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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멜레온 Jul 14. 2022

[사십팔 필라테스] 28. 팔뚝 및 라포르

팔뚝


필라테스 수강 기간이 절반쯤 지난 지금, 한 강사의 수업만 듣고 있다. 그 동안 여러 강사들을 경험했고, 그 중에 가장 잘 가르치는 강사를 선택했다. 운동 강도도 적당히 세고, 자세 및 유의사항에 대한 설명도 잘해준다. 운동 강도가 약하면 돈 내고 운동하는 의미가 적으며, 자세 및 유의사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보고 따라하는 데 한계가 있고, 올바르지 않은 자세로 운동하게 되어 운동 효과가 적고 오히려 부상당할 수도 있다. 내가 반복하는 실수는 1) 코어에 힘을 주지 않아 허리가 꺾이고 2) 몸이 긴장해서 목이 올라가고  3) 손목에 지나친 힘을 준다. 모두 코어가 강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필라테스는 주로 코어 운동을 하는데 이번에는 팔뚝 운동이 많았다. 팔이 얇다고 좋은 게 아니다. 할머니께서는 한쪽팔을 쓰지 못하시다 점점 악화되어 돌아가셨다. 리포머 끈을 천천히 당기자 이두근, 삼두근이 부들부들했다. 아령을 사야겠다 라고 결심했지만 절대 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라포르


한 강사의 수업만 듣다보니 질문할 여유가 생겼다. 허리디스크가 의심이 될 정도로 허리 통증이 심해 예방하기 위한 스트레칭 자세를 질문했다. 시간을 많이 보내는 회사에서, 예컨대 빈 회의실에서 도구 필요 없이 맨몸으로 할 수 있는 허리 운동 방법을 질문했다. 강사는 알아보겠다고 대답하고 일주일 후에 자세 3개를 알려줬다. 1) 목, 2) 옆구리, 3) 허리 스트레칭 자세다. 1) 서거나 앉은 자세에서 목 뒤에 오른손을 대고 대각선 아래로 내린다. 왼팔은 몸 옆에 쭉 뻗는다. 손이 뒤로 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목과 손끝이 찌릿찌릿할 정도로 쭉 뻗는다. 반대 방향도 한다. 2) 선 자세에서 양 손을 하늘 위로 올리거나 양 팔꿈치를 서로 잡는다. 허리는 곧게 펴고 상체만 오른쪽으로 내린다. 옆구리 당김을 느끼며 척추기립근을 강화한다. 반대 방향도 한다. 3) 서거나 앉은 자세에서 어깨 부분은 오른쪽으로, 배 부분은 왼쪽으로 비튼다. 척추를 빨래 짜듯이 뒤튼다. 사실 3개 모두 대단한 자세는 아니다. 하지만 사교성이 뛰어나지 않은 나와 강사 사이에 질의응답할만한 라포르(rapport)가 형성되었다는 것, 수업시간에 강사가 다른 수강생들보다 내 자세 교정에 조금 더 신경써준다는 것이 감사하다. 어쩌면 필라테스를 포함한 모든 운동에서 인간관계 형성이 필요한 듯하다. 학교, 회사, 어떤 모임에서도 모임의 목적인 "일" 외에 인간관계 형성에 무관심했다. 오히려 싫어했다. 일 외 대화는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에서든 삶에서든, 사람, 관계가 없다면 무슨 즐거움이 있을까. 갑자기 변하지는 않겠지만 관계에 조금 더 신경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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