가 되어있더라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은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 등으로 적게는 수십%에서 수백%의 수익을 올렸는데, 나는 원금만 지키고 있었더니 상대적으로 부가 작아진 것이다.     



서울에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갑자기 부자가 되고, 없다는 것만으로 갑자기 거지가 되었다





벼락부자가 탄생하던 시대와 벼락거지가 탄생하는 시대는 다르다. 우리는 이렇게 달라진 시대를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과거에는 저축만 해도 중간 이상은 갈 수 있었다면, 이제는 뒤처지게 된다. 저축은 더 이상 자산을 증식시키는 수단이 아니다. 오히려 부자가 되지 못하는 확실한 방법이 되어버렸다. 따라서 이제는 주식이 가진 ‘불확실성’에 투자하여 ‘확실한’ 가난의 길을 벗어나야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야만 내 자산을 지킬 수 있고, 증가시킬 수 있다. 아직도 주식투자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가? 정말 저축은 안전하고 주식투자는 위험한 것인가?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안전한 예금이냐 vs 위험한 주식투자냐’의 문제가 아니다. ‘벼락거지가 될 것이냐 vs 내 자산을 지켜낼 것인가’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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