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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자본가 Nov 08. 2017

내가 겪은 경험이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가 되기를...

이 계약서를 너에게 바친다



오랜만에 자전적인 글을 써본다.


2017년 11월 8일은 내 인생에서 조금 특별한 날로 기록될 테니까.







꿈을 꾼다는 것



대학교를 졸업했다. SKY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취업난 취업난 하지만,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도전하면 그래도 괜찮은 회사에 들어가서 나쁘지 않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그런 학교.

친구들은 고시도 해보고, 자격증 시험도 보면서 하나둘 자기길을 나아가고...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으로 취업을 해나갔다.



꿈을 꾼다는 건 자유롭다.

돈을 많이 벌거나, 고시합격을 하거나, 창업을 하거나, 대기업에 취업하거나..

꿈은 크게 꿀수록 좋다고 배웠다.

꿈을 꾸고, 꿈을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참 좋다.

그 자체로도 큰 행복감을 가져다준다.

마치 그것이 이루어진것마냥 행복한 감정이 들게한다. 

꿈을 이뤄낸 나의 모습이 진짜 내모습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나 역시 그랬다. 처음엔 고시를 보려고 하였고, 전문직 자격증을 따볼까 생각도 해보았다. 20대 초반의 나는 남들이 좋다는 길이 나에게도 당연히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의심하지 않았다. 그것들은 무조건 되면 좋은 것이고, 해내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해내지 못하면 무조건 좋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나는 장자를 만났다. 그는 굉장히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 사람이었다. 아내가 죽었는데도 울기는 커녕 악기를 켜고 노래를 불렀다. 그것을 본 혜자라는 사람이 장자에게 아내가 죽었는데 너무하지 않냐고 묻자 장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렇지 않네" 


그 사람이 태어나기 이전을 살펴보니 본래 삶이란게 없었네 삶이 없었을 뿐 아니라 본래는 형체도 없었던 것이지. 형체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기조차도  없었던 것이네. 그저 흐릿하고 어두운 속에 섞여 있다가 그것이 변하여 기가 되고, 기가 변화하여 형체가 되고, 형체가 변화하여 삶이 되었지. 이제 그것이 변화하여 죽음이 된 것이네.


이것은 마치 사계절이 운행하는 것과 같은 변화였던 것이네. 아내는 지금 천지라는 커다란 방에 편안히 잠들어 누워있네. 그런데 내가 울고 불고 한다면 천명을 모르는 짓이라 생각되기에 노래를 불렀던 것이라네. 







장자의 철학을 익히면서 나는 자유로운 사고를 가지게 되었다. 삶을 살아가면서 꼭 좋게 보이는 일이 반드시 좋은 일이 아닐수도 있고, 나쁘게만 느껴지는 일이 꼭 나쁜일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보다 자유로운 생각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 어떤 일이라도 되는 게 좋은지, 되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 되는 것이 내게 이롭다면 일이 그렇게 될수 있게 해주고, 되지 못하는 것이 내게 이롭다면 일이 되지 않도록 해달라" 



얼핏보면 진인사 대천명의 자세인것 같기도하지만, 내가 정말 그 정도의 노력을 늘 해왔는지는 모르기때문에 대천명 정도라고 표현하겠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사람의 앞날은 아무도 알 수 없다. 내가 취업한 이 기업을 가는게 내 인생을 놓고 보았을때 좋은 일인지, 내가 어떤 자격증을 취득해서 그 삶을 살아가는게 과연 좋은일이지.. 또는 내가 이 기업의 면접에서 떨어진 일이 정말 나쁜 일인지, 자격증 취득에 실패한 일이 정말 무조건 나쁜일인지.. 삶 전체로 놓고본다면 그 누구도 쉽게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할 수 없게 된다.


어찌되었든 어떤 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면 사람은 실망하고, 좌절하며, 절망에 빠지기 쉽다. 눈앞의 실패는 그래서 삶에 시련을 준다. 그런 관점에서 나의 20대는 시련 밖에 없었다.


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잘한 것은 3가지 정도라고 생각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책을 많이 읽은 것이다. 3년동안 최다독자상을 받아왔는데 매년 2,3등은 늘 바뀌었지만 1등은 늘 나였다. 나에게 책을 읽는 건 기쁨이고 행복이었다. (4년동안이 아니고 3년동안인 이유는 1학년땐 이 상 자체가 없었다.)



어찌되었든 이 책 저 책을 읽다보니 생각도 많이하게되고, 보이지 않던 것들도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20년동안 대학이 전부인줄 알았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세상의 시선이 아닌 나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아마 대학이 전부인줄 알았던 세계에 여전히 살고있었더라면, 아마 지금은 내가 다니고 있었을지 모르는 그 회사가 전부인 줄 알고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알은 하나의 세계라고 이야기한 데미안의 구절처럼, 나는 그 세계를 깨부수고 조금 더 넓은 세계로 나올 수 있었다. 알을 깨고 나와 세계를 바라보니 취업이 꼭 정답은 아닐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취업말고 다른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되었다.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을 말이다.



그때부터 방황을 하기 시작했는데 정말 내가 뭘해야 할지를 몰랐다. 그냥 취업 하기는 싫다 였다.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이라면, 내가 살고 싶은 삶, 옳다고 생각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정답인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상태로 졸업을 하게 되었다. 남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라는 곳에서 새출발을 할때 나는 출발할수가 없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중학교로, 중학교를 졸업하면 고등학교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교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던 끝과 출발이 처음으로 단절되었다. 끝은 났는데 새로운 출발은 없었다. 



