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도시를 찍고 다니는 해외여행을 웬만큼 해보면 한 도시에 오래 머무는 그 다음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책도 마찬가지다. 여러 작가의 책을 읽다보면 유난히 끌리는 한 작가와 만나기 마련이다. 책을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나에게는 그런 작가가 없다. 작가마다 대표작만 읽었을 뿐이다. 반면 이 작가는 하루키를 좋아해서 하루키 책 13권을 한 장씩 13개의 장으로 썼다. 하루키의 책들은 아주 오래 전에 읽었는데 참신한 비유와 묘사가 기억에 남는다. 쿨하고 시크한 주인공들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일본 소설들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전반적으로 고독하고 외롭고 소통이 단절됐던 기억이다. 읽다보니 하루키를 읽은 작가보다 이런 팬을 가진, 자기만의 문체를 가진 하루키가 부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