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신을 최대한 숨긴다
그는 본인의 매력이 뭐냐고 나에게 물었다. 그의 매력은 신비로움이었다. 파헤치고 싶을 정도로 그는 비밀이 많았다. 질문을 하면 대부분 애매하게 말했고, 대답하기 싫으면 화제를 돌렸다. 그러면서 나에게는 솔직하게 말할 것을 요구했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라고 말하라고 했다. 남자이면서 여자보다 남자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여줘서 여자들로 하여금 쟤 뭐지? 라는 호기심을 갖게 했다. 어떤 때는 날 좋아하나 싶을 정도로 내 건강을 걱정해주다가도, 어떤 때는 내가 고맙다는 표현을 해도 ㅋㅋㅋ 하면서 무관심하다는 듯 웃어 넘겼다. 그의 반응은 예측할 수 없었다. 모호하게 답을 했고 항상 해석의 여지를 두었다. 나는 그 의미를 해석하느라 항상 신경이 쓰였다.
상대방을 최대한 파악한다
반면 그는 관찰력이 뛰어났다. 자신은 드러내지 않으면서 주위 사람들의 표정, 옷, 행동 하나하나 면밀히 주시했다. 그의 눈이 하트 모양이 되어 빤히 날 쳐다보고 웃었다. / 왜 웃어요? / 속눈썹이 정말 길어서 그냥 보고 있었어요 / 했다. 본인 취미는 카페에 가서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람들을 보면서 저 사람은 어떤 일을 할까 어떤 성격일까 추측한다고 했다. 특히 공항이 재밌다고 했다. 여행을 왔을까, 가족을 방문한 것일까, 출장일까 맞춰본다고 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알아채고 어느 주식이 오르겠구나 내리겠구나 예상하고 주식도 매매했다. 특히 사람의 약점을 잘 알아냈다. 누구에게나 결핍이 있다. 그는 그런 불안하고 불행하고 불안정한 모습을 파고들어가 상대방이 움직이게 하는 그 버튼을 찾았다.
상대방에게 이익을 주거나 주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리고 그 버튼을 눌렀다. 나를 만나면 너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 나는 너의 좋은 친구야. 나는 너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건강해질 수 있어,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볼 수 있어, 즐겁게 살 수 있어 라고 했다. 나는 아마추어처럼 내가 줄 생각은 못하고 받을 생각만 했다. 작가가 소개한 법칙들과 반대로 내 생각과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솔직하게 다 말했고, 표정관리하지 못하고 적나라하게 다 내비쳤다. 게다가 상대방이 언어와 비언어로 보내는 신호들을 많이 놓쳤다. 자의식이 강해 내가 어떻게 상대방에게 비춰질까만 걱정했다. 내가 상대방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몰랐다. 날 만나면 이런 게 좋아 라고 설득해야 했는데 과연 날 만나면 좋은 게 있을까? 나 자신조차 의심하며 설득하지 못했다.
상대방에게 더 집중하자. 나를 더 내려놓을수록 내 권력은 더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