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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자본가 Aug 30. 2017

88만원 세대 여러분, 안녕들하십니까

지난 10년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2007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책이 한권 나왔다. 











  당시 우리나라 전체 비정규직의 평균 임금 약 119만원에 전체임금과 20대의 임금 비율인 74%를 곱해서 나온 숫자 ‘88만원’. 20대의 열악한 경제현실을 담아낸 이 숫자는 대한민국 청년을 대표하는 단어가 되었다. 2007년 대한민국의 국민소득이 2만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너무나 극적이면서도, 동시에 너무나 대조적인 이 수치는 단숨에 대한민국을 강타하였다. 더군다나 ‘88’이라는 숫자는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린 88서울올림픽이 연상되는 굉장히 희망찬 숫자였는데, 2007년을 기점으로 절망을 상징하는 숫자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88만원세대는 몇 년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가끔 언론 기사에서나 볼 수있을뿐 이제는 찾아보기가 어렵게 되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렇게 공감을 하고 울분을 삼키던 88만원 세대들에게도 봄날이 온 것일까? 도대체 88만원 세대들은 모두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사실 『 88만원 세대 』에서 묘사한 88만원세대의 모습은 지금의 세대와 비슷한 모습이 많다. 다른 나라 청소년들은 성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나와서 독립을 하는데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성인이 되어도 독립하지 못하는 현실부터 시작해서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와 비교해 여전히 미흡한 고등교육 지원 시스템, 과거에는 고졸자가 들어가던 직장을 지금은 대학생이 들어가는 현실을 ‘과잉 학력’으로 몰아가는 언론에 대한 비판까지. 





  지금 기사를 써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세상은 그대로인데, 88만원세대는 사라져버렸다. 그렇다. 당시 20대였던 88만원 세대는 이제 더 이상 20대 비정규직 임금에 해당되지 않는다. 20대의 88만원세대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누군가는 으리으리한 대기업의 회사원으로, 누군가는 억대연봉을 받는 전문직으로, 또 누군가는 정년은 물론 죽을 때까지 연금이 나오는 공무원이 되었다. 모든 88만원 세대들이 위에서 언급한 모습의 30대만 되어도 세상은 분명 더 나아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저 위에 언급되는 30대는 88만원 세대의 아주 극히, 일부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대다수의 88만원세대들은 20대 비정규직에서 30대 비정규직이 되었고, 카페나 소규모 가게 같은 생계형 창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마저도 하지못하고 있는 이른바 청년백수들도 너무나 많다.





  그러면 2015년 20대의 모습은 2007년 당시 88만원세대로 지목되었던 20대의 모습보다 더 나아졌을까?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7년과 2015년의 연령별 경제활동상태를 보면 당시와 지금을 비교해볼 수 있다.





2007년 연령별 경제활동 상태    ( 단위 : 천명 )




『 88만원 세대 』 가 출간된 2007년에는 20~29세 청년층인구 6,658,000명 중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들은 4,331,000명으로 60.5%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4,331,000명중에서 305,000명만이 일을 하고 싶어도 일을 하지 못하는 실업자였다. 






2015년 연령별 경제활동상태    ( 단위 : 천명 )






  2015년에는 청년층인구 6,369,000명 중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들은 4,104,000명으로 58.3%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4,104,000명중에서 388,000명이 일을 하고 싶어도 일을 하지 못하는 실업자였다. 

  만약 경제상황이 2007년과 2015년이 그대로라면, 청년층인구의 감소폭만큼 다른 영역들의 감소폭도 동일하면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실업자수는 오히려 늘어났다. 이는 고용률과 실업률을 살펴보면 더욱 분명해지는데 고용률은 2.2% 하락하였고 실업률은 오히려 2.5%가 늘었다. 모르긴 몰라도 『 88만원 세대 』가 출판된 2007년보다도 지금이 더 어려워진 건 분명하다. 실제로 2007년과 2015년 연령별 근로형태를 찾아봐도 이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2007년 연령별 근로형태    ( 단위 : 천명 )







2007년 8월 20대의 임금근로자는 3,670,000명이었으며 그 중에 정규직은 2,525,000명으로 비중은 68.8%, 비정규직은 1,144,000명으로 31.17%를 차지하였다. 전체 임금근로자 대비 한시적 근로자는 861,000명으로 19.93%, 기간제 근로자는 666,000명으로 18.15%, 비전형 근로자는 238,000명으로 6.49%를 차지하였다.  




2015년 연령별 근로형태    ( 단위 : 천명 )






2015년 8월 20대의 임금근로자는 3,483,000명이었으며 그 중에 정규직은 2,365,000명으로 비중은 67.9%, 비정규직은 1,118,000명으로 32.1%를 차지하였다. 전체 임금근로자 대비 한시적 근로자는 694,000명으로 19.93%, 기간제 근로자는 534,000명으로 15.33%, 시간제 근로자는 451,000명으로 12.95%, 비전형 근로자는 172,000명으로 4.94%를 차지하였다.






2007년, 2015년 연령별 근로형태 비중






2007년과 2015년을 비교해보면 정규직 근로자 비율이 0.9%하락하고, 비정규직 비율이 0.93%상승하였다. 눈에 띄는 부분은 비정규직 근로자 중에서 시간제 근로자의 비율이 급격히 상승했다는 것이다. 근로계약을 정하지는 않지만 계약의 반복갱신으로 계속 일할 수 있는 한시적 근로자나 일정기간 일할 수 있는 기간이 보장되는 기간제 근로자와 비교해서 1주에 36시간 미만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제 근로자 비율 상승은 노동의 질이 더 떨어졌음을 보여준다.





  2007년 8월 『 88만원 세대 』 가 출간 된 후 2016년 5월까지 ‘88만원세대’에 대한 12,002건의 기사가 쏟아져나왔다. 1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1만 2천건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20대의 삶은 오히려 더 열악해지고 고달파졌다. 대체 10년에 이르는 기간동안 대한민국은 무엇을 하였고, 대한민국 20대는 무엇을 받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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