남들은 학교라는 둥지를 떠나 기업이라는 둥지로 모두들 날아가는데 나는 날아 갈 수 없었다. 주변 사람들은 하나 둘 자신의 새 둥지를 찾아 날개짓을 하는데 나는 날개짓을 할수가 없었다. 갈 곳이 없었으니까. 어딘가로 갈 곳이 없다는 건 그 자체로도 참 힘이 들고 두렵고 무섭다.



내 생각은 오직 이것 뿐이었다. 



" 취업은 나의 길이 아닌 것 같다. 이제 뭐하지? "




책을 많이 읽다보니, 책에서 말하는 건 대충 이런거였다. 


-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라

- 내가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을 해라



내가 좋아하는 건 책읽기.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건 책읽기.



하지만 책 읽기 만으로는 돈을 벌 수 없었다. 직업이 될수 없었다.

그래서 작가가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작가가 되면 책을 많이 읽으면서, 내 책을 쓰면서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했다.



책을 많이 읽다보면 이런 책 저런 책을 만나게 되는데, 

이런 책 저런 책을 읽다보면 나도 저정도는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라든지,

이런 책도 출판이 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근거 없는 자신감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그때쯤이었던 것 같다. 나도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건 말이다.












꿈을 지킨다는 것



꿈을 꾼다는 건 자유다. 누구나 꿈꿀 수 있고, 누구에게나 응원받고 환영받는다.

하지만 꿈을 지킨다는 건 조금 다르다.



꿈을 지키는건 고난이다. 누구나 지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구에게나 응원받을수도 없고 환영받지 못한다. 

처음에는 주위에서도 응원을 한다. 그러나 한번 두번 실패하다보면 슬슬 이런저런 얘기를 하기 시작한다. 



이제 그만 하지 그래.

현실을 제대로 봐야지 꿈만 꿔서 되나.

아직 늦지 않았어. 지금이라도 다른 걸 해보는게 어때.




처음엔 응원한다던 그들도, 한번 두번 해서 안되는 것 같으면 그 꿈을 포기하고 다른 꿈을 꾸라고 이야기한다. 계속되는 실패속에 제일 힘든 건 본인인데, 주변에서조차 포기를 권한다. 그래서 대부분은 그렇게 꿈을 포기하고 다시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래서 꿈을 지키는건 고난이다. 꿈을 꾸는 것처럼 아무나 할 수가 없다. 어떤 이유이든, 어떤 상황이든 꿈을 지켜내지 못하면 그 꿈은 이룰수 없게 된다. 그 꿈은 그렇게 이룰수 없는 꿈이 되고 만다.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충만하던 시기에 나는 내가 평소 생각했던 책의 원고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이정도의 원고라면, 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수십군데에 원고를 보냈지만, 어느 출판사에서도 출판하자는 답신을 받지 못했다.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훨씬 더 높았다. 현실의 벽 앞에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



내 글이 출판되지 않으니, 내가 내 글을 직접 알릴 수 밖에 없었다. 블로그와 브런치에 본격적으로 내 원고들을 올리기로 했다. 애써 쓴 글들이 내 하드 속에서 잠자는게 아까웠다. (아래 링크는 당시에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첫번째로 쓴 글이다.)


https://brunch.co.kr/@thecapitalist/1





브런치를 처음 시작했을땐 구독자수도 없었다. 당시 100명만 되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었는데, 다음 메인화면에 소개되고, 카카오톡에 글이 몇개 소개되면서 지금은 1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나의 브런치 글을 구독하고 있다. 브런치나 블로그에 글을 쓴다는건 돈이 되진 않지만, 사람들에게 내 글을 보여줄 순 있었다. 사람들이 눌러주는 공감 하나, 스크랩 하나는 내게 응원 하나하나 였다.



댓글 하나, 스크랩 하나, 공감 하나에 응원도 받고, 감동도 받으면서 글을 계속 쓸 수 있었다. 댓글 하나, 스크랩 하나, 공감 하나를 해준 사람들은 내 꿈을 지켜주는 소중한 파수꾼이 되어주었다.



그렇게 나는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서 앞으로 걸어나갈 수 있었다. 아마 이들이 없었다면 지금쯤 그 터널속에서 주저앉아 있거나, 그 터널에서 중도에 포기했을 것이다. 










꿈을 이룬다는 것




글이 굉장히 길어졌다. 이정도 길이의 글을 쓸 생각은 없었는데.. 쓰다보니 길어진 것 같다. 앞의 글들은 모두 이제부터의 이야기를 하려고 쓴 것인데... 너무나 길어졌다.


꿈을 이룬다는건 꿈을 지켜낸 후에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2017년 11월 8일. 끝이 없는 줄 알았던 터널의 출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주 희미하긴 한데 저 끝 에서 희미한 불빛이 보이는 것 같다.


오늘 나는 출판계약을 했다. 원고를 완성하면 나의 책이 출판될 것 같다. 원고완성이라는 힘든 시간을 보내야겠지만, 터널 끝에서 희미한 불빛을 발견한 기분이다.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책을 쓴다고 삶이 완전히 달라진다는게 아니라는 것은 안다. 지금의 나에겐 이렇게 출판계약을 했다는것 자체가 감개무량하다. 책이 완전히 출판 된 것은 아니기에 꿈이 이뤄졌다고 말할수 없지만, 분명 꿈에 한발짝 더 앞으로 나아간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이건 성장했다는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책이 완성되지 못할수도 있다. 중간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또 책이 출간 되는 것이 결국 나에게 이로운 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저 나에게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일을 노력할 수 있을 뿐이다.

오늘의 이 감정을 기록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남긴다. 


꿈을 꾼다, 지킨다, 이룬다.


이룬다의 단계에 막 도달하려는 나에게 조금만 더 힘을 내자는 말을 하고 싶다. 



그리고 나와 같은 꿈을 꾸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나의 이 글이 그에게 힘과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겪은 나의 경험과 과정이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를 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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