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의 반도체 비즈니스 저자 권영화
Q. 저자 소개
저는 마크니카라는 일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상사 등을 포함한 반도체 업계에서 10년 정도 근무하였으며 그 후 박사학위를 반도체 비즈니스를 주제로 해서 받았습니다. 그 후 20편의 반도체 비즈니스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계산해 보면 반도체 업계 10년 실무경험과 반도체 비즈니스 연구 10년으로 총 20년간 반도체 비즈니스를 경험해 온 사람으로서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지금은 반도체 비즈니스를 주제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최근 반도체 비즈니스 현황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최근 반도체 비즈니스는 많은 기업들이 종합반도체 기업에서 전문기업으로 분화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최근 미세화공정의 심화로 인해 반도체 팹에 투자하는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지금은 삼성파운드리와 TSMC가 5nm 공정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선폭을 미세화하는 이유는 미세화할수록 성능, 전력소비, 제품크기 등이 좋아지기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5nm공정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EVU (Extreme Ultra-Violet) 장비를 사용해야 합니다 (EUV 장비는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리소그래피라고 하고 공정입니다). 그런데 이 장비 1대의 비용만 해도 2-3 천억 원이나 합니다. 그 외에도 팹을 건설하는 비용과 각종 설비와 장비 비용을 합하면 그 금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에 이릅니다. 다시 말하면 어느 기업이든 함부로 도전할 수 없는 금액입니다. 이로 인해 많은 IDM 기업들이 제조를 포기하는(Fab-lite) 상황에 이르게 되거나 팹리스 기업으로 전환하게 되는 상황으로 되었기 때문에 전문기업이 더 많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국내는 IDM 기업들인 삼성반도체과 SK하이닉스가 워낙 큰 기업들이라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인 전문기업의 팹리스 기업들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팹리스, 파운드리, OSAT 기업들은 그 규모가 성장 추세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팹리스 기업: 설계만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
파운드리 기업: 제조만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
OSAT: 패키징과 테스트를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
종합반도체 기업(IDM): 위 3개의 공정을 모두 진행하는 기업
Q.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은 어느정도인가요?
메모리반도체는 아직까지도 독보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삼성은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수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많은 투자를 진행하여 삼성을 따라잡으려 하였지만 아직까지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은 0%입니다 (얼마 전 칭화유니그룹의 YMTC가 파산하였다는 뉴스가 나온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을 보더라도 당분간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삼성을 따라잡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또한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은 1위인 TSMC보다는 약간 밀리는 수준입니다. TSMC가 55% 정도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고 삼성이 18%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도 점점 경쟁력을 갖추어 가고 있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은 조금씩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나아가 팹리스 사업을 보면 엑시노스라고 하는 AP와 이미지센서 등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팹리스(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시장점유율은 불과 몇 퍼센트에 불과할 정도로 아직까지는 그리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Q.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투자라고 봅니다. 특히 삼성은 불황일 때도 과감하게 투자를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불황이 오면 몸을 사리고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삼성은 불황이 오히려 기회라고 보고 과감한 투자를 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R&D 투자, 팹건설, 그리고 우수 인재를 유치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육성할 수 있었습니다.
반도체 사업은 원가경쟁이 심한 편입니다. 그리고 대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면 다른 기업들보다 원가경쟁력에서 앞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투자로 미세화를 통해 웨이퍼 1장당 100개의 칩이 나오던 것이 500개가 나올 수 있습니다. 나아가 성능은 더 좋아질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보다 가격경쟁력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SK하이닉스도 SK그룹에서 인수한 후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지금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Q.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력 차이는 얼마나 되는건가요?
삼성전자는 DRAM과 NAND에서 모두 전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각각 2위와 4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삼성전자가 더 경쟁력이 있다는 말이지요.
하지만 기술적으로 보면 메모리반도체는 JEDEC 이라는 협회에서 결정한 표준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기술 자체는 양사가 거의 차이가 없다고 보면 됩니다. 아울러 메모리반도체는 시스템반도체보다 구조가 간단하여 기술적 난도가 낮은 편이라 기술차이가 없기도 합니다.
하지만 삼성은 사업 부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종합 전자 및 반도체 회사로서의 경쟁력이 매우 높습니다. 예를 들면 팹리스에서 설계한 칩이 자사의 파운드리에서 만들어지고 이렇게 만들어진 칩이 다시 자사의 세트제품에 사용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삼성은 안정적으로 사업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이는 다른 기업들과 다른 우수한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다각화 된 사업의 이점은 많습니다.
