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다른 사람, 강화길

by 카멜레온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기술 발달에 많은 이들이 관심 갖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술에게 자신의 밥그릇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저소득자에 대해 고소득자가 공감력이 낮은 이유는 자신들이 저소득자가 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남성이 여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이 여성이 아니기 때문이며 절대 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성폭력 사건이 당신들의 어머니, 누나, 동생, 딸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상상조차 못하며 선을 긋는다. 하지만 여성인 나는 직시해야 한다: 나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혹시 내가 가해자는 아니었을까


“싫어요” “아니오”라고 분명히 말해야겠다. 피해자가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면 성폭력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한국 사회에서 거절이란 어디 쉬운 일인가. 회사에서 하급자가 상급자의 지시를 거절할 수 없는 이유와 남녀관계에서 여성이 남자의 노골적 협박 또는 암묵적 제안을 거절할 수 없는 이유의 본질은 동일하다: 권력의 차이 때문이다. 권력은 상대적이라 상대방에 따라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만큼 가해자도 될 수 있다. 책의 주인공은 현재 성폭력의 피해자이지만 과거에는 자신보다 권력이 없는 여성을 무시하고, 차별하고, 비하하고, 결국 그들이 성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데 기여한 간접적인 가해자이기도 하다. 여성들이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고, 남성이 여성에게 신체, 언어로 폭력을 가해도 여성은 분위기가 어색해질까봐, 남성의 자존심이 긁힐까봐 배려하며 예의있게 반응해야 하는 한국 사회다. 이런 사회가 지속되는 이유는 나 역시 내 생각을 똑바로 말하지 못해 이러한 침묵에 암묵적 동조를 했기 때문이다. 나 또한 가해자였던 것이다. 이제부터 말을 해야겠다. “다른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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