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처음 떠오른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그 사람을 기다리는 건 1분 1초가 정말 10분 20분처럼 느리게 흘러갔으니까.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사랑하는 누군가를 기다리는건 그리 힘들지 않았다. 그 사람은 반드시 와줄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1시간이 지나도, 2시간이 지나도 기다려볼만 했고, 기다릴 수 있었다. 온다는 확신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다시 생각해보니, 삶을 살아가면서 가장 기다리기 힘든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우리는 늘 꿈을 꾼다.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오늘을 살아간다. 고된 피로와 스트레스 역시 그런 꿈이 있기에 버티고, 또 버티고, 이겨낼 수 있다. 나에겐 꿈이 있으니까.
하지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꿈을 꾸지만 꿈을 이뤄내지는 못한다. 꿈을 꾸는 시간과 꿈을 이루는 시간 사이에 너무나도 큰 간격이 있어서 꿈을 꾸자마자 꿈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 둘 사이의 간극은 1년이 될수도, 2년이 될수도, 10년이 될 수도 있다. 확실히 언제 된다는 보장만 있다면 1년이든, 2년이든, 10년이든 상관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얼마가 걸릴지, 언제 이뤄질지에 대해서 아무것도 보장되어 있는 것이 없다. 그래서 꿈이 이뤄질때까지 기다리는 건 너무나 힘든 일이다.
우리가 꿈을 처음 꿀 때는 막 지금이라도 그 꿈이 이뤄진것 같은 기분이다. 그래서 기분이 들뜨고, 당장이라도 뭔가 된것만 같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2일이 지나고, 그렇게 며칠이 지나면 우리는 서서히 꿈이 이뤄질 것 같은 그 기분을 상실하고 만다. 그리고 그 자리를 꿈이 이뤄지지 않을 것만 같은 느낌으로 채우기 시작한다. 절망감, 좌절감, 허탈감, 의기소침 등이 그런 것들이다. 그렇게 꿈이 꿈으로 남게된다.
사실 어떤 사람이 꿈을 꿨다가 꿈을 포기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그 사람이 멍청해서 꿈을 포기하는게 아니다. 꿈은 포기하는 것이 굉장히 합리적이다.
예를 들어보자.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이 있다. 높은 연봉에 회사 내에서도 인정받는 사람이다.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속으로는 그에겐 꿈이 있었다. 바로 개그맨이 되는 것. 그는 사람들을 즐겁게하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그 꿈은 늘 가슴 한켠에 묻어두고 있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 높은 연봉, 거기다가 개그맨이 되기위해 치러야할 높은 경쟁률을 생각해보면 당연히 꿈은 꿈으로서 두고 직장에 충실히 다니는 것이 합리적이고 현명한 선택이다. 하지만 그는 그런 합리성을 내던졌다. 개그맨 시험을 쳐서 개그맨이 되기로 한 것 이다. 남들이 모두 말리는 대기업을 그만두고 그는 개그맨 시험에 합격하였고 지금은 유명한 방송인이 되었다. 그렇다. 무한도전에 멤버 중 한명이었던 정형돈의 이야기다.
취업도 힘든데 대기업을 그만둔다고? 맞다. 불합리한 선택이다. 합리적이지 못하다. 멍청하다. 바보같은 짓이다. 그런 선택을 해야 꿈을 이룰 수 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가슴속에 꿈이 있을 것이다. 지금은 직장에 몸이 묶여 있지만, 세계일주라든지, 최고의 커피를 만들어내는 바리스타, 아기자기한 나만의 카페를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 등 말이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하고 있는 건 없다. 왜냐고? 우리는 너무나 합리적이니까.
직장생활을 하면서 다른 짓을 하는 건 좋지 않아, 취업도 힘든데 어렵게 입사한 회사를 그만둔다고?, 요즘 경제가 어려워서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들이 많아, 누구나 다 나처럼 살아! 꿈은 꿈으로 둔채 말야, 내가 그걸 정말 할 수 있겠어?, 그거하는게 얼마나 어려운일인지 알아? 등......
너무나 합리적인 이유들이 나의 꿈을 가로막는다.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자 하는 우리들은 절대 꿈을 이룰수가 없다. 합리적으로 선택하면 꿈을 포기하는 것이 맞다. 꿈이 이뤄질 확률은 극히 낮으니까. 확률적으로,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면 가능성이 낮은 꿈따위는 개나줘버리고 그냥 현실에 맞게, 남들처럼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가는게 옳다. 그래 그렇다. 그냥 꿈은 가슴 속에 묻어두고 남들처럼 살아가는 것이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살아가니까 나는 문제가 있지만 문제가 없는 것과 같다. 마치 눈이 1개만 있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가면 눈 2개를 가진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 되듯이 말이다. 꿈을 꾸고 이뤄내는건 이상한 사람이나 가끔 하는 일이다. 꿈은 그냥 가슴속에 묻어두고 계속 꿈꾸는 것이다. 언젠가 내가 그것을 하리라.. 생각하면서. 물론 언젠가는 오지 않는다.
Monday, Tuesday, Wednesday, Thursday, Friday, Saturday, Sunday.
There is no Someday !
그래서 꿈을 이뤄질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가장 힘들다. 꿈을 꾸는 시간부터 꿈이 이뤄질 그 시간 사이에 너무나도 많은 합리적인 이유들이 나를 설득하기 때문이다. 주변친구부터 시작해서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여러가지 지식들은 모두 내가 꿈을 포기해야 하는 101가지 이유들에 대해서 아주 합리적이고 논리정연한 이유들을 제공한다. 치열한 경쟁, 살기힘든 현실 등은 내가 그 꿈을 이루기위해 포기해야 할 것들이 얼마나 가치있는 것들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그리고 그런 가치를 깨달으면 깨달을 수록 나는 조금씩 설득당한다.
그래서 우리는 꿈이 이뤄질때까지 기다리지 못한다. 그래서 몇몇 바보들만 꿈을 이룬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나는 무조건 될꺼야 라는 근자감을 가진 사람, 나는 남들과는 다르다는 착각 속에 사는 사람, 그리고 꿈밖에 모르는 바보.
그들은 그렇게 자기생각에 갇혀서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꿈이 이뤄질 것이라 믿어서 결국엔 꿈을 이뤄낸다. 꿈이 이뤄질때까지 그들의 노력은 계속 되니까. 1년이든, 2년이든, 10년이 걸리든 결국은 이뤄낸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내가 꿈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 합리적이고 똑똑해서 그렇다고. 그렇게 나를 위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