반면 SK하이닉스의 경우는 삼성전자와 달리 사업구조가 D랩과 NAND로만 거의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변동에 따라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변동성이 심합니다. 따라서 반도체의 불황이 찾아오게 되면 사업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구조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삼성은 메모리반도체 사업이 부진하더라도 다른 시업부에서 충분히 보충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투자여력을 보더라도 삼성은 128조원(지난 1분기 기준)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입니다. 이에 비해 SK하이닉스는 금액이 한참이나 모자라는 수준입니다.
Q.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순항할 수 있을까요?
일단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은 2005년에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삼성파운드리가 시스템 LSI 사업부에서 분리되기 시작한 2017년 전까지 시장점유율이 미미했습니다. 그러나 분리된 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키우면서 지금은 18% 정도로 성장추세에 있습니다. 일단 현재로서는 TSMC와 삼성이 10nm 이하 시장을 양분하고 있습니다. EUV 장비 등을 포함한 팹 건설 비용이 엄청나게 비싸기에 거의 대부분의 파운드리 기업들이 시장진입을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파운드리 시장의 지속적인 큰 폭의 성장 뿐만 아니라 10nm 이하 시장은 앞으로도 4차 산업의 성장과 동시에 계속 커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상당기간 삼성파운드리도 성장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Q. 대만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 차이는 얼마나 나는건가요?
일단 TSMC는 1987년 파운드리 사업을 창안한 기업입니다. 그리고 창업 초기를 제외하고 매년 꾸준하게 성장해온 기업입니다. 그리고 삼성은 2005년부터 시작했기에 역사적으로 보아도 퍼스트무버인 TSMC와 경쟁력이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따라서 어떻게 보면 지금의 삼성파운드리의 성과는 비록 2위지만 대단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TSMC 55%, 삼성 18%). 그리고 TSMC는 지금까지 고객들과 오랜 기간 동안 신뢰를 쌓아온 기업입니다. 하지만 삼성은 이런 신뢰가 아직까지 크게 부족합니다. 뿐만 아니라 TSMC는 기업을 운영하는 철학이 분명한 기업입니다. 즉 사업에서 돈보다 Integrity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삼성은 이런 철학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 생각은 기업을 운영하는 데 이런 철학이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경쟁력은 차이가 날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나아가 기술적으로도 TSMC는 삼성보다 1년 정도 앞서 있다고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5nm의 수율도 삼성보다 앞서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사업의 규모도 삼성파운드리보다 몇 배나 큽니다.
Q. 삼성전자가 대만 TSMC를 파운드리 시장에서 이길수 있을까요? 있다면 그 가능성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몇 일전 디지타임즈에서 10년이 지나도 삼성이 TSMC를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저도 어느 정도 동의하고 있습니다. 저는 일단 삼성이 TSMC를 이기기 위해서는 이번 3nm 양산에서 얼마나 빠르게 앞선 기술을 선보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삼성이 이번에 GAA(Gate All around)라고 하는 신기술을 TSMC보다 먼저 시도하고 있습니다. 반면 TSMC는 안정적인 양산을 위해 기존 핀펫(FinFET) 방식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2nm부터는 TSMC도 GAA방식을 도입합니다. 일반적으로 GAA방식이 FinFET 방식보다 우수하기 때문에 삼성이 TSMC를 따라잡기 위해 과감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삼성이 새로운 도전을 계속해서 시도하고 성공하여 결국 삼성이 TSMC보다 기술적으로 더 낫다 라고 고객들이 판단하는 시점이 온다면 그때가 따라잡을 수 있는 때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AP의 경우는 단연 앞선 기술을 고객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다음은 삼성이 TSMC를 이기기 위해서는 고객과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삼성은 여전히 파운드리 사업부를 삼성에서 별도 회사로 분리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고객인 팹리스 기업들이 삼성파운드리에 설계를 맡기게 되면 설계자산이 노출되어 삼성이 비슷한 제품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고객들로부터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파운드리 사업부를 별도의 회사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엑시노스라는 AP도 애플의 AP를 만들면서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삼성이 만들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애플이 삼성파운드리에 제품을 맡기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Q. 네덜란드 ASML 이라는 기업으로부터 삼성전자가 장비를 받기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ASML이라는 기업은 어떻게 장비분야에서 그런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지게 된건가요?
