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에서 만났던 (아마 모로코) 남자에게 쓰는 편지 혹은 그를 생각하며 쓴 일기장 같은 불친절한 에세이이다. 독자는 알 수 없는 2인칭 ‘너’가 반복적으로 나와 읽는 내내 불편했다. 그 남자에게 바치는 책이라고 할지라도 대중을 위해 출판하고 싶었다면 ‘너’에 대해 묘사라도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책 제목처럼 작가는 이유를 말하고 싶지 않아한다. 마라케시, 아이트벤하두, 메르주가, 페스, 카사블랑카 등 잘 알려진 모로코 도시보다 일정이 여유로워야 여행객들이 방문하는 항구 도시 에사우이라가 자주 언급된다. 그 사람 때문이다.
“사람의 역할: 옆에 있는 사람이 기억을 바꾸고 결국에는 장소를 바꾼다. 단 한 사람으로 인해서 우리의 악몽 같던 순간이 감히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찬란의 기억으로 바뀌기도 한다. 그리고 그 사람으로 인해 각자의 유토피아는 새롭게 형성되고 가꾸어진다.”
그 사람과 함께라면 아무것도 아닌 장소가 모든것이 있는 장소가 될 수 있다. 맛집이든 여행지든 갔던 곳은 다시 가지 않는 경향인데, 그 사람과 갔기 때문에 별로였다고 생각했던 장소가 또다른 사람과 다시 가면 특별했다고 추억할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