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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멜레온 Aug 26. 2022

[사십팔 필라테스] 36.폭식(feat. 뉴진스 MV)

미니볼


리포머 수업에 미니볼이 배치되어 있었다. 오늘은 팔운동 좀 하겠구나, 짐작한다. V자세를 양 팔을 뻗어 미니볼을 잡은채로 진행했다. 상체와 하체를 대각선으로 기울이는 V자세가 코어근육 강화에 좋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할 때마다 긴장된다. 알록달록한 미니볼이 있다고 해서 위안이 되는 건 아니다. 선 채로 미니볼을 허벅지 사이에 끼우고 스쿼트도 했다. 누운 채로 미니볼을 무릎에 끼우고 브릿지 자세도 했다. 엉덩이를 올렸을 때 높이를 유지해야 하는데 어제 먹은 음식이 다 엉덩이로 갔는지 엉덩이가 자꾸 내려갔다. 


폭식


-안녕하세요. 오늘 인바디 재는 날이죠?

강사는 내가 반가운건지 인바디 측정이 신난건지 나를 보자마자 해맑게 웃으며 인사했다. 

-아 혹시 다음 주에 재도 될까요? 지난 주는 폭식해서 인바디가 어려울 것 같아요.

-체중 뿐만 아니라 골격근, 체지방 다 봐야 해요.

강사는 날씬한 몸으로 강의실에서 나와서 인바디가 있는 복도로 날렵하게 향하고 있었다.

-집에 체중계가 있어서 체중을 쟀는데요 진짜 확실하게 늘었어요. 1주일만 주시면 다시 원상복귀해서 인바디 잴께요.

나는 복도 벽을 붙잡고 거의 애원하다시피 말했다.

-아 오늘 재야 하는데. 진짜 다음 주는 재는거예요?

-네 꼭 잴게요. 지난 주 외식이 몇 번 있었는데 제가 얼마나 많이 먹는지 가늠할 수가 없는거예요. 한 테이블에 여러 메뉴가 나오니까 혼자 먹을 때와 달리 제가 얼마나 먹는지 가늠이 안되는거예요. 1인분을 먹었는지 3인분을 먹었는지 모르겠어요.

-외식할 때도 내가 얼마나 먹고 있는지 의식하면서 드셔야 해요.

-맞아요. 근데 잘 안돼요. 그리고 어차피 친구들이랑 1/n 비용 내는건데 덜 먹는다고 덜 내는 것도 아니라 덜 먹으면 왠지 억울한 기분이 들어요.

-샐러드 같은 걸 시켜서 샐러드 위주로 드세요. 친구들한테 체중조절하고 있다고 말하면 협조해줄 수도 있어요. 체중 변화를 봐야 하는데 너무 간곡하게 말씀하시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하하하.

강사에게 체중이 늘어난 것을 보였다면 정말 창피할 뻔했다. 인바디를 잰다고 약속했지 체중감량을 약속한 것은 아니지만 식단 조절과 폭식에 대해 조언을 들어서인지 체중감량을 꼭 하고 싶었다. 일주일 남았으니 잘해보자. D-7! 


그냥 '뉴진스' 노래가 좋아서 링크를 건다.


https://www.youtube.com/watch?v=Rrf8uQFv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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