ASML은 2000년 초까지만 해도 그리 존재감이 크지 않은 회사였습니다. 하지만 그후 ASML은 자이스라는 기업의 반사거울을 장비에 탑재하는 EUV 장비를 만들면서부터 독보적인 회사로 지금까지 군림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EUV 장비는 ASML밖에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7nm이하 공정에서는 EUV 장비를 반드시 도입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 해 ASML이 만들 수 있는 장비대수는 기껏해야 40대 정도입니다. 그러나 시장의 수요는 그보다 훨씬 많습니다. 한마디로 슈퍼 갑인 셈입니다. 다른 기업들이 이 장비를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이 장비를 만들기 위해 자이스의 반사거울이 필요하지만 ASML은 자이스의 반도체 사업부 지분 24,9%를 사들여 자이스와 전략적 협력관계이기 때문에 자이스로부터 반사거울을 구입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Q. 인텔에서 다시 반도체 생산을 한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과거 인텔은 왜 반도체 생산을 그만두었나요? 다시 사업을 시작한다면 삼성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예 맞습니다.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를 과거에도 진행하였지만 사업이 지지부진하여 접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파운드리 사업을 다시 재개한다는 발표를 하였습니다. 파운드리 사업은 파운드리 혼자서만 잘한다고 되는 사업이 아닙니다. 파운드리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지만 이를 소홀하게 한다면 성과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이런 생태계가 없었기 때문에 과거에 성과가 부진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재개한 이유는 먼저 미국정부의 정책과 맞아 떨어져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미국은 반도체 제조업을 미국 내에 유치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다음은 최근 인텔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래의 먹거리가 불안한 상황에서 파운드리 사업이 매력적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봅니다. 파운드리 사업은 매년 10% 가까이 성장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그리고 파운드리 사업은 기존의 팹만 보유하고 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한편 제 생각에는 당분간 삼성파운드리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유는 인텔의 공정이 지금 10nm에 머물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10nm이상에서는 경쟁을 하겠지만 그 물량이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10nm이하의 공정은 인텔이 경쟁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물론 인텔도 앞으로 EUV 장비를 구입하여 7nm 와 5nm 개발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삼성과 기술차이가 이미 2-3년은 벌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아무리 인텔이 기술력을 빠르게 좁혀간다 하더라도 삼성도 빠르게 앞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Q. 4차산업혁명 따지고보면 반도체가 아닌게 없는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의 미래는 밝지 않을까요?
예, 반도체 부문만 본다면 밝다고 봅니다 (메모리반도체 사업부는 지금의 상황을 유지만 시킬 수 있는 전제하에서요). 특히 삼성은 파운드리 사업뿐만 아니라 팹리스 사업도 하고 있기 때문에 시스템반도체 부문이 성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 삼성의 시스템반도체 사업부의 매출은 전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본다면 아직까지 매우 미미한 수준입니다. 그리고 시스템반도체 시장이 메모리반도체 시장보다 2-3배 큽니다. 따라서 앞으로 삼성이 가져갈 수 있는 시장이 아주 많다는 의미이지요. 뿐만 아니라 반도체 시장은 호불황에 따라 등락이 있긴 하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입니다. 특히 4차 산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면 그 수요는 엄청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중국에서 반도체 굴기라고 해서 반도체를 육성한다는 뉴스를 과거에 보았습니다. 중국의 반도체굴기의 현황은 어떤상태이고 정말 반도체부분에서 중국에 뒤처지는 건 얼마나 현실적일까요?
중국은 전 세계에서 반도체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입니다. 따라서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아직까지 크게 모자라는 상황입니다. 중국과 한국 반도체에 대한 부분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IDM 기업을 비교해 보면 한국은 삼성과 SK하이닉스로 인해 압도적으로 중국기업들보다 앞서있습니다. 중국기업은 아직까지 시장점유율이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팹리스 기업을 비교해 보면 중국은 2,000개 정도의 팹리스 기업이 있지만 한국은 100개가 채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중국이 한국을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 세계 점유율로 보면 중국은 15% 정도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지만 한국은 1% 정도에 불과합니다.
파운드리 기업을 비교해 보면 중국은 6% 정도이고 한국은 18% 정도입니다. 이는 삼성파운드리의 매출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술적으로도 5년 이상은 한국이 앞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OSAT 기업은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19% 정도이고 한국은 3% 정도입니다. 중국은 JCET와 같은 전 세계 3위 기업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는 20권 내의 기업들이 몇 개 있을 뿐입니다. 아울러 앰코테크놀로지라는 기업은 전 세계 2위 기업이지만 한국 기업이 아닌 미국 기업입니다(대표가 한국계 사람임).
