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영웅으로 꼽히며, 전설적인 투자자인 피터 린치. 11세때 골프장 캐디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골프장 손님들의 주식이야기를 들은 것이 주식입문의 시작이었다. 1977년 펀드 운용자산이 1800만 달러였는데 그가 은퇴하던 1990년에는 140억 달러 규모가 되었다. 첫해에 1만달러를 투자했다면 마지막해에는 27만달러가 되었을 정도로 투자 성과가 좋았다. 월가에 10년동안 시장수익률을 능가한 경우는 워렌버핏과 피터린치 이 둘을 빼면 없다고하니 피터린치가 얼마나 대단한 투자자인지를 엿볼 수 있다.
그럼 지금부터 워렌버핏과 더불어 전설적인 투자자가 된 피터린치의 투자 철학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피터 린치는 주식투자를 하는데 있어서 종목을 어렵게 찾지 않았다.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으면서 추상적으로 매스컴을 통해 알게되는 그런 기업 보다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소비하고 있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 당신이 약간의 신경만 쓰면 직장이나 동네 쇼핑상가 등에서 월스트리트 전문가들보다 훨씬 앞서 굉장한 종목들을 골라 가질 수 있다. "
그는 실제로 그의 저서에서 우리가 주변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월스트리트 전문가들보다 훨씬 더 먼저 유망한 종목을 발굴하여 투자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SPC삼립' 이라는 기업이다. 이 기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파리바게트, 던킨도너츠, 베스킨라빈스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으며, 삼립과 샤니 라는 양산빵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양산빵 시장에서는 시장점유율이 50%를 훌쩍 넘을 정도로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한 회사이다.
우리나라의 쌀소비는 점점 줄어들고, 빵소비는 늘어나는- 식습관의 서구화가 일어나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빵 시장의 크기도 점점 커져갔다. SPC삼립의 주가를 살펴보아도, 2012년 4월 1만원대 초반에 머물던 주가가 2015년에 41만 5천원까지 최고점을 기록하였다. 그리고 지금은 20만원 정도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무려 최고점대비해서는 40배, 현재주가 대비해서는 20배가 올랐다. 피터린치는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 기업을 찾을 것을 권했고, 이렇게 찾은 기업들이 투자 성과가 탁월하다고 말하였다. 이런 기업들은 애널리스트들보다도 빵을 사먹는 우리 소비자들이 찾아내는데 불리할 것이 없다.
우리가 먹는 빵이 늘어날수록, 우리 아이가 빵을 좋아할수록, 대형마트에서 빵을 사가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면.. 우리는 사실상 우리나라의 빵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SPC삼립이라는 기업에 투자를 해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투자했었더라면 엄청난 투자수익을 가져다 줬을 것이다.
주식투자를 하기로 결심한 당신은 아마 투자기업을 찾기위해서 다음과 같이 생각할 것이다. '남들은 잘 모르는 종목을 나만이 발견해서 그 기업에 투자해야지!' 라고. 남들이 잘 모르는 종목을 내가 발견해서 투자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기업을 찾아서 투자하겠다는 욕심은 '~카더라' 라든가, '이건 너한테만 알려주는 건데..'라며 출처도 없는 정보를 신뢰하게하여 투자에 실패할 가능성만 높일 수 있다.
피터린치는 오히려 굉장히 간단한 투자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그림으로 표현할 수 없는 아이디어에는 투자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림으로 표현할수 없는 아이디어라는 것은 비즈니스 구조가 굉장히 어렵고 복잡해서 간단히 그려낼 수 없는 기업을 의미하는데, 한마디로 누구라도 기업이 돈을 버는 구조를 쉽게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는 회사의 주식을 매수하라는 의미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가구회사를 떠올려보자. 우리 주변에 책상, 의자와 같은 사무용 혹은 가정용 가구, 또는 주방의 싱크대나 안방의 장농을 만드는 기업말이다. 이런 것들을 만드는 회사는 비즈니스 구조가 굉장히 단순하다. 책상, 의자, 주방가구, 장농 등과 같은 가구들을 잘 만들어 유통시켜 팔면 기업의 수익으로 이어진다. 좋은 가구를 좋은 가격에 잘 파는 회사가 경쟁력 있는 기업이며, 가구를 많이 파는 기업이 좋은 기업이란 걸 누구나 알 수 있다. 어렵지도 복잡하지도 않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가구회사인 '한샘' 을 살펴보자. 한샘은 가구브랜드 중에서도 선호도가 가장 높은 회사 중 하나이다. 특히 주방가구들은 모든 신혼부부와 엄마들의 선호 1순위 브랜드이다. 한샘은 2012년에 1만원대 주가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2015년에는 34만 7천원이라는 최고가를 기록하고 지금은 20만원대 초반의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한샘'이라는 기업은 앞서 살펴본 ' (1) 일상 생활 속에서 투자할 종목을 찾아라 ' 라는 기준에 부합하면서 ' (2) 그림으로 표현할 수 없는 아이디어에는 투자하지 말라 ' 는 기준에 부합하는 회사이다. 주가의 상승률은 다른 어떤 기업과 견주어도 높은 편이다.
처음으로 주식투자를 하기로 결정하고, 주식계좌에 투자금까지 입금을 했다고 해보자. 아마도 당신은 수 많은 종목 중에서 어떤 것을 사야할지 고민하고 고민할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추리고 추려서 기업을 하나 고르고, 결국엔 그 기업의 주식을 매수할 것이다. 보통의 주식투자자들이 보여주는 모습이다. 물론 이 모습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가 있을 수는 있다. 주가가 기업 가치대비 지나치게 높다면, 현금을 쓰지않고 기다릴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 초보와 고수의 차이가 드러나게 된다. 초보 투자자들은 당장 돈이 있으면 주식을 사지 못해 안달이 난다. 돈이 그냥 가만히 통장에 있는 꼴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당장 어딘가에 투자하면 돈을 벌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투자해서 돈을 잃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하지만 고수들은 다르다. 고수는 때를 기다릴 줄 안다. 먼 옛날 낚시질을 하면서 때를 기다리던 강태공처럼, 투자할 때와 투자를 미루어야 할 때를 안다. 아무리 사고 싶은 주식이 있더라도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되면 주가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라고, 주가가 적정가치보다 낮다고 판단되면 주식을 바로 사기도 한다.
그래서 피터린치는 투자를 할만한 매력적인 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일부러 투자를 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고 말하였다. 그 기업의 주가가 매력적인 수준으로 다시 올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이다. 통장에 돈을 넣어놓고 말이다.
피터린치의 투자법은 개인투자자들이 적용하기에 그리 어렵지 않다. 대형마트에서 일상생활에 쓰이는 물건을 늘 소비하는 우리들에게 어쩌면 전문투자자들보다 유리한 방법일 수도 있다. 실제로 허니버터칩, 진짬뽕, 불닭볶음면 등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소비재들 회사가 히트상품 여부로 주가가 오르내렸다.
피터 린치는 드넓은 세상에서 얼마만큼 보고, 듣고, 느꼈는지가 우리의 수익률을 말해줄 것이며, 10루타 종목은 언제나 우리의 곁에 있던 그 회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였다. 그러니 이제부터 마트에 가서 쇼핑을 할때는 항상 다음과 같은 질문을 가지고 쇼핑을 해보자.
" 현재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고 관심이 높은 제품은 무엇이지? " 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