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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멜레온 Jul 01. 2020

서평. 내 안의 유인원, 프란스 드 발


N번방 같은 뉴스를 보면서 인간이 어떻게 저렇게 악할 수 있나 생각하는 반면, 코로나 19가 덮친 대구 경북 지역에 자발적으로 진료하러 가는 의료진을 보면서 인간이 어떻게 저렇게 선할 수 있나 생각한다. 영장류는 약 700만년 전 인간과 침팬지/보노보로 분화되었다. 기존 주류 연구는 권력, 위계 질서를 추구하며 폭력성을 보이는 침팬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인간 본성 역시 그와 유사하다는 데 초점이 있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친절하고, 평화를 추구하며, 섹스가 활발한 보노보 연구에 주의를 환기시키며 이타심 역시 인간 본성이라고 반박한다. 결론은  단순히 인간에게 ‘있는’ 본성에서 더 나아간다. 인간은 침팬지/보노보보다 무엇이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난 동시에 타인에 대한 ‘공감할 수 있는’ 능력도 월등하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고서부터 현대서까지 공통된 결론인 인간의 ‘자유의지'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암컷-수컷끼리는 물론 암컷-암컷, 수컷-수컷끼리 섹스를 하며 긴장 상태를 완화하는 보노보의 생활 방식을 인간 사회에 적용하기는 힘들 것이다. 수컷/남자의 본능이 정자를 많이 남기는 것이기 때문에 일부다처제를 이해해야 한다면, 암컷/여성의 본능이 자신의 자식이 아닌 경우 수컷/남자가 저지르는 영아 살해를 막기 위해 정자 주인을 알 수 없게 하기 위한 일처다부제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일처제가 유지되는 이상, 폭력적이거나 평화적인 본능에 호소할 필요는 없다. 인간도 ‘동물이다’ 혹은 인간의 ‘본성이다'는 표현은 동물도 본성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비도덕적인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한 자의적인 변명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인간이 먹이, 짝짓기 대상 등 유한한 자원의 환경을 어떻게 설정하고 개선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무엇보다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철학과 교육이 필요하다. 인간이 이기적일 수는 있지만 살해는 저지르지 않을 수 있도록, 인간이 이타적일 수 있지만 난교를 저지르지 않을 수 있도록 법과 도덕과 함께 ‘자유 의지'를 잘 작동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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