Q.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는 게 무엇이고, 현재는 어느단계인가요?
슈퍼사이클은 원자재 등 상품가격이 10-20년간 장기간 상승하는 추세를 이르는 말입니다. 즉 수요가 폭발하고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치솟는 현상입니다. 어느 순간 반도체에도 이런 말을 적용하기 시작하였는 데 반도체 슈퍼사이클 역시 장기간 호황을 말합니다.
참고로 메모리반도체는 경기에 따라 가격변동이 심하고 지금은 수요가 폭발하고 있기에 대체로 가격이 오르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시스템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가격의 변동이 그리 심하지 않은 편입니다. 즉 비교적 안정적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한편 지금은 슈퍼사이클이 온 단계라고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활성화로 오히려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예> 서버와 PC수요 증가). 또한 4차 산업으로의 점차적 진입에 따라 자율자동차, IoT, 데이터센터, 각종 스마트산업 등의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호황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Q. 삼성전자의 막대한 현금보유로 인해 추후 M&A에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가 M&A할만한 기업은 어느 기업이 있을까요? 가장 큰 시너지를 낼것으로 보는 기업이 있으시다면요?
유럽의 NXP 반도체를 들 수 있습니다. 이 회사는 차량용 마이크로 콘트롤러 유닛 (MCU)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AP)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차량용 반도체 2위 입니다. 삼성이 NXP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확장과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이재용 부회장이 출소하게 됨에 따라 M&A의 계획도 구체적으로 가시화 될 듯 보입니다. NXP 반도체는 예전부터 삼성에서 관심을 두고 있는 기업입니다. 몇 년전에 삼성이 전장부품기업인 하만을 인수하게 되었기 때문에 자동차용 반도체를 만들고 있는 NXP를 인수하게 된다면 시너지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은 수요가 폭발해 물건이 없어서 못팔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인수하는 데 있어 문제는 자동차용 반도체 기업들의 몸값이 최근 엄청난 수요에 힘입어 매우 높아졌다는 점이 있습니다. 즉 삼성이 한 기업에 엄청난 금액을 지불하게 된다면 다른 데는 투자할 수 없기에 아무래도 큰 부담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M&A를 할 경우 각 국가에서 승인을 받아야 하는 데 삼성에 대한 견제가 심한만큼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Q.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에 가석방되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존재여부가 삼성 전자에 정말 큰 영향을 미칠까요?
예, 미칠 수 있다고 봅니다. 일단 반도체 사업은 적기의 투자가 중요합니다. 미래에 대한 투자결단을 빠르게 내리지 않으면 시기를 놓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전문경영인들은 마음대로 투자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잘못된 결정일 때 자신이 책임을 져야하지만 그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처음 반도체 사업을 하기로 결정을 내린 사람은 전문경영인이 아닌 오너인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입니다. 잘못되어도 자신들의 사업이기에 책임을 지면 끝입니다. 만약 그들이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면 지금의 삼성반도체 사업은 없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하지만 전문경영인이면 그런 결정을 함부로 내릴 수 없습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의 출소에 따라 미국의 파운드리 투자지역과 M&A 등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Q. 앞으로 삼성전자에 위기가 온다면 어디에서 비롯될까요?
제 생각은 과거처럼 패스트팔로어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모든 사업이 패스트팔로어 전략이었습니다. 즉 다른 기업들이 먼저 시작한 사업을 나중에 모방하여 빠르게 쫒아가는 전략입니다. 이제는 삼성이 대부분의 사업에서 1위로 올라서 있기 때문에 이런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퍼스트무퍼의 전략으로 가야만 앞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의 문화부터 보다 개방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봅니다. 새로운 일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조직의 분위기를 만들고 만약 실패하더라도 이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고 다시 도전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와 같은 조직문화를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면 위기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올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물론 그런 노력은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얼마나 제대로 할 수 있는 지는 의문입니다).
Q. 끝으로 구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반도체 산업은 한국경제의 2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중요한 산업입니다. 앞으로 우리 나라의 경제가 더 좋아지기 위해서는 반도체 산업이 다른 어떤 산업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4차 산업에서 반도체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떻게 보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보유한 국가가 미래를 주도해 나아갈 것입니다. 이는 지금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서 반도체 산업이 중심에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누구라도 반도체 산업의 기초지식을 어느 정도 알고 관심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방송을 통해 반도체 비즈니스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시청자분들이 알게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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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문가 입장에서)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에 투자하고 싶은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