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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멜레온 Oct 14. 2020

서평. 모두 거짓말을 한다,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남자의 말을 믿지 말고 행동을 믿어라"는 것은 연애할 때 내 철칙이다.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인 경우도, 연애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선의든 악의든 사람들은 상대방을 바로 앞에 두고도 거짓말을 한다. 통화할 때, 메시지를 보낼 때, 소셜미디어에 사진과 글을 올릴 때는 진실을 말할까? 빅데이터 분석가인 작가는 구글 검색 기록을 분석해 사람의 마음, 아니 인간 군상 실태를 폭로한다. 익명의 공간에서 사람들이 검색어로 무엇을 썼고, 무엇을 클릭했느냐를 분석했다. 몇 가지 내용은 예상과 달랐다.


1 구글 검색 기록 분석에 따르면 남자 동성애자의 비율은 약 5%이다. 생각보다 많은 숫자인데 20명이 모이면 그 중 한 명은 남자 동성애자라는 것이다. (여자 동성애자 경우 자료가 부족해 결론내리기 어렵다고 한다)


2 기존 뉴스 미디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지 않을 것이라며 오판했지만 구글 검색 기록은 미국에서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을 반영했고 이에 따라 트럼프 당선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3 남성은 성관계 지속 시간을 “오래 지속하는” 방법을 검색하는 반면, 여성은 시간을 “빨리 끝내는 방법”을 검색하는 빈도수가 높다. 남녀 모두 자신의 성기관 특징에 대해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 부모는 자식에 대해 “내 아들이 똑똑한가?”에 대해 검색하는 빈도가 딸인 경우보다 많았으며, “내 딸이 비만인가?”라고 찾는 경우는 아들인 경우보다 많았다. 여전히 아들에 대해 능력을, 딸에게는 외모를 신경쓴다.


5 인터넷에서 자신과 유사한 의견을 가진 사람이나 뉴스를 접하기 때문에 정치적 의견이 극단화되는 현상이 증가할 것(반향실 효과)이라는 예상과 달리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자신의 것과 다른 더 다양한 의견을 접하며, 현실에서는 더 끼리끼리 - 가족, 친구, 동료 등 - 어울린다.


6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신문기사 경우, 사람들은 가십지보다 정통지에  ‘좋아요'를 누하는 반면, 실제 발행부수는 비슷하다. 다시 말해, 소셜미디에서는 자신을 교양있는 모습으로 내보인다.


7 소셜미디어에서는 완벽하고, 훌륭하고, 멋진 배우자, 애인에 대해 업로드하지만, 구글에는 배우자/애인이 나와 성관계를 하지 않는 이유, 배우자/애인이 변태가 아닌지 확인하는 방법,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낙태하는 방법을 검색한다.


구글 검색 엔진이 발달한 이후 더 이상 “내가 해봐서 아는데" 혹은 “내 친구 중에"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그래봤자 확률상 1 / 7,700,000,000 (77억 세계 인구), 즉 단 하나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평균적으로" 라는 단어도 주의있게 사용해야겠다.


마냥 밝고 행복해 보이는 소셜미디어 기록과 그와 반대로 어둡고 차별적인 구글 검색 기록을 보면서 담담해졌다. 인간에 대해 희망적이거나, 절망적이지도 않고, 인간 세계는 이렇구나 받아들이게 된다. 작은 변화가 있다면 이제 타인의 소셜미디어를 보면서 조금 덜 부러워하게 됐고, 내가 구글 검색할 때 기존에 쌓인 자료를 보면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구나 조금 덜 걱정하게 됐다. 


실제 자살하는 사람은 자살하기 전에 자살하는 방법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사람은 구매하기 전에 구매품에 대해 검색한다. 결국 빅데이터는 도구다. 자살을 예방하는데 쓸지, 소비자로부터 최대 이윤을 뽑기 위해 사용할지는 우리에게 달렸다. 도구를 잘 사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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