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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멜레온 Jul 01. 2020

서평.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내 유전자가 이기적이라서 그랬다. 빅뱅이 있은 이후로 약 백억년을 생존한 내 유전자에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도 앞으로 생존할 수 있을까, 안되면 밈이라도?


빅뱅 이후 원자가 생겼다. 원자가 모여 분자를 구성했다. 이 중 자기복제를 할 수 있는 돌연변이가 생겼고,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단백질 외피를 형성했다. 세포의 탄생이다. 세포들이 모여 다양한 개체가 생겼다. 진화를 거듭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한 생물체만 살아남았다. 스스로 보호하지 못한 생물체는 도태됐다. 목 짧은 기린은 죽고 목이 긴 기린만 살아남은 다윈의 자연선택설이다. 결국 생존한 것은 생물 종일까 개체일까? 저자에 따르면 생존해 남은 것은 유전자다. 인간은 선택된 유전자의 조합(유전자 풀)이자, 유전자를 전달하는 생존 기계다.


사람은 이기적인 유전자의 운반체일 뿐이지만 협력하고 집단을 이룬다. 같은 종 내에서 무한 경쟁을 하지 않는다. 진화적 관점에서 생존하기 위한 안정된 전략이기 때문이다. 특히 혈연관계 중 동일한 유전자를 많이 가진 개체와 협력한다. 지구 반대편 사람을 돕기는 커녕 관심조차 없는 반면, 내 유전자의 1/8을 가진 사촌이 신경쓰이고, 내 유전자의 1/2을 가진 자식을 챙기는 이유다. 내 유전자를 가진 자식이 소중하긴 하지만 너무 많이 낳을 수는 없다. 개체 본인의 존속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과거만큼 현재 결혼하지 않는 현상, 아이를 낳지 않는 현상이 이 때문일까? 인간은 다른 개체보다 뇌가 고도로 발달했다. 유전자를 남기지 못한다면 동물과 달리 사람은 밈, 즉 정신적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 지식, 사상, 건축, 음악, 예술, 문화가 유전자만큼 중요한 인류의 유산이 될 수 있다.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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