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시리즈는 일반적으로 개인의 일상이라는 반경을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번 시리즈는 사회적 문제의식까지 확장돼서 좋았다. 옷을 TPO에 맞춰입는 편이라 지난 연말파티에서 재미로 마련한 베스트 드레서상 - “치렁치렁상” - 도 받았다. 작은 모임에서 웃음을 위해 마련한 작은 행사였지만 쓸 일이 거의 없는 악세사리들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평소에는 손목시계만 - 화려해서 악세사리같긴 하지만 - 쓰기 때문에 나머지 악세사리들을 다 없애버리고 싶은 마음도 있다. 이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은 우연찮게 후드티를 입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옷이라 입고 외출한 적이 있는데 친구가 말했다.
- 분위기 있는 곳에 왔는데 옷이 좀 캐주얼하네.
- 너무 차려입으면 마치 이런 데 처음 온 사람 티나. 이쁘지 않아?
- 회색 후드티잖아.
- 가운데 빨간색 하트가 있잖아.
- 그래봤자 회색 후드티야. 복장에 따라 사람들의 대우가 다르다니까?
주눅이 든 나는 이 옷을 이제 외출복이 아닌 실내복으로 입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옷을 포함해 외모에 대한 품평이 많은 이유는 패션 사업이 발전해서일까 아니면 알맹이와 자신감이 없어서 허세와 겉치레,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일까. 옷과 차, 집으로 사람의 가치를 매기는 천박한 자본주의의 추한 얼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